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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완 유사시 한국군 개입, 정당성 확보에 도움…최우선 과제는 북한 억제”


중국군 전투기가 타이완 해협 인근에서 훈련하고 있다. (자료사진)
중국군 전투기가 타이완 해협 인근에서 훈련하고 있다. (자료사진)

타이완 유사 시 한국군이 개입하면 중국 억제 측면뿐 아니라 정당성 확보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미국 전문가들은 진단했습니다. 다만 한국군의 최우선 과제는 북한 억제란 점도 강조했습니다. 안준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타이완 유사시 한국군 개입, 정당성 확보에 도움…최우선 과제는 북한 억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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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렌스 코브 전 미국 국방부 차관보
로렌스 코브 전 미국 국방부 차관보

로렌스 코브 전 국방부 차관보는 8일 타이완 유사 시 미국 정부는 한국이 개입하기를 원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코브 전 차관보] “You want to convey the message that you're going to work with them or they will be involved. So that would be a deterrent for the Chinese not to do anything toward Taiwan because they gotta figure not just the United States, but Korea and maybe Japan.”

코브 전 차관보는 8일 VOA와의 통화에서 관련 질문에 “(미국은 중국에 한국이) 함께하거나 개입할 것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하기를 원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중국이 미국뿐 아니라 한국과 일본까지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타이완에 대해 아무것도 하지 못하게 하는 억제책이 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중국은 타이완을 침공하려 할 경우 미국뿐 아니라 일본과 한국도 함께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무력에 의한 일방적인 현상 변경 시도에 대한 억지력이 강화될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코브 전 차관보는 “미국은 전 세계에서 해온 역할과 대응하고 있는 모든 비상사태들을 고려할 때 다른 나라들이 개입하기를 원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를 통해 더 많은 역량을 확보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미국 국민으로부터 더 많은 지지를 받을 수 있는데, 미국인들은 타이완의 중요성을 정확히 이해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한국 등 다른 국가들이 개입하면 타이완의 중요성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는 미국인들도 타이완이 미국의 국익과 인도 태평양 지역에서 차지하는 중요성을 인식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란 뜻입니다.

[녹취: 코브 전 차관보] “I think given the role that the US has played around the world and all of the contingencies that we're dealing with, we would certainly want other countries to be involved. Not only would it give you more capability, but you would get more support from the American people because I don't think you know the American people understand the significance of Taiwan than you know what exactly is involved.”

찰스 플린 미 육군 태평양사령관 (자료사진)
찰스 플린 미 육군 태평양사령관 (자료사진)

앞서 찰스 플린 미국 태평양육군사령관은 지난 6일 한국 캠프 험프리스에서 한국 언론과 가진 인터뷰에서 타이완 비상사태 발생 시 한국군이 동맹의 힘을 보여주기를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한국의 종합편성 채널인 ‘채널A’ 보도에 따르면 플린 사령관은 ‘중국의 타이완 침공 시 한국의 역할’과 관련해 “한국 정부가 결정할 일”이라면서도 한국군의 참여를 기대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습니다.

플린 사령관은 “한국과 한국군이 미한동맹의 힘을 한국 내에서 동맹을 보호하는 데뿐 아니라 역내에 투영하기 시작하는 것은 중요한 메시지”라고 말했습니다.

플린 사령관의 이 발언은 인도 태평양 지역에서 점증하는 중국의 위협에 대응하는 데 있어 한국군이 역할을 해주기를 바란다는 의미로 해석됐습니다.

이제까지 타이완 유사 시 주한미군의 역할에 대한 언급은 종종 있었지만 한국군의 역할에 대해 미군 고위 관계자가 발언한 것은 이례적입니다.

그러나 워싱턴에서는 이 같은 플린 사령관의 발언은 미중 사이의 첨예한 갈등 상황에서 미국의 속내를 드러낸 것이란 해석도 있습니다.

브루스 베넷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
브루스 베넷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

브루스 베넷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도 이날 VOA와 전화 통화에서 “미국은 한국군이 타이완 유사 시 개입하기를 원할 것”이라며 “현재 세계에서 연합 세력을 갖는 것은 미국에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베넷 선임연구원은 “미국 단독으로 무언가를 하려고 하면 많은 나라들이 매우 비판적이겠지만 다른 나라들이 힘을 보탠다면 비록 많은 군사력은 아니더라도 국제적으로 훨씬 더 많은 지지를 얻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녹취: 베넷 선임연구원] “Having a coalition is important to the US in the current world. If the US tries to do something alone, lots of countries will be very critical of that activity. But if other countries contribute forces, even if it's not a large amount of force, that makes the effort to a lot more internationally acceptable.”

베넷 선임연구원은 한국전쟁을 예로 들었습니다.

미국이 한국전쟁에 참전했을 때 많은 나라들이 참전했는데 그 중 많은 나라들의 실제 파병 병력은 미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었지만 참전 사실 자체만으로도 미국 참전의 정당성을 확보할 수 있었단 겁니다.

그래서 타이완 유사 시 한국 공군 일부 편대나 해군 전함, 지상군 1개 대대 정도만 참전해도 미국에 큰 힘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나 베넷 선임연구원은 ‘타이완 유사 시 미국은 한국 육군 파병을 원하는가’란 질문에 “미국조차 지상군 파병을 원할지 모르겠다”면서 “만약 미 지상군이 파병된다면 동맹도 지상군을 파견하겠지만 규모는 크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로버트 랩슨 전 주한미국 대사대리
로버트 랩슨 전 주한미국 대사대리

로버트 랩슨 전 주한미국 대사 대리는 “플린 장군의 발언을 타이완을 포함한 제3국 유사 시 한국과 한국군에 대한 미국 정책의 변화를 의미하는 것으로 과도하게 해석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랩슨 전 대사 대리] “I wouldn’t over interpret General Flynn’s comments as somehow indicative of a change in U.S. policy regarding expectations of the ROK and Korean military in the event of a third country contingency (eg., Taiwan).”

전 주한미군 고위 관계자들은 타이완 유사 시에도 한국군의 최우선 임무는 북한 억제란 점을 재확인했습니다.

제임스 서먼 전 주한미군사령관
제임스 서먼 전 주한미군사령관

제임스 서먼 전 주한미군 사령관은 이날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타이완 유사 시’라는 가정에 대해서는 추측하지 않겠다고 말했습니다.

서먼 전 사령관은 이라크 바그다드에서 한국군과 함께 일했던 경험을 언급하면서도 “한국군의 가장 큰 임무는 한반도 방어와 북한 억지”라며 “한반도에서 또 다른 전쟁이 일어나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녹취: 서먼 전 사령관] “So there's instances where you could use ROK forces, but the primary mission, I believe of ROK forces is for the defense of the Korean Peninsula and to deter North Korea. So we don't have another war over there. That's what I believe. (중략) But the first and foremost mission in my mind is for ROK forces to stay focused on the defense of South Korea. We never wanna give anybody an opening to take advantage.”

서먼 전 사령관은 타이완 해협에서 분쟁이 발생할 경우에도 “한국군의 가장 중요한 임무는 한국 방어에 집중하는 것”이라며 “누구라도 이득을 취할 기회를 주기를 원치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타이완 해협 유사 시 북한이 이를 이용해 무모한 도발을 감행하려는 시도를 억제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지적입니다.

서먼 전 사령관은 “한국은 아직 정전 상태란 사실을 잊어선 안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데이비드 맥스웰 아태전략센터 부대표. 사진 = Center for Asia Pacific Strategy.
데이비드 맥스웰 아태전략센터 부대표. 사진 = Center for Asia Pacific Strategy.

한미연합사 작전참모를 역임한 데이비드 맥스웰 아태전략센터 부대표는 이날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우선 주한미군은 타이완 분쟁에서 역할이 거의 없다”면서 “한국군과 주한미군의 최우선 임무는 북한을 억지하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또 “한국군의 대부분은 지상군이고 타이완에서 미군이나 한국 육군이 지상전을 벌일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타이완 유사 시 한국이 우선적으로 해야 할 일은 북한 억제와 함께 타이완 해협의 항행의 자유를 확보하는 일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맥스웰 부대표는 “한국은 한국으로의 교역이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해상 교통로 방어에 기여할 책임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한국이 하늘과 바다의 항행의 자유를 보장하고 기여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맥스웰 부대표] “That means that South Korea has a responsibility to ensure that its commerce can flow to Korea. South Korea is dependent on oil, dependent on it's economy, is dependent on those shipping lanes, and so South Korea has a responsibility to contribute to the defense of the sea lines of communication to ensure that it's commerce continues to flow. So it's logical that South Korea would want to ensure and contribute to freedom of navigation of both air and sea.”

맥스웰 부대표는 타이완 유사 시 “한국의 경제와 국방에 결정적인 해상 교통로를 보호하는 것이 한국에도 이익”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타이완 유사 시 “일본 자위대가 한국군보다 더 큰 역할을 할 것”이라면서 “분쟁이 발생하면 한반도에서 억지력을 유지하는 것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맥스웰 부대표] “I think Japan's self defense forces will probably play a larger role in the Taiwan conflict because it is imperative that deterrence remain on the Korean Peninsula. If a conflict occurs in Taiwan, the most important job for the ROK US alliance is to prevent a conflict on the Korean Peninsula. And if conflict occurs on the Korean Peninsula, then the committed forces must defend South Korea. And so we have to understand there has to be a proper balance of alliance forces. You know to deal with multiple contingencies, but the priority for Korean forces must be to defend Korea and #1 to deter an attack by North Korea.”

그러면서 “타이완에서 분쟁이 발생하면 한반도에서 분쟁을 막는 것이 미한동맹의 가장 중요한 임무”라며 “동맹 전력에는 적절한 균형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맥스웰 부대표는 “여러 우발 상황에 대처해야 하지만 한국군의 최우선 임무는 한국 방어와 북한 억제”라고 강조했습니다.

또 미한일 3국의 해군과 공군뿐 아니라 육군 연합 훈련의 필요성과 관련해선 “연합 훈련은 3국 간 상호 운용성과 조율을 위해 항상 필요하다”면서 “연합 훈련은 3국 모두의 상호 방위를 위해 매우 중요하며, 모두에게 이익이 된다”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안준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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