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이 있습니까?
기자) 중국군이 사실상 타이완을 포위한 군사훈련을 시작했습니다. 리시 수낙 영국 총리가 오는 7월 4일 조기 총선을 치르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윌리엄 루토 케냐 대통령이 아프리카 지도자로서는 약 15년 만에 미국을 국빈 방문 중인 가운데 미국과 케냐가 안보 협력을 강화한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 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중국이 타이완 주변에서 군사훈련을 시작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중국군이 23일 타이완섬 주변에서 이틀 동안 진행되는 군사 훈련을 시작했습니다. 중국 인민해방군 동부전구는 성명을 내고 이날(23일) 오전 7시 45분에 타이완 주변에서 육해공군과 로켓군이 참여한 합동군사훈련을 시작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진행자) 중국군이 이번에 어떤 훈련을 하나요?
기자) 네. 동부전구는 이번 훈련이 합동 해상·공중 전투준비 태세 점검, 중요 표적들을 겨냥한 정밀 공격, 그리고 섬 안팎의 통합 작전에 중점을 두고 “합동 실제 전투 능력”을 시험한다고 설명했습니다. 동부전구는 또 훈련이 “타이완 독립 세력의 분리주의 행위들에 대한 강력한 처벌이며, 외부 세력의 개입과 도발을 겨냥한 엄중한 경고”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많은 언론이 이번 훈련이 이전과 사뭇 다르다고 지적하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훈련이 타이완섬 주변 5개 구역과 중국 본토와 가까운 섬들 주위에서 진행되는데요. 이건 완전히 타이완을 포위하는 모습입니다. 영국 BBC 방송은 전문가들을 인용해 이번 훈련이 타이완을 겨냥한 전면 공격을 가정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중국의 한 군사 전문가는 중국 관영 CCTV 방송에 이번 훈련에는 부분적으로 섬의 경제 봉쇄를 연습해 보려는 목적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이전에도 이런 훈련이 있었습니까?
기자) 아닙니다. BBC는 이렇게 타이완의 주요 섬을 둘러싸고 진행하는 훈련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번 훈련 명칭이 '연합리젠-2024A 연습'인데요. 로이터통신은 훈련 명칭에 ‘A’가 붙어 있어 후속 훈련이 있을 가능성을 열어놓았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타이완군은 훈련이 시작되자 어떻게 대응했습니까?
기자) 네. 타이완 국방부는 섬 주변 지역에 병력을 급파하고, 방공망과 지상 미사일 부대가 목표물들을 추적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또 중국 해군 함정 15척, 해경 함정 16척, 그리고 군용기 42대를 포착했고, 지금까지 실탄 사격은 관측되지 않았다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동부전구가 성명에서 훈련이 분리주의자들에 대한 강력한 처벌이라고 했는데, 이와 관련해서 중국 측이 최근에 취임한 라이칭더 타이완 총통을 언급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CCTV는 23일 메신저인 위챗 공식 계정에 올린 글에서 라이 총통이 “역사의 수치스러운 기둥에 틀림없이 못 박힐 것”이라고 비난했습니다. CCTV는 또 그가 양안 갈등을 촉발할 수 있는 “가장 큰 숨겨진 위험”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중국은 라이 총통 취임사에 강하게 반발했죠?
기자) 네. 라이 총통은 취임사에서 중국 측에 타이완에 대한 위협 중단, 그리고 양안 사이 평화를 촉구했는데요. 이에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취임사가 완전한 수치라고 비난했습니다.
진행자) 중국 외교부가 이번 훈련에 관해 논평했습니까?
기자) 네. 왕원빈 외교부 대변인은 타이완에서 진행 중인 훈련이 국가 주권을 수호하기 위해 필요하고 적법한 조처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타이완 분리주의 세력이 파도를 일으킬 때마다 중국과 국제사회는 ‘하나의 중국’ 원칙을 수호하기 위한 노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타이완 쪽에서는 어떤 반응들이 나왔나요?
기자) 네. 타이완 외무부는 중국 측에 이성적으로 행동하고, 타이완 해협의 평화와 안정을 훼손하는 것을 중단하라고 촉구했습니다. 그런가 하면 타이완 총통실은 중국이 일방적인 군사 도발로 타이완의 민주적 자유와 지역 평화, 그리고 안정을 위협한다며 유감을 나타냈습니다. 하지만 국민들이 타이완이 안보를 지킬 수 있다고 안심해도 된다고 총통실은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중국군이 대규모 훈련을 시작했는데, 현재 타이완 국내 분위기는 어떻습니까?
기자) 네. 타이완 사람들에 오랫동안 익숙한 경계경보는가 나오지는 않았습니다. BBC는 중국과는 달리 타이완 사회연결망서비스(SNS)는 조용하다고 밝혔습니다. 오히려 훈련보다 일본 여배우와 관련된 소식이 인터넷 검색 순위가 높다는데요. BBC는 타이완 사람들이 중국군 훈련 소식을 대수롭지 않게 여긴다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영국이 조기 총선을 하기로 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리시 수낙 영국 총리는 조기 총선을 오는 7월 4일에 치르겠다고 22일 발표했습니다. 이번 총선은 지난 2016년에 치러진 EU 탈퇴(브렉시트) 찬반을 물었던 국민투표 이후 세 번째 총선입니다.
진행자) 수낙 총리가 속한 보수당이 오랫동안 집권하고 있죠?
기자) 네. 14년 동안 집권하고 있습니다. 수낙 총리는 이제 영국이 미래를 선택할 순간이라면서 찰스 3세 국왕이 조기 총선을 승인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수낙 총리가 조기 총선을 택한 이유가 뭡니까?
기자) 네. 여론조사를 해보면 보수당이 제1 야당인 노동당에 크게 뒤지는 것으로 나오는데요. 많은 언론은 수낙 총리가 이런 상황을 돌파하기 위해 조기 총선이라는 승부수를 던졌다고 분석합니다. AFP통신은 정치평론가들을 인용해 이전보다 좋아진 영국 경제 상황을 총선 승리의 동력으로 삼으려고 수낙 총리가 조기 총선을 택했다고 분석했습니다.
진행자) 조기 총선에 대해 야당은 어떻게 반응했나요?
기자) 네. 노동당의 키어 스타머 대표는 이번 총선이 14년 동안 보수당이 불러온 혼란에서 한 쪽을 넘길 수 있는 기회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함께 영국을 재건하고, 나라를 바꾸기를 시작할 수 있다고 스타머 대표는 강조했는데요. 스타머 대표는 지난주 강경 좌파 정책보다 유권자들에게 더 다가갈 수 있는 6가지 중요 공약을 발표했는데요. 현재 노동당은 중도 좌파 성향을 보입니다.
진행자) 현재 보수당 지지율이 노동당에 얼마나 뒤지는 겁니까?
기자) 네. 노동당 지지율은 거의 2년 동안 꾸준하게 20%P차로 보수당에 앞서고 있습니다.
진행자) 실제로 보수당은 올해 치러진 선거에서 불안한 모습을 보였죠?
기자) 그렇습니다. 몇몇 의회 특별선거에서 연달아 졌고, 또 의원 2명이 최근 노동당으로 당적을 바꾸는 일도 있었습니다.
진행자) 이번 영국 조기 총선에서 중요한 쟁점이라면 어떤 것을 들 수 있을까요?
기자) 네. AP통신은 경제와 이민, 보건, 그리고 환경 문제를 들었습니다. 이 가운데 역시 경제 문제가 가장 중요한데요. 보수당은 지난 2022년에 11.1%로 정점을 찍은 물가 상승률을 절반으로 낮춘다는 목표를 달성했습니다. 하지만 수낙 총리가 14년 집권 이후 보수당 정권에서 국가 재정이 여전히 안전하다는 점을 대중들에게 확신시켜야 하는 어려운 과제에 직면해 있다고 AFP통신은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AP통신이 쟁점으로 꼽은 항목 중에 이민 문제는 영국 안에서 큰 논란거리였죠?
기자) 그렇습니다. 영국해협을 건너서 영국에 망명을 신청하려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이 사람들을 처리하는 문제를 두고 논란이 많았습니다. 이전 총선에서 수낙 총리가 국경통제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약속하면서 집권했는데요. 하지만 정부가 국경통제에 실패했다는 우려가 나왔습니다. 그래서 이 문제가 총선 결과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눈길이 쏠립니다.
진행자) 보건과 환경 항목에서는 어떤 내용이 중요한가요?
기자) 네. 보건 분야에서는 영국 ‘국가보건서비스(NHS)’ 문제를 들 수 있습니다. 영국 시민들은 NHS를 무료로 이용합니다. 그런데 치과부터 암 치료까지 환자들이 너무 오래 기다려야 하는 것으로 악명이 높아서, 이번 총선에서 이 NHS 개혁 문제가 쟁점 가운데 하나입니다. 또 환경 항목에서는 수낙 총리가 휘발유나 경유 승용차 판매 종료 시한을 미루거나 북해에서 새로운 석유 시추를 승인하는 등 환경 보호 정책을 후퇴시켰다는 비난을 받는데요. 유권자들에게 이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눈길을 끕니다.
진행자) 영국 유권자들이 이번 총선에서 몇 명을 뽑는 건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하원 의원 650명을 선출하는데요. 이들 임기는 5년입니다. 하원에서 단독이나 연합으로 다수를 차지한 정당이 정부를 구성하고요. 이 정당 수장이 총리가 됩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동아프리카에 있는 나라, 케냐의 대통령이 미국을 국빈 방문 중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윌리엄 루토 케냐 대통령이 22일부터 사흘 일정으로 미국을 국빈 방문하고 있습니다. 아프리카 지도자가 국빈 자격으로 미국을 방문하는 것은 거의 16년 만에 처음인데요. 지난 2008년 조지 W. 부시 대통령 때 존 쿠푸오르 가나 대통령이 미국을 국빈 방문한 적이 있습니다.
진행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루토 대통령이 만났습니까?
기자) 네. 루토 대통령은 23일 부인 레이첼 루토 여사와 백악관을 방문했습니다. 백악관은 양국 관계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루토 대통령 부부를 성대하게 환영했고요. 바이든 대통령과 루토 대통령은 이날 정상회담에 이어 공동 기자회견을 진행했습니다.
진행자) 양국 정상들의 주요 발언 내용 짚어볼까요?
기자) 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23일) 공동 기자회견에서 약 60년 전 케냐가 독립을 선언한 이래 구축된 두 민주주의 국가, 미국과 케냐의 관계 발전은 양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오전 환영식에서는 미국과 케냐가 보건과 안보, 경제안보, 사이버 보안, 기후 안보 등 국민들의 삶에서 가장 중요한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함께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는데요. 이러한 분야에서 루토 대통령의 대담한 리더십이 매우 중요하며 큰 영향을 미쳤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케냐 대통령의 주요 발언 내용도 들어보죠.
기자) 네. 루토 대통령은 미국 정부의 따뜻한 환영에 감사를 표하면서 미래 관계에 더 방점을 찍었는데요. “오늘 현재의 문제를 해결할 뿐만 아니라 훨씬 더 유망하고 번영하며, 더 공정하고 자유로우며, 건강하고 훨씬 더 번영하는 미래가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습니다.
진행자) 루토 대통령의 이번 미국 방문에 맞춰, 몇 가지 중요한 움직임이 진행되고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23일) 공동 기자회견에서, 케냐를 ‘주요비나토동맹국(Major Non-NATO Ally∙MNNA)’으로 지정한다고 밝혔습니다. 바이든 정부는 23일 이를 미국 의회에 통보했고요. 의회가 반대하지 않으면, 30일 후 효력을 발휘하게 됩니다. 주요비나토동맹국이란 나토 동맹은 아니지만, 미국과 군사적 관계를 맺는 동맹국을 의미합니다.
진행자) 한국도 미국이 주요비나토동맹국으로 지정한 나라 가운데 하나죠?
기자) 맞습니다. 한국과 일본, 이스라엘, 호주 등 18개 국가가 미국의 주요비나토동맹국으로 지정돼 있습니다. 케냐가 지정될 경우 아프리카 사하라 사막 이남 국가 가운데서는 처음인데요. 이는 현재 서아프리카 니제르에서 미군이 철수를 준비하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의 안보 협력이 동아프리카로 이동하는 전략적 움직임으로 풀이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번 미국과 케냐 정상회담에서 또 어떤 중요한 의제가 논의됐습니까?
기자) 네. 아프리카에 있는 많은 나라가 지금 막대한 부채에 허덕이고 있는데요. 특히 중국의 대규모 차관 제공에 따른 부채가 심각합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를 논의하기 위한 ‘나이로비-워싱턴 비전’을 출범한다고 밝혔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미국 정부는 위기에 처한 가난한 나라들을 지원하기 위해 세계은행 산하 국제개발협회에 2억5천만 달러의 보조금을 제공하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또 이와는 별도로,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신탁자금에 최대 210억 달러를 대출해 저소득 국가들을 무이자로 대출 지원하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케냐는 지금 극심한 혼란을 겪고 있는 아이티에 대한 치안을 돕겠다고 밝혀왔는데요. 이 부분에 관해서도 이야기가 나왔습니까?
기자) 네. 아이티는 지난 2021년 조브넬 모이즈 대통령이 암살된 이래 갱단의 준동과 자연재해 등으로 거의 무정부 상태에 놓여 있는데요. 케냐 정부는 조만간 1천 명의 경찰을 아이티에 파견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바이든 정부는 케냐의 아이티 임무를 위해 3억 달러의 재정 지원을 약속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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