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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동서남북] 북한-러시아-중국 연합군사훈련 이뤄질까?


지난해 7월 평양에서 열린 한국전 정전 70주년 열병식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 리훙중 중국 전인대 상임 부위원장과 함께 나란히 주석단에 자리했다.
지난해 7월 평양에서 열린 한국전 정전 70주년 열병식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 리훙중 중국 전인대 상임 부위원장과 함께 나란히 주석단에 자리했다.

한반도 주요 뉴스의 배경과 의미를 살펴보는 ‘쉬운 뉴스 흥미로운 소식: 뉴스 동서남북’ 입니다. 지난 2월 24일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지 2주년이 되는 날이었습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북한-러시아-중국을 잇는 ‘북방 3각관계’를 만들려고 했는데요. 과연 북한이 원하는 목표를 달성했는지, 최원기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2년 전인 2022년 2월 24일 러시아는 우크라이나를 침공했습니다.

그러자 북한의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우크라이나 전쟁을 활용해 외교적 고립과 경제난을 타개하려고 했습니다.

그 해 3월 2일 유엔은 특별총회를 열어 러시아 침공을 규탄하는 결의안을 놓고 찬반투표를 실시했습니다. 그러자 북한은 이 결의안에 반대표를 던졌습니다. 전 세계에서 이 결의안에 반대표를 던진 나라는 북한과 벨라루스, 시리아, 에리트레아, 러시아 5개국뿐이었습니다.

북한의 이같은 외교적 도박은 두 달 뒤 결실을 거두었습니다.

5월 26일 미국은 유엔 안보리에서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 (ICBM) 발사를 규탄하며 추가적인 대북 결의안을 채택하려 했습니다.그러자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러시아는 중국과 함께 거부권을 행사해 이 결의안을 부결시켰습니다.

북한은 더 이상 안보리의 대북 제재를 걱정할 필요가 없게 됐습니다. 그 결과 북한은 2022년에 ICBM 8발을 비롯해 40차례에 걸쳐 65발의 탄도미사일을 발사했습니다. 또 2023년에도 25차례 미사일을 발사했습니다.

북한과 러시아의 밀착은 지난해 9월 13일 북러 정상회담으로 이어졌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은 극동 연해주를 방문해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만났습니다. 김 위원장은 푸틴 대통령에게 자신은 러시아와 함께 서방 제국주의에 맞서 싸우겠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김정은 위원장] ”앞으로도 언제나 반제국주의 전선에서 러시아와 함께 있을 것을 이 자리를 빌어 확언합니다.”

북한과 러시아는 이 자리에서 포탄을 비롯한 재래식 무기 거래와 함께 군사정찰위성, 핵잠수함 그리고 경제협력 등에 합의한 것으로 보입니다.

최근 신원식 한국 국방장관은 지난해 7월부터 북한이 3백만발 이상의 포탄을 러시아에 넘기고 그 대가로 식량과 생활필수품을 받았다고 말했습니다.

주목되는 것은 김정은 위원장이 북한-러시아-중국이 참여하는 연합군사훈련을 추진한다는 겁니다.

북한과 러시아는 이미 연합군사훈련에 합의했습니다.

한국 국가정보원에 따르면 김정은 위원장은 지난해 7월 평양을 방문한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과 연합군사훈련에 합의했습니다.

이어 알렉산드르 마체고라 평양 주재 러시아 대사도 지난해 9월 타스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러시아와 중국의 연합 군사훈련에 북한도 참여하는 것이 “적절해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은 중국에게 연합군사훈련에 참여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습니다.

리영길 북한 국방상은 지난해 8월 웨이펑허 중국 국방부장에게 보낸 축전에서 “조선인민군은 조선반도와 세계의 평화와 안정을 공동으로 수호하기 위해 중국인민해방군과의 전략 전술적 협동 작전을 긴밀히 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한국의 민간 연구기관인 아산정책연구원 차두현 박사는 북중러 3국간 군사적 결속을 이루려는 것이 평양의 의도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차두현 박사]”북중러가 외교적 관계뿐만 아니라 군사적으로도 협력하는 관계로 나가는 것을 견인하겠다는 것이 북한의 정책 방향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중국은 연합군사훈련에 북한을 포함시키는 제안에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중국 당국은 이 문제에 입장을 밝힌 바 없습니다.

과거 베이징 주재 미국대사관에서 근무했던 윌리엄 브라운 메릴랜드대 교수는 중국은 기본적으로 우크라이나 전쟁에 부정적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중국은 러시아보다 일본, 한국에 관심이 많아서 북한의 군사훈련 참여에 별 관심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브라운 교수]”China has many friends in the world, including Japan and South Korea.

실제로 왕이 중국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 겸 외교부장은 7일 베이징에서 기자들과 만나 “한반도에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며 “다시 전쟁이 벌어지는 것은 안 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냉전 구도로 평화를 깨려는 자는 막대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현재 중국은 러시아에 무기를 지원하지 않고 있습니다.

또 중국의 최대 교역 상대국은 미국으로 연간 무역액이 6천900억 달러에 이릅니다. 따라서 중국은 북한과 군사적 결속을 강화하는 것이 미국을 자극하는 등 현명치 않다고 판단했을 수 있습니다.

이런 이유로 전문가들은 올 여름에 실시될 중국과 러시아의 연합군사훈련에 북한이 참여할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미 해군분석센터의 켄 고스 국장은 북한이 연합훈련에 상징적 차원에서 참여할 수 있지만 실제로 참가할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켄 고스 국장]”I would not put it zero percent but put it low percent.”

차두현 박사는 북한이 연합훈련 참여에 필요한 대형 군함 등은 부족하지만 어떤 형태로든 훈련에 참여할 가능성은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차두현 박사]”북중러 연합훈련 가능성이 없다고 볼 수는 없어요. 저는 가능성이 남아있다고 봅니다.”

앞서 김정은 위원장은 지난해 8월 27일 해군절을 맞아 해군사령부를 최초로 방문했습니다. 관측통들은 김 위원장의 이같은 행태가 중국,러시아와의 연합해상훈련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현재 북한은 420여 척의 군함을 보유하고 있지만 고속정 등 소형 함정인데다 대부분 1960-70년대 만들어진 노후 선박들입니다. 최근에 만들어진 것이 압록급 호위함인데 1천500t급에 불과합니다.

한편 북한과 러시아 간 포탄을 비롯한 무기 거래는 이뤄지고 있지만 전략적인 군사 협력과는 거리가 있어보입니다.

김정은 위원장이 러시아에서 받고자 하는 것은 식량과 재래식 무기 정도가 아닙니다. 김 위원장이 원하는 것은 ICBM의 재진입(Re-entry)기술과 핵탄두 소형화 기술, 핵잠수함과 관련 기술, 그리고 정찰위성 광학기술 등 최첨단 기술을 원합니다.

그러나 지금까지 북한이 러시아로부터 받은 것은 식량 10여만t과 몇가지 생활필수품 그리고 지난해 11월 인공위성 발사때 기술 지원을 받은 정도입니다.

한국의 국책연구기관인 통일연구원 조한범 박사는 러시아가 북한이 원하는 전략적 기술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조한범 박사]”러시아는 중국에게도 첨단 기술은 주지 않습니다.러시아는 탄약이 급하기 때문에 북한에 의존하는 것이지,러시아가 북한을 신뢰할 이유가 없습니다. 또 북한의 핵능력이나 전략적 타격능력이 강화되면 러시아로서는 좋을 게 없죠.”

이렇듯 김정은 위원장은 지난 2년간 북한-러시아-중국을 연결하는 ‘북방 3각관계’를 구축하려 했지만 아직 완결된 것은 아닙니다. 북한이 원하는 북중러 연합훈련은 별 조짐이 없으며 러시아가 첨단 기술을 북한에 넘겨줬다는 신호도 없습니다.

그리고 그 배경에는 북한이 추진하는 북방3각관계에 미온적인 중국이 있습니다. 동북아시아 정세의 열쇠를 쥐고 있는 중국이 앞으로 어떻게 움직일지 주목됩니다.

VOA뉴스 최원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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