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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국가지리정보국 “북한, 청진관리소 계속 운영…수감자 강제노동 동원”


미 국방부 산하 국가지리정보국(NGA)이 공개한 ‘북한 제25호 관리소(정치범수용소)’ 사진. 지난해 11월 22일 촬영했다. (Copyright © 2024 by Maxar)
미 국방부 산하 국가지리정보국(NGA)이 공개한 ‘북한 제25호 관리소(정치범수용소)’ 사진. 지난해 11월 22일 촬영했다. (Copyright © 2024 by Maxar)

북한 정권이 가장 악명 높은 정치범수용소 가운데 한 곳인 청진관리소를 지속적으로 운영하고 있다는 미 정보기관 분석이 나왔습니다. 수감자들은 농장과 공장 등에서 강제노동에 시달리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조상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 국방부 산하 국가지리정보국(NGA)이 ‘북한 정치범수용소 제25호 관리소’에 대한 분석을 공개하고, 북한이 이 시설을 계속 유지하면서 감시 역량을 확충하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정찰위성과 무인비행기를 통해 촬영한 고해상도의 항공 사진과 영상을 분석해 정보를 수집하는 정보기관 중 한 곳인 국가지리정보국은 최근 공개한 보고서에서 “제25호 관리소는 북한 기준으로 볼 때 잘 관리된 최신 시설로 남아 있다”면서 “경계벽과 울타리, 정문은 잘 관리돼 있고 수리 상태도 양호하다”고 밝혔습니다.

[보고서] “Kwan-li-so no. 25 remains a mature and well-maintained prison facility by North Korean standards. Perimeter walls, fences, and gates are well maintained and in good repair. Guard positions are well positioned to provide overlapping fields-of-view of the prison and are well maintained and in good repair. Administrative buildings, barracks, housing, cultural buildings, support buildings, and grounds are well maintained and in good repair.”

이어 “감시 초소들은 관리소 안을 중첩해서 볼 수 있도록 잘 배치돼 있다”며 “행정 건물과 막사, 주택, 문화 시설, 지원 건물 및 부지 역시 잘 관리되고 양호하게 수리돼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그러면서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수용소를 촬영한 위성사진 분석 결과 소규모 건물 증축과 유지·보수 활동이 계속 이어지고 있으며, 총 수용 인원은 최대 약 5천 여명으로 추산된다고 밝혔습니다.

지난 1968년 설립된 북한 정치범수용소 제25호 관리소는 함경북도 청진시 수성동에 위치해 일명 ‘청진관리소’ 또는 ‘수성관리소’로 불리는 곳으로, 개천 제14호 관리소, 명간 제16호 관리소와 함께 100% 완전 통제구역으로 운영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특히 이 곳은 요덕 제15호 관리소와 함께 북한 내에서 가장 악명 높은 정치범수용소로, 다른 곳과는 달리 오직 정치·사상범만 수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민간 위성사진 분석을 통해 북한 정치범수용소 실태를 고발해온 워싱턴의 민간단체 ‘북한인권위원회(HRNK)’와 함께 공동 작성한 이번 보고서에서 국가지리정보국은 “수감자들에 대한 강제노동이 지속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보고서] “The current prisoner population is employed to both maintain the agricultural fields, orchards, and livestock and to work in the prison's wood products and light industrial factories. The grounds and buildings (i.e., wood products factory, light industrial facility, and prisoner housing) of the central compound appear to be moderately well maintained and in a moderate state of repair. The wood products and light industrial factories appear to be operating, as suggested by the presence of various numbers of vehicles, supplies, and the changing size and shape of the associated wood chip/sawdust piles. All agricultural fields are well-defined, maintained, and irrigated. The fields to the north of the prison have crops under cultivation through almost all four seasons of the year.”

탈북자들의 증언과 위성사진 분석에 따르면 “현재 수감자들은 농경지와 과수원, 가축을 관리하고 수용소 내 목재 제품 및 경공업 공장에서 일하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그러면서 목재 공장과 경공업 시설, 수감자 숙소 등의 관리 상태가 양호하고 다수의 차량 움직임이 있으며 공장 주변 목재나 톱밥 더미의 변화가 있다는 점을 운영의 증거로 제시했습니다.

또한 수용소 내 모든 농경지가 잘 관리되고 있으며, 수용소 외곽의 밭에서도 사계절 내내 농작물이 재배되고 있는 것도 수감자 강제노동 근거라고 지적했습니다.

보고서는 또 “수용소 반경 5km 이내에 최소 3개의 군부대가 있으며, 11개의 방공포대가 관측됐다”면서, 이들 군시설들이 모두 수용소를 보호하고 감시하기에 적합한 위치에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해당 시설들이 수용소에 대한 직접적인 감시 및 경계 임무를 하지는 않더라도 보안을 더욱 강화하는 데 일조하고 있음을 시사했습니다.

북한의 정치범수용소는 국제사회로부터 꾸준히 북한 내 인권 침해의 온상으로 지적 받아 왔습니다.

앞서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COI)는 보고서에서 “북한에서 국가 최고위층에 의해 수립된 정책에 따라 반인도적 범죄가 자행되고 있다”면서 “이러한 반인도 범죄의 대부분은 정치범수용소 및 기타 교도소에 구금된 사람들을 대상으로 발생했다”고 지적했습니다.

특히 살인과 노예화, 고문, 투옥, 강간, 강제노동 및 실종 등이 여기에 포함된다면서 “북한 내 정치범수용소 수감자들에게 자행되는 잔혹 행위는 20세기 전체주의 국가들이 행했던 수용소의 공포와 유사하다”고 비판한 바 있습니다.

또 북한의 정치범수용소에서 이뤄지는 강제노동 실태에 대한 지적도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습니다.

앞서 북한인권위원회(HRNK)는 지난해 10월 발표한 위성 분석 보고서에서 북한의 풍계리 핵실험장과 인접한 ‘제16호 화성관리소’가 서로 비포장도로로 연결된 모습을 공개했습니다.

그러면서 “관리소 수감자들이 핵실험장 건설과 보수 유지에 강제로 동원됐을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의혹을 제기한 바 있습니다.

VOA 뉴스 조상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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