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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민주주의 순위, 167개국 중 165위…권위주의 정권”


지난해 2월 북한 군 창건 75주년을 맞아 평양 만수대 언덕의 김일성, 김정일 부자 동상에 참배하는 주민들.
지난해 2월 북한 군 창건 75주년을 맞아 평양 만수대 언덕의 김일성, 김정일 부자 동상에 참배하는 주민들.

북한이 전 세계 167개국을 대상으로 실시된 민주주의 수준 평가에서 3년 연속 최하위권인 165위에 머물렀습니다. 미얀마, 아프가니스탄 등과 함께 ‘권위주의 정권이 민주주의를 저해하고 있는 나라’로 평가됐습니다. 조상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 산하 경쟁력 분석기관인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EIU)’이 16일 발표한 ‘2023 민주주의 지수’에서 북한은 올해도 전 세계 최하위권을 벗어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북한은 이번 조사에서 10점 만점에 1.08점을 받아 167개국 중 165위에 그치면서 3년 연속 같은 순위를 기록했습니다.

이번 평가에서 북한보다 낮은 순위를 기록한 나라는 군사 쿠테타 이후 압제와 내전이 계속되고 있는 미얀마와 이슬람 무장단체 탈레반이 집권하면서 민주주의가 아닌 이슬람 율법에 따른 통치가 이어지고 있는 아프가니스탄 등 2개에 불과했습니다.

EIU가 매년 발표하는 이 지수는 선거 과정과 다원주의, 정부 기능, 정치 참여, 정치 문화, 시민 자유 등 5개 부문을 평가해 각국의 민주주의 수준을 점수로 환산합니다.

보고서는 10점 만점에서 8점 이상은 ‘완전한 민주주의’, 6점에서 8점은 ‘미흡한 민주주의’, 4점에서 6점 사이는 ‘혼합형 정권’, 4점 미만은 ‘권위주의 정권’으로 분류하고 있습니다.

북한은 미얀마, 아프가니스탄 등 55개국과 함께 ‘권위주의 정권’으로 분류됐습니다.

보고서는 권위주의 정권이 이들 국가의 민주주의를 저해하고 있다는 지적했습니다.

북한은 세부 항목 평가에서 ‘선거 과정과 다원주의’, ‘국민 자유’ 부문에서 0점을 받아 관련 민주주의 체계가 전혀 작동하지 않는 것으로 평가됐습니다.

또 ‘정부 기능’ 2.5점, ‘정치 참여’ 1.67점, ‘정치 문화’ 1.25점을 기록하는 등 매우 저조한 평가를 받았습니다.

북한은 ‘민주주의 지수’가 처음 발표된 2006년 이후 지금까지 단 한번도 총점 평가에서 1점대를 벗어나지 못했으며, 지난 2008년에는 0점대로 떨어지기도 했습니다.

특히 지난 2006년부터 2021년까지는 16년 연속 세계 최하위를 기록해 최악의 민주주의 수준을 가진 나라로 평가된 바 있습니다.

한편 이번 보고서 제목을 ‘갈등의 시대’로 명명한 EIU는 지난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등 세계 곳곳에서 발생한 분쟁으로 민주주의 세계 평균 지수가 조사가 시작된 2006년 이래 가장 낮은 해로 기록됐다고 지적했습니다.

특히 전 세계 인구의 3분의 1 이상인 39.4%가 권위주의 정권의 통치 아래 살고 있으며, 최근 몇 년 간 계속 증가하는 추세라고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우크라이나 침공 3년째에 접어든 러시아는 이번 지수에서 민주주의 점수 2.21점을 받아 지난해 2.28점 보다 점수가 하락했습니다.

이번 조사에서 노르웨이가 9.81점을 받아 지난해에 이어 가장 높은 순위에 올랐습니다.

이어 뉴질랜드와 아이슬란드, 스웨덴, 핀란드 등이 상위권을 차지했고, 미국은 29위를 기록했습니다.

아시아에서는 타이완이 8.92점으로 10위에 오르며 가장 높은 민주주의 수준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고, 일본이 8.4점으로 16위, 한국은 8.09점으로 지난해보다 순위가 2계단 상승한 22위에 올랐습니다.

VOA 뉴스 조상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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