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국회의원 총선거가 야당의 압승으로 마무리됐습니다. 윤석열 정부는 여당 참패의 민의에 따라 국정 쇄신을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제1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 10일 실시된 22대 국회의원 총선거에서 집권여당인 국민의힘에 압승했습니다.
11일 개표가 완료된 결과 민주당은 지역구에서 161석, 비례위성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에서 14석 등 전체 300석 중 175석을 석권했습니다.
국민의힘은 지역구 90석, 비례정당 국민의미래 18석 등 총 108석에 그쳤습니다.
1987년 대통령 직선제 도입 이후 집권여당이 이같이 큰 격차로 야당에 패한 것은 처음 있는 일입니다.
대통령 임기를 무려 3년여 남기고 치른 중간평가 성격의 총선에서 야당의 의석수가 집권여당을 이만큼 압도한 것도 사상 처음입니다.
윤석열 정부 출범 직후 치른 2년 전 지방선거에서는 국민의힘이 압승을 거뒀지만, 이로부터 2년 만에 치러진 총선에선 정반대의 결과가 나왔습니다.
이 같은 결과는 야권이 검찰독재 정권이라며 내세운 ‘윤석열 정부 심판론’이 판세를 결정짓는 가장 큰 요인으로 작용한데다 선거일에 임박해 잇따라 터진 정부발 악재들까지 겹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됩니다.
윤석열 정부 심판에 가장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며 비례대표만 내세워 이번에 새롭게 등장한 조국혁신당은 12석을 차지하며 돌풍을 일으켰습니다.
국민의힘은 야당의 대통령 탄핵과 개헌 저지선인 200명을 가까스로 저지했지만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 등 범야권 의석이 190석에 육박하면서 정국 주도권은 야권으로 넘어가게 됐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여당 참패의 민의를 받들어 국정 쇄신에 나서겠다고 밝혔습니다.
이관섭 대통령 비서실장의 브리핑 발언 내용입니다.
[녹취: 이관섭 비서실장] "총선에서 나타난 국민의 뜻을 겸허히 받들어 국정을 쇄신하고 경제와 민생 안정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라는 말씀을 주셨습니다."
한덕수 국무총리와 이관섭 비서실장을 포함한 대통령실의 모든 수석비서관급 이상 참모진들이 사의를 밝혀 대대적인 인적 개편과 조직의 변화를 예고했습니다.
다만 국가안보실은 자진 퇴진 대상에서 제외됐습니다.
이는 북한이 도발 수위를 높이고 전 세계적으로 국지전이 벌어지는 등 엄중한 외교안보 상황을 고려한 것이라는 관측입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환용입니다.
Foru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