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부는 미국의 북핵 정책에서 미봉책이나 타협책에 그치는 ‘중간 단계’가 없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는 입장을 거듭 확인했습니다. 북한이 핵 협상에 전혀 관심이 없어 ‘초기 단계’조차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안준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외교부는 1일 북핵 ‘중간 단계’ 유무를 둘러싼 논란과 관련해 “안보실장의 관련 언급은 미국이 완전한 비핵화를 덮어두고 핵 동결과 제재 완화 교환 수준의 미봉책에 그친다거나 또는 북한 핵을 일부 인정해 주고 핵 군축으로 나아간다는 타협책과 같은 의미의 중간단계는 없다는 점을 재확인한 것이라고 본다”고 밝혔습니다.
한국 외교부 대변인실은 전날 백악관이 “미국은 중간 조치를 고려할 용의가 있다”고 밝힌 데 대한 입장을 묻는 VOA 질의에 이같이 답했습니다.
앞서 장호진 한국 국가안보실장은 지난달 27일 한국의 공영방송 ‘KBS 1TV’의 시사프로그램에 출연해 미국이 핵동결과 제재 완화를 맞바꾸려는 협상안을 검토 중인 게 아니냐는 우려가 있다는 지적에 “그 문제에 대해서는 이미 상당히 미국의 상당한 고위층을 포함해서 여러 차례 그럴 계획은 전혀 없다, 중간 단계라는 것은 그런 것은 없다고 여러 번 확인을 했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은 장 실장의 발언과 관련한 입장을 묻는 VOA의 질의에 지난달 30일 “미국은 중간 조치를 고려할 용의가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습니다.
대변인은 “미국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라는 목표에 여전히 전념하고 있다”면서 “우리는 상호 이해를 증진하고 충돌 가능성을 줄이기 위해 북한과 대화를 재개하기를 진심으로 열망한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우리는 북한이 관심 있는 주제에 대해 논의할 준비가 돼 있다”며 “그런 대화에는 전제조건이 없음을 다시 한 번 강조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북한이 핵 협상에 나설 기미가 전혀 보이지 않기 때문에 이 같은 ‘중간 단계’ 논란은 공허하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게리 세이모어 전 백악관 대량살상무기 조정관은 1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중간 단계’ 논란과 관련해 “북한이 어떠한 중간 조치에도 동의할 의지가 전혀 보이지 않기 때문에 이것이 매우 중요한 문제라고 생각지 않는다”면서 “중간 단계는 존재하지도 않기 때문에 중간 단계의 유무를 논하는 것은 공허한 주장”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세이모어 전 조정관] “I don't think this is a very important issue only because North Korea is showing no willingness whatsoever to agree to any interim steps. So arguing about interim steps or no interim steps, it's kind of a hollow argument because that's not even available.”
세이모어 전 조정관은 이어 “미국에서 중간 단계라고 하면 초기 단계를 의미한다”며 “초기 단계는 미사일 실험 동결이나 핵 분열성 물질 생산 동결이 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 핵과 미사일 프로그램에 어떤 제약을 가할 수 있다면 한국 정부도 환영할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지금은 (북한 프로그램에 대한) 아무런 제약이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세이모어 전 조정관은 그러나 “김정은은 초기 단계나 중간 단계에 대한 합의 의지를 전혀 보이지 않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안준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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