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년 만에 석탄이 쌓인 북한 라진항에 계속 많은 양의 석탄이 유입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들 석탄이 어디로 향할지 주목됩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라진항을 촬영한 지난 18일 자 ‘플래닛 랩스(Planet Labs)’의 위성사진에선 온통 검은색으로 물든 부두를 볼 수 있습니다.
이곳은 ‘러시아 전용’으로 알려진 라진항의 서쪽 부두로, 앞서 VOA는 지난 7일부터 배가 정박하는 부두와 이곳에서 약 300m 떨어진 공터에 석탄이 쌓이기 시작해 14일 그 면적이 더 넓어졌다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
그런데 약 나흘 뒤 촬영된 위성사진에선 당시보다 더 많은 양의 석탄이 쌓인 장면이 확인된 것입니다.
특히 공터와 부두에 석탄이 쌓인 면적이 넓어지면서 이전까지 두 공간 사이에서 볼 수 있던 공간은 검은색으로 뒤덮였습니다.
이는 이곳에 석탄이 계속해서 유입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유엔 안보리는 2017년 채택한 대북 결의를 통해 석탄을 포함한 북한산 광물의 해외 수출을 전면 금지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번에 포착된 석탄이 북한산이고 이후 해외로 향한다면 이는 안보리 대북 결의 위반입니다.
다만 안보리는 ‘라진-하산’ 일대에서 선적되는 러시아산 석탄에 대해선 제재 ‘예외가 인정된다’고 명시한 바 있습니다. 만약 해당 석탄이 러시아산이라면 대북제재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것입니다.
이는 러시아산 광물을 러시아 하산에서 북한 라진항으로 운송한 뒤 이를 한국으로 보내는 일명 ‘라진-하산’ 프로젝트를 염두에 둔 조치였습니다. 하지만 이후 한국 정부가 북한에 기항한 선박의 입항을 6개월 동안 금지하는 자체 독자 제재 조치를 발표하면서 이 프로젝트는 사실상 유명무실해진 상태입니다.
다만 중국 기업 등이 라진항을 통한 러시아산 석탄 수입에 나서는 모습이 포착되는 등 한국이 아닌 제3국으로의 수출 가능성은 여전히 열려 있습니다.
하지만 이 경우에도 실제 제3국 선박이 북한에서 석탄을 선적할 수 있을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합니다.
앞서 VOA는 2019년과 2020년 여러 차례에 걸쳐 라진항에서 러시아 석탄을 선적해 중국과 베트남 등으로 운송해줄 선박을 찾는다는 내용을 담은 ‘선박 수배 안내문’을 확보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이후 VOA 취재 결과 이들 러시아 석탄은 어떤 배에도 실리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선박들이 나서지 않으면서 수출 자체가 무산된 것입니다.
당시 선박 업계 관계자는 대북제재 위반 논란에 휘말릴 수 있다는 우려가 선박 업계 내 팽배하다는 이유를 들며 “실제 입찰에 나서는 선박이 없었을 것”이라고 진단한 바 있습니다.
따라서 이번에도 러시아가 라진항을 통해 자국 석탄의 수출을 추진 중인 것인지, 또 그렇다면 이를 운송해 줄 선박을 찾을 수 있는지 등이 주목됩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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