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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22년 연속 최악 인신매매국 지정...“국가 차원 범죄 자행”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이 24일 이날 공개된 ‘2024 인신매매 실태 보고서’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이 24일 이날 공개된 ‘2024 인신매매 실태 보고서’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

국무부가 북한을 22년 연속 최악의 인신매매 국가로 지정했습니다. 국내외에서 벌어지는 강제 노동과 탈북자에 대한 노동교화형 처분 등 국가 차원에서 인신매매 범죄가 자행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22년 연속 최악 인신매매국 지정...“국가 차원 범죄 자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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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무부가 ‘2024 인신매매 실태 보고서’에서 북한을 또다시 최하위인 3등급(Tier 3) 국가로 지정했습니다.

[보고서] “The Government of the Democratic People’s Republic of Korea (DPRK) does not fully meet the minimum standards for the elimination of trafficking and is not making significant efforts to do so; therefore, the DPRK remained on Tier 3.”

국무부는 24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북한 정권은 인신매매 근절을 위한 최소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고, 이와 관련한 의미 있는 노력을 기울이지 않고 있어 3등급 국가로 남게 됐다”고 밝혔습니다.

2003년 처음 3등급을 받은 북한은 이로써 올해로 22년 연속 최악의 인신매매 국가라는 오명을 썼습니다.

보고서는 “조사 기간 기존의 정치적 탄압 체계의 일부인 정치범 수용소와 노동교화소뿐 아니라 성인과 아동에 대한 대량 동원, 북한인 해외 노동자에 대한 강제 노동 여건 부과 등에서 인신매매에 대한 정권의 정책 혹은 패턴이 존재했다”고 지적했습니다.

[보고서] “During the reporting period, there was a government policy or pattern of human trafficking in political prison camps and “labor training centers” as part of an established system of political repression, as well as mass mobilizations of adults and children and the imposition of forced labor conditions on North Korean workers overseas. The government used proceeds from state-sponsored forced labor to fund government operations.”

그러면서 “북한 정권은 국가 차원의 강제 노동으로 얻은 수익을 정부의 운영 자금으로 사용했다”고 비판했습니다.

구체적인 사례도 제시했습니다.

보고서는 “북한은 정치범 수용소에 대략 8만~12만 명 그리고 ‘노동을 통한 재교육’ 수용소를 포함한 시설 등에 미확인된 인원을 수감하고 있다”며 “대부분의 경우, 이들 수감자들은 범죄 혐의로 기소되거나 공정한 사법 심리를 통한 기소, 유죄 판결, 형을 선고받지 못했다”고 밝혔습니다.

또 “아동을 포함한 수감자들은 가혹한 환경에서 장시간 벌목과 광산, 제조 혹은 농업 분야에 투입돼 강제 노동을 한다”며 “많은 경우 정권은 한 명이 기소되거나 체포되면 모든 가족을 구금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보고서] “In prison camps, inmates, including children, are subject to forced labor, including in logging, mining, manufacturing, or farming for long hours under harsh conditions. In many cases, the government also detains multiple family members if one member is accused or arrested. Authorities in some cases subject children to forced labor for up to 12 hours per day, do not allow them to leave the camps, and offer limited access to education.”

이어 “어떤 경우엔 아동에게 12시간 강제 노동을 시키면서 수용소를 벗어나지 못하게 하고, 교육 기회도 제한적으로 제공한다”고 덧붙였습니다.

그 밖에 북한 법이 탈북과 탈북 미수 행위를 범죄로 규정하고 있다면서 “탈북 혹은 다른 국가로의 망명을 목적으로 국경을 넘은 어린이를 포함한 개인에겐 최소 5년의 노동교화형이 선고된다”고 보고서는 지적했습니다.

아울러 탈북 사건이 ‘중대한’ 경우엔 “무기한 구금과 강제 노동, 재산 몰수 혹은 사형에 처해질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보고서는 북한 내 인신매매범들이 여성과 아동을 성매매로 착취한다며 관련 사례도 소개했습니다.

“대학 등록금을 내지 못한 여대생들이 성매매에 무방비로 노출됐고, 이후 평양 고위층을 대상으로 한 성매매 조직에 연루된 혐의로 노동교화소에 보내졌다”는 것입니다.

이에 따라 보고서는 국가 차원의 강제 노동 부과와 강제 북송 주민에 대한 강제 노동 처벌, 해외 노동자 임금 압류 등 총 11개의 인신매매 행위를 중단할 것을 권고 사항으로 제시했습니다.

국무부는 중국과 러시아에 대한 인신매매 실태 보고서에서도 북한 문제를 언급했습니다.

중국 보고서는 “(중국) 당국은 탈북 망명 희망자를 계속 구금하고 있으며, 일부는 강제로 북한으로 돌려보냈다”면서 강제 북송된 탈북민들은 “고문과 강제 낙태, 강제 노동, 처형 등 가혹한 처벌에 취약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중국) 공안은 북한 해외 노동자를 고용하는 사업주들과 협력해 작업장에서 탈출한 노동자들을 은밀한 방식으로 체포해 북한으로 돌려보낸 것으로 전해진다”고 보고서는 지적했습니다.

이어 “중국 정부는 북한 국경 근처에서 난민을 감시하고 지원하려는 유엔 기관의 접근도 계속 제한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러시아에 대해선 “지난 몇 년 간 북한이 러시아에서 노동 캠프를 운영하며 수천 명의 북한 노동자를 착취했다는 믿을 만한 보고서가 있음에도 러시아 정부는 북한 노동자에 대한 인신매매 지표 검사를 실시하거나 피해자를 확인하지도 않았다”고 지적했습니다.

또한 “(러시아) 정부는 탈출을 시도한 북한 노동자를 인신매매 지표 검사를 실시하지 않고 송환했다”고 덧붙였습니다.

보고서는 러시아 내 북한 노동자의 수는 정확히 알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러시아 국경관리국을 인용해 2023년 동안 총 1천117명의 북한 국적자가 러시아에 입국했다고 지적했습니다.

또한 극동 지역 당국이 여러 건설 프로젝트에 투입할 약 2천 명의 북한 노동자를 공개적으로 요청하고, 러시아 정부가 2~5만 명의 북한 노동자를 극동 지역으로 초청하는 방안을 논의한 사실을 담은 현지 언론 보도를 소개했습니다.

이와 더불어 보고서에는 러시아와 북한 당국이 2024년 1월 약 150명의 북한 노동자를 러시아가 점령 중인 우크라이나 지역의 건설 작업에 투입했다는 내용도 담겼습니다.

국무부는 중국과 러시아를 3등급 국가로 지정했습니다.

신디 다이어 국무부 인신매매 담당 대사가 24일 이날 공개된 ‘2024 인신매매 실태 보고서’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
신디 다이어 국무부 인신매매 담당 대사가 24일 이날 공개된 ‘2024 인신매매 실태 보고서’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

신디 다이어 국무부 인신매매 담당 대사는 이날 국무부 브리핑에서 중국 정부의 강제 북송 문제와 관련한 질문에 “중국은 여전히 우리에게 중대한 우려 국가로 남아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다이어 대사] “The PRC remains a country of great concern to us. It, of course, is on Tier 3 and it is one of the countries where we have assessed that there is a policy or pattern of government sponsored trafficking. You mentioned one critical vulnerable group, which is individuals from North Korea.”

이어 “물론 중국은 3등급에 올라있다”며 “이는 우리가 인신매매를 후원하는 정책 혹은 패턴이 있는 것으로 평가한 나라 중 하나라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중국 내 탈북민을 비롯해 위구르와 티벳 민족 등 소수민족의 강제 노동을 중국과 관련된 인신매매 우려 사안으로 제기했습니다.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은 이날 보고서를 발표하는 자리에서 “인신매매가 법치주의를 훼손하고, 국경 보안을 약화시키며, 사람들의 경제적 기회도 제한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블링컨 장관] “–It also undermines the rule of law. It weakens border security. It limits people’s economic opportunity. And while trafficking is as old as humanity itself, perpetrators continue to evolve their methods.”

그러면서 “인신매매는 인류의 역사만큼 오래됐지만 가해자들은 계속 수법을 진화시키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국무부는 매년 ‘인신매매 실태 보고서’를 통해 인신매매 감시대상국을 지정하고 강력히 규탄하고 있습니다.

최악의 등급인 3등급으로 지정된 나라들은 미국 정부로부터 일부 지원을 받지 못하는 등의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또 미국 대통령은 인도주의나 무역과 관련되지 않은 미국 정부의 대외 지원에서 이들 나라들을 제외할 수도 있습니다.

올해는 북한, 중국, 러시아와 함께 아프가니스탄과 벨라루스, 쿠바, 이란 등 13개 나라가 3등급을 받았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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