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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호크’ 북한 영공 근접 비행…‘의도적 항적 노출’ 주목


한국 군의 '글로벌 호크'의 지난 17일 항적. 한반도 군사분계선 일대를 수차례 비행한 흔적을 남겼다. 자료=Heo Taejin X계정 / Flightradar24
한국 군의 '글로벌 호크'의 지난 17일 항적. 한반도 군사분계선 일대를 수차례 비행한 흔적을 남겼다. 자료=Heo Taejin X계정 / Flightradar24

미한 공군의 공중 정찰에 대한 북한의 반발이 거셉니다. 북한 내륙 지역까지 살폈다고 비난했는데요. 실제로 한국의 무인정찰기가 북한 영공에 바짝 다가가는 동선이 잡혀 주목됩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군의 정찰용 무인항공기 ‘글로벌 호크’가 최근남북 군사분계선 일대에서 항적을 노출했습니다.

군용기의 위치 정보를 추적하는 ‘허태진’과 ‘360레이더’ 등의 엑스(X, 옛 트위터) 계정은 글로벌 호크가 지난 16일과 17일 한국 서해와 경기도 북부, 강원도 상공을 선회 비행한 흔적을 공개했습니다.

구체적으로는, 사천 공군기지 일대에서 출현한 글로벌 호크가 군사분계선 인근까지 북상한 뒤 군사분계선과 평행을 이루는 형태로 비행하는 장면을포착했습니다.

당시 글로벌 호크는 동쪽으로는 강원도 속초, 서쪽으로는 서해 앞바다를 선회 지점으로 설정한 뒤 두지점을 수십 차례 날았습니다.

지도상에선 글로벌 호크의 항적이 빨간색 선으로표시돼 남북 군사분계선 바로 아래 두꺼운 빨간색띠가 형성됐습니다.

이들 엑스 계정은 글로벌 호크가 지난 8일과 9일, 12일에도 같은 상공을 비행했다며 17일과 유사한항적이 표시된 지도를 게시했습니다.

일반적으로 글로벌 호크와 같은 무인 정찰기는 항공기 식별표지인 트랜스폰더를 끄고 운항하면서 항적을 감추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런데 한국군은 지난 8일 이후 수차례에 걸쳐 글로벌 호크의 위치 신호를 의도적으로 노출해 민간군용기 추적 계정 등이 위치를 파악할 수 있도록 한 것입니다.

한국 공군이 운용하는 ‘글로벌호크’ 무인정찰기. 사진 = 주한미국대사 트위터 캡처.
한국 공군이 운용하는 ‘글로벌호크’ 무인정찰기. 사진 = 주한미국대사 트위터 캡처.

글로벌 호크(RQ-4)는 미국의 고고도 무인정찰기로, 한국군은 2019년과 2020년 총 4대의 글로벌 호크를 도입해 사천 공군기지 등에서 운용 중입니다.

작전 반경 3천km, 최대 비행시간이 32시간에 달하는 글로벌 호크는 수십 km 상공에서 지상의 30cm 물체를 식별할 수 있는 기능을 갖췄습니다.

북한이 최근 한국의 공중 정찰 작전에 강하게 반발한 것도 글로벌 호크의 최근 움직임과 무관하지 않아 보입니다.

앞서 북한 대외관영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17일 논평을 통해 “상시적인 군사적 충돌 가능성이 존재하는 조선반도에 정탐행위를 버젓이 행하는 것은 우리에 대한 명백한 위협이며 지역 정세를 돌이킬 수 없는 파국적 상황에 몰아넣는 엄중한 도발”이라고 비난했습니다.

또한 최근 미국의 최첨단 정찰기와 한국의 고고도 정찰용 무인항공기 등이 총출동해 북한 지역의 광범위한 정보를 입수하려 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실제로 군사분계선에서 북한 최북단까지의 거리가 약 400km인 점을 감안하면 글로벌 호크는 최근 북한 전역을 속속들이 들여다봤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다만 은밀성이 최대 강점인 글로벌 호크가 굳이 항적을 노출하면서까지 정보 수집에 나서 북한에 대한 경고 목적인지 주목됩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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