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북한을 방문한 유엔 식량농업기구 FAO의 취둥위 사무총장이 북한이 농업 발전과 식량 안보에서 큰 성과를 냈다고 주장했습니다. 미국 내 북한 전문가들은 북한의 농업 생산성이 여전히 세계 최하로 주민들을 먹여 살릴 수 없다면서 취 사무총장의 주장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습니다. 안준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편집: 김정규)
유엔 식량농업기구FAO는 17일 홈페이지에 취둥위 사무총장이 13일부터 16일까지 북한을 방문했다며 역사적인 방북이라고 자평했습니다.
그러면서 취 사무총장의 이번 방북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식량 안보와 영양 문제를 해결하고 북한 농식품 시스템의 회복력과 지속 가능성을 강화하는 것이 목표였다고 설명했습니다.
특히 취 사무총장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지도 아래 북한 주민들이 농업 발전과 식량 안보, 평양시에서 위대한 성과를 거뒀다고 치하했고, 북한이 2019년 코로나 팬데믹 발발 이후 유엔 전문기구 수장으로는 처음으로 방북을 허용한 데 대해 사의를 표했다고 밝혔습니다.
이 같은 발언에 대해 북한 경제 전문가인 윌리엄 브라운 미국 메릴랜드대 교수는 전혀 존중할 수 없는 발언이라고 밝혔습니다.
북한 농업 발전의 오랜 역사는 총체적 재앙이었고, 계속된 기근으로 여전히 많은 영양실조 환자들이 있는데도 북한 농업에 대해 칭찬하는 것은 기괴한 일이라고 비판한 것입니다.
윌리엄 브라운 / 미국 메릴랜드대 교수
“북한 농업의 실체는 그들의 생산성이 전 세계에서 가장 낮다는 것입니다. 주민들을 먹여 살리기 위해 많은 일들이 진행되지만 북한 당국은 주민들을 먹여 살리지 못합니다. 그것은 잔혹한 일입니다. 그들의 사회화된 농업, 일을 하지 않는 집단 농장이기 때문입니다.”
브래들리 뱁슨 전 세계은행 고문은 취 사무총장이 중국인이라는 사실을 지적하면서 그의 발언은 수사적인 것으로 규정했습니다.
그러면서 중요한 것은 행동이며, 개방과 협력 관계 재구축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브래들리 뱁슨 / 전 세계은행 고문
“지금 북한은 농업 프로그램을 다시 활성화할 방법을 찾고 있고 FAO를 다시 끌어들여 앞으로 나갈 길을 찾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은 많은 의미가 있습니다. 실용적이고 전문적인 방식으로 유엔에 다시 개방하려는 의지라고 보고, 좋은 조치라고 생각합니다.”
뱁슨 전 고문은 그러면서 중국과의 무역을 위해 국경을 재개방하는 것은 북한의 경제 특성 때문에 북한 농업에서 매우 중요하며, 북한은 식량을 수입해야만 하고, 수입한 식량과 비료 대금을 지급할 방법을 찾아야만 한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취 사무총장은 북한 방문 당시 평양 주재 중국대사관을 찾아가 왕야쥔 북한주재 중국 대사를 만났습니다.
취 총장과 왕 대사가 이번 회동에서 북한 상황에 관해 어떤 언급을 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다만 취 총장은 왕 대사에게 FAO 관련 현안을 소개한 뒤 중국의 장기적인 지원에 감사를 표했으며, 왕 대사는 중국은 FAO 창립국 중 하나로 FAO와의 협력을 고도로 중시하고, FAO의 업무를 전력으로 지지한다고 말했다고 중국대사관이 밝혔습니다.
FAO는 지난 5일 ‘작황 전망과 식량 상황 보고서’에서, 북한에 대해 18년 연속 식량 부족 국가로 분류하고 외부 식량 지원이 필요한 45개국에 포함시켰습니다.
VOA 뉴스 안준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