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의 배경과 관련 용어를 설명해 드리는 ‘뉴스 따라잡기’ 시간입니다. 올해 국제 사회의 가장 큰 관심사 중 하나는 과연 누가 미국 대통령이 되느냐입니다. 오는 11월 대선을 앞두고 민주당과 공화당은 지금 후보 경선 작업이 한창인데요. 오는 3월 5일, 슈퍼화요일을 기점으로 확실한 윤곽이 잡힐 전망입니다. 뉴스 따라잡기, 이 시간에는 미국의 대선 경선 과정과 슈퍼화요일에 관해 살펴봅니다.
“미국식 민주주의 선거”
오늘날 대부분의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유권자들이 직접 투표로 정부 수반을 선출합니다.
미국은 주권자인 국민, 좀 더 정확히 말하면 등록된 일반 유권자들이 참가하는 ‘예비 선거’라는 경선 절차를 통해 먼저 당의 후보를 결정하고, 이 후보가 대선에 나가 타당 후보와 대결합니다.
그런데 이 예비 선거에서 유권자가 뽑는 건 대통령 후보가 아니고요. 쉽게 말해 ‘나’를 대신해 전당 대회에 가서 특정 후보를 지지할 대의원을 뽑는 겁니다. 이는 대통령뿐만 아니라 의원, 주지사 등 지역 지도자를 선출하는 데도 적용됩니다. 대의원의 성격도 여러 형태가 있지만 여기서는 간단히 넘어가겠습니다.
그냥 직접 뽑으면 되지 이런 대의원이 왜 필요한가 싶으실 텐데요. 미국은 워낙 땅이 넓고 지금처럼 도로나 교통수단이 편리하지 않은 때를 생각하시면 이해가 쉬울 듯합니다. 예를 들어 당 후보를 확정하는 전당 대회가 북부 미시간주에서 열린다고 가정해 본다면, 남부 텍사스에 사는 주민이 참가하기란 보통 만만한 일이 아니겠죠. 그래서 살고 있는 지역에서 먼저 대의원들을 뽑고, 이들이 전당대회에 참가해 나 대신 후보를 뽑고 오라는 게 간단히 말해 대의원 제도입니다.
선거인단의 개념도 큰 범주에서 같은 맥락입니다. 정확히 말해 대통령 선거일에 일반 유권자들이 행사하는 투표는 대통령을 뽑는 게 아니라 선거인단을 뽑는 거고요. 유권자의 뜻을 대변하기로 약속한 이들 선거인단이 대선을 치른 다음 달에 다 같이 모여 대통령을 선출하는 겁니다.
선거인단 수는 각 주의 인구에 비례해 할당되며 총 538명인데요. 이 중 과반인 270명을 확보한 후보가 대선 승자가 됩니다.
복잡다단해 보이는 이러한 미국의 선거제도는 최대한 민의를 반영하기 위한 미국식 민주주의의 한 형태라고 하겠습니다.
“예비 선거”
일반적으로 1월부터 6월까지 주별로 대통령 후보 지명 권한을 갖는 대의원을 선출하는 예비 선거를 진행합니다.
예비 선거 진행 방식은 크게 프라이머리(Primary)’와 ‘코커스(Caucus)’로 구분하는데요. 간단히 설명해, 프라이머리는 자격을 갖춘 유권자가 자신이 선호하는 후보에게 직접 투표하는 방식입니다. 소속 정당에 상관없이 참여할 수 있는 프라이머리도 있고, 당원만 허용하는 프라이머리도 있고요. 절충한 프라이머리도 있습니다. 투표 과정 관리는 주 정부나 지방 정부가 합니다.
반면 코커스는 전적으로 당원 대회입니다. 정당이 주최 관리하고, 소속 정당원만 참가해 투표하는 방식인데요. 폐쇄적인 형식에다가 작은 주의 경우, 참여 인원이 제한적이어서 민의가 제대로 반영되지 못한다는 이유 등으로 최근에는 코커스보다는 프라이머리로 대의원을 뽑는 추세입니다. 그런가 하면 프라이머리와 코커스, 둘 다 치르는 주도 있습니다.
전통적으로는 북동부의 작은 주, 아이오와가 가장 먼저 코커스로 예비 선거를 치러 대선 풍향계로 불리기도 했는데요. 하지만 민주당은 인종의 다양성 부족 등을 이유로, 올해 처음으로 아이오와 대신 첫 공식 경선지를 사우스캐롤라이나주로 바꿨습니다.
“슈퍼화요일”
올해 슈퍼화요일은 3월 5일입니다. ‘슈퍼화요일’이라고 부르는 이유는 이날 가장 많은 주에서 예비 선거를 치르기 때문입니다. 바꿔 말하면, 가장 많은 대의원 수가 걸려 있는 날이라는 이야기입니다. 이날을 기점으로 대략 당 대선 후보의 윤곽이 드러나고요. 여기서 성적이 저조한 후보는 중도 하차하기도 하죠.
올해 슈퍼화요일에는 캘리포니아, 텍사스, 버지니아 등 15개 주와 1개 자치령에서 진행됩니다.
공화당은 올해 대선에 총 2천429명의 대의원이 배정돼 있는데요. 경선 과정에서 과반에 해당하는 1천215명을 확보해야 본선에 진출하는 승자가 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올해 슈퍼화요일에는 무려 874명의 대의원이 걸려 있습니다. 즉 승기를 정할 수 있는 말 그대로 슈퍼화요일인 셈이죠.
민주당은 반드시 지지 후보를 뽑기로 약속한, 이른바 ‘서약 대의원’ 3천936명 가운데 이날 1천420명이 배정돼 있습니다. 민주당 경선 주자는 1천968명의 대의원을 확보해야 당의 대선 후보가 될 수 있습니다.
물론 슈퍼화요일에서 승리했다고 해서, 본선에서 반드시 이긴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슈퍼화요일에서 승리한 경선 주자 가운데 대선에서 타당 후보를 누르고 승리한 최근의 대통령으로는 로널드 레이건, 빌 클린턴, 바락 오바마, 도널드 트럼프, 조 바이든 대통령 등이 있고요. 반면 슈퍼화요일에서 승리하고도 대선에서 패한 사람은 재선에 도전했던 조지 H. W. 부시 전 대통령,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 등이 있습니다.
“이변 없는 2024 경선 과정”
오는 11월 대통령 선거까지는 아직 8개월이라는 긴 장정이 남아 있습니다. 하지만 올해 공화당과 민주당 경선 과정은 일찌감치 승부가 정해지는 쪽으로 가닥을 잡아가고 있습니다.
민주당에서는 현직인 조 바이든 대통령이 연임에 도전하고 있는데요. 딘 필립스 연방 하원의원, 작가 메리앤 윌리엄슨 씨 등이 경선에 뛰어들고 있지만 역부족입니다. 민주당은 2월 말까지 뉴햄프셔와 사우스캐롤라이나, 미시간에서 예비 선거를 치렀는데요. 바이든 대통령이 세 곳 모두에서 승리하며 현재까지 대의원 206명을 확보했고요. 이변이 없는 한 바이든 대통령이 민주당 대선 후보로 확정될 전망입니다.
공화당에서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독보적 선두를 달리고 있습니다. 지난해 공화당 경선에 뛰어들었던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 기업인 비벡 라마스와미 후보가 줄줄이 사퇴하고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를 선언하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에 힘이 실리는 모양새인데요. 현재는 니키 헤일리 전 유엔 주재 미국 대사와의 양자 대결 구도로 펼쳐지고 있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이 크게 앞서고 있습니다.
공화당은 2월 말까지 아이오와, 뉴햄프셔, 네바다, 사우스캐롤라이나, 미시간 등 5개 주와 자치령 버진아일랜드에서 예비 선거를 치렀는데요. 트럼프 전 대통령이 122명의 대의원을 확보했고, 헤일리 전 대사는 24명에 그쳤습니다.
특히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지사를 역임했던 헤일리 전 대사는 자신의 정치적 텃밭인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조차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대패했는데요. 헤일리 전 대사는 슈퍼화요일까지는 유세를 계속하겠다고 다짐하고 있지만, 오는 11월 본선에서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다시 격돌할 가능성은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최근 뉴스의 화제 인물을 소개하는 ‘뉴스 속 인물’ 시간입니다. 오늘 주인공은 마크 저커버그 메타 기업 최고경영자(CEO)입니다.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가 이번 주 한국을 방문했습니다. 저커버그 CEO의 한국 방문은 10년 만으로, 입국부터 삼성과 LG 등 한국 유수 기업 경영진과의 회동, 그가 어떤 음식을 먹었는지까지 한국 언론의 취재 열기도 매우 뜨거웠습니다.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는 ‘페이스북’이라는 사회연결망서비스, 소셜미디어 플랫폼을 처음 세상에 소개한 인물입니다. 지금부터 딱 20년 전의 일입니다.
저커버그 CEO는 1984년 미국 뉴욕에서 태어났습니다. 올해 39세입니다. 아버지는 치과의사, 어머니는 정신과 의사로 부유하게 자랐습니다. 어릴 때부터 영재 소리를 들었던 그는 이미 고등학교 재학 때 마이크로소프트사로부터 입사 제의를 받을 만큼 컴퓨터에 뛰어난 재능을 보였습니다.
2002년 미국 명문 하버드대학교에 입학했는데요. 이때 페이스북의 기반이 되는 프로그램을 개발한 그는 2년 만에 학교를 중퇴하고 페이스북을 창업했습니다.
페이스북의 성공으로 일약 스타가 된 그는 20대 초반인 2008년에는 벌써 15억 달러 자산을 가진, 포브스 선정 세계 최연소 자수성가한 억만장자 명단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고요. 오늘날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가운데 한 명입니다.
하지만 그는 각종 비판에도 직면해 있습니다. 그가 만든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등 소셜미디어 플랫폼이 특히 청소년들의 정신 건강에 악영향을 미치고, 아동 성 학대와 허위 정보 등에 취약하다는 비판과 개인 정보 유출 파문 등으로 여러 차례 미 의회 청문회에 불려 가기도 했습니다.
2021년 페이스북은 메타로 회사 이름을 바꿨는데요. 마크 저커버그 CEO는 소셜미디어를 넘어 가상현실 등의 분야로 영역을 더욱 확장하기 위한 비전을 담은 것이라고 설명한 바 있습니다.
뉴스 따라잡기 오늘은 미국의 대선 경선 과정과 슈퍼화요일에 대해 알아봤고요. 뉴스 속 인물로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 소개해 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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