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완 유사시 한국군이 개입하면 중국 억제 측면뿐 아니라 정당성 확보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미국 전문가들은 진단했습니다. 다만 한국군의 최우선 과제는 북한 억제란 점도 강조했습니다. 안준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편집: 조명수)
찰스 플린 미국 태평양육군사령관이 지난 6일 한국 평택의 캠프 험프리스에서 한국 언론과 가진 인터뷰에서 타이완 비상사태 발생 시 한국군이 동맹의 힘을 보여주기를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한국의 종합편성 채널인 ‘채널A’ 보도에 따르면 플린 사령관은 ‘중국의 타이완 침공 시 한국의 역할’과 관련해 “한국 정부가 결정할 일”이라면서도 한국군의 참여를 기대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로렌스 코브 전 국방부 차관보는 8일 VOA와의 전화 통화에서 타이완 유사시 미국 정부는 한국이 개입하기를 원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로렌스 코브 / 전 미국 국방부 차관보
“(미국은 한국이) 함께하거나 개입할 것이라는 메시지를 (중국에게) 전하길 원할 겁니다. 중국은 미국뿐 아니라 한국과 일본까지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타이완에 대해 아무것도 하지 못하게 하는 억제책이 될 수 있습니다.”
코브 전 차관보는 그러면서 미국은 전 세계에서의 역할과 모든 비상사태들을 고려할 때 다른 나라들의 개입을 원할 것이라면서 이를 통해 더 많은 역량을 확보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미국 국민으로부터 더 많은 지지를 받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브루스 베넷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도 이날 VOA와 전화 통화에서 미국은 한국군이 타이완 유사시 개입하기를 원할 것이라고 진단했습니다.
미국이 한국전쟁에 참전했을 때 많은 나라들이 참전했고, 미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었지만 그들의 참전 사실 자체만으로도 미국 참전의 정당성을 확보할 수 있었다는 것입니다.
브루스 베넷 /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
“현재 세계에서 연합 세력을 갖는 것은 미국에게 중요합니다. 미국 단독으로 무언가를 하려고 하면 많은 나라들이 매우 비판적일 겁니다. 그러나 다른 나라들이 힘을 보탠다면 비록 많은 군사력은 아니더라도 국제적으로 훨씬 더 많은 지지를 얻게 될 것입니다.”
하지만 타이완 유사시에도 한국군의 최우선 임무는 북한 억제란 점도 재확인됐습니다.
제임스 서먼 전 주한미군 사령관은 ‘타이완 유사시’라는 가정에 대해 추측하지 않겠다면서, 한국군의 가장 큰 임무는 한반도 방어와 북한 억지라고 강조했습니다.
한국은 아직 정전 상태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되며, 타이완 해협 유사시 북한이 이를 이용해 무모한 도발을 감행하려는 시도를 억제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제임스 서먼 / 전 주한미군 사령관
“우리는 또 다른 전쟁을 원하지 않습니다. 가장 중요한 임무는 한국군이 한국을 지키는 데 집중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결코 (북한 등) 그 누구에게도 이득을 취할 기회를 주길 원치 않습니다.”
한미연합사 작전참모를 역임한 데이비드 맥스웰 아태전략센터 부대표 역시 북한 억지를 강조했습니다.
주한미군은 대부분 지상군이고 타이완 분쟁 시 미군이나 한국의 육군이 지상전을 벌일 일은 없을 것이라면서, 타이완 유사시라도 한국군과 주한미군의 최우선 임무는 북한 억지와 타이완 해협의 항행의 자유를 확보하는 일이라고 강조했습니다.
VOA 뉴스 안준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