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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따라잡기] 2024 중국 전인대 마무리 "시진핑 체제 더 강화" 


지난 11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폐막 행사 도중 시진핑(오른쪽) 국가주석이 박수하고 있다.
지난 11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폐막 행사 도중 시진핑(오른쪽) 국가주석이 박수하고 있다.

뉴스의 배경과 관련 용어를 설명해 드리는 ‘뉴스 따라잡기’ 시간입니다. 지난 11일,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가 폐막했습니다. 중국 최고 입법기관인 전인대는 국정 자문기구인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와 함께 ‘양회’라 불리는 중국 최대 정치 행사의 한 축을 이루는데요. 다른 나라의 국회에 해당하지만, 그 성격은 사뭇 다릅니다. 뉴스 따라잡기, 오늘은 2024 중국 전인대 핵심 내용과 의결 사항, 시사점을 짚어보겠습니다.

“사라진 총리 폐막 기자회견”

30년 넘게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폐막의 대미를 장식해 왔던 국무원 총리의 내외신 기자회견이 올해는 사라졌습니다.

국무원은 국가 최고 행정기관, 다른 나라로 치면 행정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중국의 권력 서열 2위이자 중앙정부 수장인 국무원 총리는 통상 전인대 개막일에는 정부 공작(업무)에 관해 보고하고, 폐막일에는 내외신 기자회견을 해왔습니다.

1988년 처음 도입된 후, 1993년부터 정례화된 총리 기자회견은 언론인들이 정부 최고 책임자 중 한 명과 직접 대화할 수 있는 매우 드문 기회로, 취재 환경이 까다로운 중국을 파악할 수 있는 하나의 창구로 여겨져 왔습니다. 하지만 러우친젠 전인대 대변인은 지난 4일 전인대 개막에 앞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올해는 폐막일에 총리 기자회견이 없을 것이라고 발표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앞으로도 총리 기자회견 일정을 잡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는데요. 이로써 국제 사회가 중국을 들여다볼 수 있는 창은 더 작아졌습니다.

지난 5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개막 행사 도중 리창(앞) 총리가 업무보고하고 있다.
지난 5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개막 행사 도중 리창(앞) 총리가 업무보고하고 있다.

“약해지는 당정분리 체제”

1980년대 중국의 개혁개방 정책을 이끈 덩샤오핑 전 국가주석은 당정분리 체제를 통한 권력 분산을 추진했습니다. 하지만 시진핑 국가주석이 지난 2012년 처음 집권한 이래 공산당 지배 체제는 강화되고, 이러한 당정분리 체제는 점점 약해지는 모양새입니다.

이번 총리 폐막 기자회견 폐지도 그 범주에 속합니다. 그동안 총리 기자회견은 공산당 총서기와 국무원 총리 간의 최소한 상호 견제와 균형으로 읽혀왔습니다.

이전 총리들의 몇몇 인상적인 발언을 살펴보자면, 일례로 주룽지 전 총리는 1998년 기자회견에서, 자신이 100개의 관을 준비했다면서, 99개는 부패한 관리들의 것이고 하나는 자신을 위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원자바오 전 총리는 2011년, 정치 개혁 없이 경제 개혁은 성공할 수 없다고 말했고, 이는 중국에 생중계됐습니다.

리커창 직전 총리는 지난 2020년 기자회견에서 중국의 현실을 진솔하게 공개했었습니다. 리 전 총리는 당시 중국은 인구가 많은 개도국으로서 1인당 평균 연 소득이 4천200달러 정도 되지만, 여전히 6억 명의 사람 월 소득이 1천 위안밖에 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미화로 치면, 한 달 수입이 140달러에 불과하다는 이야기인데요. 이는 2020년을 샤오캉 사회, 즉 의식주 걱정 없이 안락하고 풍요로운 사회가 되는 완성의 해로 만들겠다고 한 시진핑 주석에 대한 일종의 반항으로 비쳤습니다.

그런데 이듬해 전인대 폐막 기자회견에서 리 전 총리는 신중하고 형식적인 답변으로 일관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리커창 전 총리는 지난해 3월 총리직에서 물러난 후 10월 심장마비로 사망했습니다.

“더 견고해진 공산당과 시 주석 권한”

올해 전인대 주요 의결 사항의 하나는 국무원조직법을 개정한 겁니다. 중국의 국무원조직법은 1982년 제정된 이래 지금까지 한 번도 개정된 적이 없는데요. 42년 만에 처음 손을 본 겁니다.

현행 국무원조직법에 따르면, 국무원은 총리 책임제로서 총리가 국무원 업무를 지도한다고 명시돼 있습니다. 하지만 개정된 국무원조직법은 국무원이 당과 시진핑 사상을 따라야 한다는 조항이 추가됐습니다.

중앙 정부에 대한 공산당과 시진핑 주석의 권한을 한층 강화하고 이를 명문화한 건데요. 다시 말해 당과 시 주석이 정부보다 위에 있다고 선언하는 것입니다. 이는 시진핑 1인 체제의 강화와 함께 공산당의 전면적 영도를 내세웠던 마오쩌둥 시대로 회귀하는 것 같다는 평가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특이점 없었던 경제정책”

중국이 전인대에서 올해 국가 경제성장률을 얼마로 책정할지도 관심거리였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직격탄을 맞은 중국은 좀처럼 경기가 되살아나지 못하고 있는데요. 여기에 부동산 시장 침체와 불안한 주식 시장은 중국 경제 위기론을 부채질해 왔습니다.

리창 총리는 전인대 개막일에, 올해 중국의 경제성장률을 5% 안팎으로 책정했다고 밝혔는데요. 이는 작년과 같은 수치입니다.

그런가 하면 올해 중국의 국방 예산은 1조6천억 위안(약 2천220억 달러)으로 전년 대비 7.2% 인상됐습니다. 중국은 시 주석 집권 1기인 2013년 국방 예산이 약 7천200억 위안(미화 약 1천억 달러)이었는데요. 약 10년 만에 2배 이상 증가한 겁니다.

왕이 중국 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 겸 외교부장 (자료사진)
왕이 중국 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 겸 외교부장 (자료사진)

“중국식 외교 천명”

현재 중국의 외교 사령탑인 왕이 중국 공산당 중앙외사 판공실 주임 겸 외교부장은 전인대 기간 가진 내외신 기자회견에서, 중국은 내정 불간섭, 객관성과 공평성 등을 보장하는 중국식 외교 방식을 찾았다고 말했습니다. 아울러 중국은 항상 평화를 위한 대화를 추구한다면서, 모든 국가와 협력해 갈등 종식을 위한 공감대를 구축하고, 항구적인 국제 평화와 공동의 안전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미국과의 관계에 있어, 왕 부장은 지난해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양국 정상회담 이후 약간의 진전을 이뤘다고 평가했는데요. 하지만 미국의 대중국 제재가 터무니없을 지경에 이르렀다며 날카롭게 비판했습니다. 다만, 서로 다른 두 강대국이 올바르게 공존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믿는다면서, 두 나라가 손을 잡으면 양국과 세계에 큰일을 할 수 있다고 말하며 수위를 조절했습니다.

러시아에 대해서는 두 나라가 냉전 시대와는 전혀 다른 새로운 대국 관계 모델을 구축했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왕 부장은 또한 아프리카와의 관계, 남반구의 신흥경제국 이른바 ‘글로벌사우스’ 국가들과의 관계를 강조하면서 향후 외교적 노력을 더 확대하겠다는 의지를 대내외에 알렸습니다.

홍콩보안법을 처리하는 중국 전인대 (자료사진)
홍콩보안법을 처리하는 중국 전인대 (자료사진)

“고무도장 비판 받는 전인대”

한국의 국회나 미 연방 의회격인 전인대는 중국 헌법상 최고 권력 기구입니다. 전국 각지에 있는 약 3천 명의 인민 대표는 일 년에 한 차례씩 모여 국가의 중요한 정책을 결정합니다. 그 때문에 전인대는 정협과 함께 중국 최대 정치행사로 여겨져 왔는데요

전인대에서는 헌법 개정, 법률 제정과 개정, 국가주석과 부주석 등 지도자 선출과 파면 등 국가 중대 사항 결정의 임무를 수행합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당의 결정을 그대로 따르는 일종의 고무도장, 거수기 역할만 한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작지 않았는데요. 올해 전인대도 당과 시진핑 주석 1인 지배 체제 공고화를 확인하는 것으로 끝났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아카네 도모코(윗줄 왼쪽) 국제형사재판소(ICC) 재판관
아카네 도모코(윗줄 왼쪽) 국제형사재판소(ICC) 재판관

최근 뉴스의 화제 인물을 소개하는 ‘뉴스 속 인물’ 시간입니다. 오늘 주인공은 국제형사재판소(ICC) 소장으로 선출된 아카네 도모코 재판관입니다.

네덜란드에 있는 국제형사재판소(ICC)가 11일, 신임 소장으로 아카네 도모코 재판관을 선출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이로써 ICC 역사상 최초의 일본인 소장이 탄생했습니다.

ICC는 전쟁범죄나 반인도적 범죄, 집단학살 등에 관여한 개인을 기소하고 심판하기 위해 2002년 설립된 상설 재판 기구입니다.

ICC 소장은 18명의 ICC재판관이 비공개로 선출하는데요. 소장 임기는 3년으로 한 차례 연임할 수 있습니다.

아카네 신임 ICC 소장은 1956년생, 올해 67세로 일본 아이치현 출신입니다.

1982년 지방 검사로 임명된 이래, 지방검찰청, 대검찰청 등 여러 검찰청에서 근무한 베테랑 검사입니다.

아카네 소장은 다양한 형사 사건을 다뤘으며, 일본의 소년법 개정 등 입법 활동에도 관여했습니다.

법조계 경력 외에도 2005년부터 2009년까지는 나고야대학교와 주쿄대학교에서 형사법 교수로 재직했고요. 유엔아시아극동범죄방지연구소(UNAFEI)에서 7년간 근무한 경력도 있습니다.

아카네 소장은 지난 2016년 일본 정부의 추천으로 ICC 재판관 후보에 올랐고요. 2017년 재판관으로 선출돼 2018년 3월, 임기를 시작했습니다.

ICC 역사상 최초의 일본인 소장이라는 기록을 갖게 된 아카네 신임 소장은 성명을 통해, 소장으로 선출된 것을 영광으로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한국인으로는 송상현 ICC 전 소장이 지난 2009부터 2015년까지 역임했습니다.

뉴스 따라잡기, 이 시간에는 이번 주 폐막한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주요 내용 살펴봤고요. 뉴스 속 인물로, 일본인 최초로 국제형사재판소(ICC) 소장으로 선출된 아카네 도모코 재판관을 소개해 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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