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 군축과 비확산 문제를 다루는 유엔 안보리 회의에서 미국이 북한의 계속되는 무기 개발을 비판하며 안보리가 행동에 나설 것을 촉구했습니다. 한국, 일본, 영국 등 주요국들도 일제히 북한의 핵개발과 러시아와의 군사 협력 문제를 지적했습니다. 조상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유엔 주재 미국 대사는 18일 북한의 전날 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를 비판했습니다.
[녹취: 토머스-그린필드 대사] “That brings me to the DPRK, which continues its unlawful development of weapons of mass destruction and ballistic missiles, in violation of multiple Security Council resolutions. Just this weekend – you’ve heard in fact – we saw multiple DPRK ballistic missile launches testing delivery systems for nuclear weapons. We urge everyone in this Council to support the 1718 Committee’s Panel of Experts by extending its mandate later this week. Silencing independent and objective experts will not change the reality of the DPRK’s efforts. It will only make it more difficult for us to address this threat.”
토머스-그린필드 대사는 이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개최한 ‘핵 군축·비확산’ 관련 회의에서 “북한이 다수의 안보리 결의를 위반하면서 대량살상무기와 탄도미사일을 불법적으로 개발하고 있다”며 “지난 주말 핵무기 운반시스템을 시험하는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가 여러 차례 있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우리는 안보리의 모든 이사국들이 이번 주 후반 안보리 산하 대북제재위원회(1718위원회) 전문가 패널의 임기를 연장함으로써 그들을 지지할 것을 촉구한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러면서 “독립적이고 객관적인 전문가들을 침묵시킨다고 해서 북한이 노력하고 있는 현실이 바뀌지는 않을 것이며, 우리가 이 위협에 대처하는 것을 더 어렵게 만들 뿐”이라고 지적했습니다.
토머스-그린필드 대사는 또 이날 회의에서 지구 궤도에 우주 핵무기 또는 대량살상무기 배치를 금지하는 내용의 결의안을 일본과 함께 제출했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토머스-그린필드 대사] “And then there is the issue of outer space, and the treaty governing it. Let me be clear: Any placement of nuclear weapons into orbit around the earth would be unprecedented, dangerous, and unacceptable. States parties must commit to upholding our obligations under Article IV of the Outer Space Treaty. And we must urge all Member States who are not yet party to it to accede to it without delay.”
토머스-그린필드 대사는 “지구 궤도에 핵무기를 배치는 것은 전례가 없고 위험하며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당사국들은 우주조약 제4조에 따른 의무를 준수할 것을 약속해야 하며, 아직 조약에 가입하지 않은 모든 회원국들이 지체 없이 조약에 가입할 것을 촉구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러면서 미국은 우주조약 4조 준수에 대한 신뢰를 높이기 위한 방법을 모색하기 위해 조약 당사국과 협력하는 데 관심을 갖고 있으며, 이미 각국이 궤도에 핵무기를 배치할 수 없도록 하는 접근법을 고려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우주조약 4조는 조약 당사국들은 핵무기나 다른 종류의 대량살상무기를 운반하는 물체를 지구 궤도에 배치하거나 천체에 그러한 무기를 ‘다른 방식’으로 배치하지 않을 것을 약속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북한은 핵탄두를 탑재할 수 있는 탄도미사일 기술을 이용한 위성 발사를 통해 유엔 안보리 대북 결의뿐 아니라 우주조약 4조도 위반하고 있다는 국제사회의 지적이 이어져 왔습니다.
또 미국은 러시아가 서방의 인공위성을 파괴할 수 있는 위성요격용 핵무기를 지구 궤도 상에 배치할 가능성에 대해서도 우려해왔습니다.
유엔 안보리 3월 순회 의장국인 일본도 이날 회의에서 ‘북한의 핵과 미사일 활동 고도화’를 지적했습니다.
이날 회의를 주재한 가미카와 요코 일본 외무상은 “북한은 어제 다수의 안보리 결의를 위반하며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면서 “북한의 이러한 활동은 역내와 국제사회의 평화와 안정을 위협하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는 절대 용납할 수 없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가미카와 외무상] “North Korea has advanced its nuclear and missile activities. It launched ballistic missiles yesterday in violation of multiple Security Council resolutions. Such activities by North Korea threaten the peace and stability of the region and international community. It is totally unacceptable. Moreover, there is a possibility of further provocations, including a nuclear test. In this context, the role of the 1718 Committee and its panel of experts is critically important.”
가미카와 외무상은 또 북한의 핵실험을 포함한 추가 도발 가능성도 지적하면서 “이러한 맥락에서 1718위원회와 전문가패널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아울러 “국제사회는 우주 공간의 평화롭고 지속 가능한 이용을 보장하기 위한 법적 틀을 마련했고, 핵무기나 기타 대량살상무기를 우주 공간에 배치하는 것을 금지했다”는 사실을 상기시키면서 “일본은 핵무기 없는 우주 공간과 완전한 우주 조약 준수가 공동의 책임이라는 사실을 굳게 믿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한국은 한반도의 긴장을 고조시키는 북한의 핵과 미사일 개발을 지적하면서 안보리 차원의 대응을 촉구했습니다.
황준국 유엔주재 한국대사는 “비확산에 대한 전망은 그 어느 때보다 암울하다”면서 “세계 최고의 확산국인 북한은 계속해서 다수의 안보리 결의를 노골적으로 위반하고 핵과 미사일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녹취: 황준국 대사] “The prospect of non-proliferation is no-less bleak. Indeed, the DPRK, the world’s preeminent proliferator, continues to blatantly violate multiple Security Council resolutions and develop its nuclear and missile programs. While we are discussing non-proliferation at this Chamber, the DPRK continues its provocations, including yesterday’s launches of multiple ballistic missiles, supposedly targeting densely populated areas and key military installations of my country.”
이어 “우리가 이 회의에서 비확산을 논의하는 동안에도 북한은 어제 인구 밀집 지역과 한국의 주요 군사 시설을 겨냥한 것으로 추정되는 여러 발의 탄도미사일 발사를 포함한 도발을 지속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아울러 북한은 올해에만 세 차례 더 정찰위성을 발사하고 안보리 결의를 위반해 러시아에 탄도미사일을 제공할 것이라고 공언하고 있으며, 한국을 ‘주적’으로 규정하고 한국에 대한 핵 선제 공격을 허용하는 핵무력 정책을 선언했다는 사실도 거론했습니다.
그러면서 안보리가 결의안과 제재 체제를 통해 비확산 의무 위반에 적극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황준국 대사] “The Security Council should lead by example. This Council is entrusted with the primary responsibility for the maintenance of international peace and security. And if we are to be able to act on behalf of all Member States to carry out our duties, there should be no place for inaction or self-contradictory measures.”
황 대사는 안보리가 1718 위원회와 전문가패널을 등을 통해 안보리 결의의 완전한 이행을 보장해야 한다며 “이 모든 일을 하는 데 있어 안보리가 모범을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또한 안보리가 국제 평화와 안보를 유지하는 일차적 책임을 맡고 있다는 점을 상기시키면서 “안보리가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거나 자기모순적인 조치를 취해서는 안된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안보리의 자체 결정에 반하는 북한과의 군사 협력은 안보리의 권위와 타당성을 훼손하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말해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러시아와 북한간 군사 협력을 비판했습니다.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영국과 프랑스도 이날 회의에서 북한의 비핵화를 촉구하고 러시아와의 군사 협력 문제를 지적했습니다.
제임스 카리우키 유엔주재 영국 차석대사는 “안보리는 핵 확산에 대해 안일하게 대처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우리는 북한의 핵 프로그램에 지속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며 지적하며 “우리는 북한이 비핵화에 전념할 것을 촉구한다”고 덧붙였습니다.
[녹취: 카리우키 차석대사] “This Council cannot be complacent about nuclear proliferation. We must continue to counter the DPRK’s nuclear programme, and we urge the DPRK to commit to denuclearisation. The 1718 Panel of Experts carries out important work and must retain the Council’s full support.”
이어 1718 위원회 전문가패널 업무의 중요성을 평가하면서 “안보리가 전폭적인 지지를 유지해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습니다.
또한 러시아가 미국과의 신전략무기 감축협정(New START)을 중단하고 포괄적핵실험금지조약(CTBT) 비준을 철회했으며, 북한과 이란에게 불법적인 전쟁 무기를 공급 받은 것을 지적하면서 “안보리 결의를 위반한 데 대해 깊은 우려를 표명한다”고 말했습니다.
니콜라 드 리비에르 유엔주재 프랑스 대사도 “북한의 핵과 탄도 무기 프로그램은 안보리에서 만장일치로 채택한 결의들을 위반한 것”이라며 “우리는 러시아와 북한간 탄도미사일을 포함한 무기 이전과 관련된 정보에 대해서도 매우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리비에르 대사] “North Korea's nuclear and ballistic weapons programs are a violation of the resolutions adopted by this council unanimously and we are very concerned by the information relating to the delivery of weapons, including ballistic missiles between Russia and North Korea.
And we once again call upon North Korea to halt its destabilizing activities and to commit to discussions with a view to achieving complete, irreversible and verifiable denuclearization.”
그러면서 “우리는 북한이 불안정 활동을 중단하고 완전하고 불가역적이며 검증 가능한 비핵화를 달성하기 위한 논의에 임할 것을 다시 한번 촉구한다”고 밝혔습니다.
반면 중국과 러시아는 한반도 문제와 관련해 북한을 옹호하면서 미국의 정책을 비판했습니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중국 대표는 “한반도와 이란 등 비확산 분쟁 지대 문제는 복잡한 역사적 배경을 갖고 있다”면서 “모든 당사자는 대화와 균형 잡힌 해결책을 통해 서로의 정당한 안보 우려를 해결하기 위한 정치적, 외교적 노력을 고수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중국 대표] “Non-proliferation hotspot issues such as the ones on the Korean Peninsula and with Iran have complex historical background and are closely linked to the continuity of the nonproliferation policies of the relevant country. All parties should adhere to political and diplomatic efforts to address each other's legitimate security concerns through dialogue and a balanced solutions. And the United States should abandon the threat of use and the use of sanctions and pressure. ”
아울러 “미국은 핵무기 사용 위협과 제재 및 압박 사용을 포기해야 한다”며 기존 주장을 반복했습니다.
러시아 대표도 미국의 한반도 확장억제 공약을 언급하면서 미국이 역내 핵 비확산 체제를 훼손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핵무기 없는 세상’ 건설이라는 목표는 현 시점에서 상당히 거리가 있다며, “지금 단계에서는 핵무기를 보유하는 것이 전략적 균형을 유지하는 중요한 요소”라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조상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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