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대통령이 대선을 석 달여 앞두고 민주당 대선 후보를 사퇴함으로써 재선 도전을 포기한 것은 세계 정치 역학구도에 영향을 미치는 매우 이례적인 사건이라고 미국의 정치 전문가들이 평가했습니다. 바이든의 후보 사퇴와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암살시도 등으로 일시적인 혼란은 있겠지만 굳건한 미국 민주주의 체제의 위기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조상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편집: 이상도)
조 바이든 대통령이 21일 발표한 서한을 통해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에서 사퇴했습니다.
이어 남은 임기 동안 대통령의 의무에만 집중하겠다고 밝히고,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후보 승계를 지지했습니다.
미국의 정치학자들은 선거를 100여 일 앞두고 현직 대통령이 재선 도전 포기는 매우 이례적이라면서 미국은 물론 전 세계 정치 및 역학 구도에 영향을 미치는 큰 사건이라고 평가했습니다.
국승민 / 미시간주립대 정치학 교수
“해리 트루먼 전 대통령과 린든 존슨 전 대통령처럼 재선 불출마를 결정하고 선언한 대통령들이 있었지만, 이렇게 선거 막판에 불출마를 하는 것은 전례 없는 일입니다. 이것은 매우 중대한 결정이 될 것이며, 올해 전체 경선 판도를 뒤흔들 것입니다.”
전문가들은 바이든 대통령의 후보 사퇴가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암살 시도로 공화당에 쏠렸던 대중의 관심을 일단 민주당으로 돌리게 할 것으로 진단했습니다.
션 새비지 / 세인트 메리 노트르담대 정치학 교수
“이제 언론과 대중의 관심은 도널드 트럼프 후보와 공화당에서 민주당으로 옮겨갈 것입니다. 미국의 흑인 여성은 가장 충성스럽고 신뢰할 수 있는 민주당 유권자층입니다. 지금 민주당은 최초의 유색인종 여성 대통령 후보 지명을 목전에 두고 있습니다. 그것이 또 다른 요인이라고 생각합니다.”
전문가들은 지난 몇 주간 트럼프 전 대통령을 겨냥한 암살 시도와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후보 사퇴 압박 등이 이어지면서, 미국 정치와 유권자들이 다소 혼란과 분열을 겪고 있다는 데 동의했습니다.
다만, 이 같은 정치의 양극화는 전 세계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현상으로 미국의 오랜 민주주의 전통과 굳건한 체제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제프 새도우 / 루이지애나주립대 역사·사회학과 교수
“미국은 민주주의 구조와 정신을 강화해 온 오랜 역사를 갖고 있습니다. 따라서 사람들은 암살 시도에 분노하고, 갑작스런 대통령 후보 사퇴 여파를 궁금해할 겁니다. 그러나 이것이 우리 정부 시스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한 우려는 전혀 없습니다. 선거가 어떻게 치러지고 정부가 어떻게 운영되는지에 대한 헌법 기본 규칙에 대해 놀랍도록 광범위한 합의가 있기 때문입니다.”
전문가들은 그러면서 정치인들은 이번 사건들을 겪으면서 이번 미국 대선을 단순히 정권을 차지하려는 권력 싸움이 아니라, 혼란을 극복하고 단합된 미국을 만들기 위한 기회로 삼을 수 있도록 더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VOA 뉴스 조상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