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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마스-파타, 대단결 합의... 러, 자유유럽방송 기자에 징역형 선고


왕이 중국 외교부장(사진 중앙)이 23일 베이징에서 파타와 하마스가 베이징선언에 서명하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왕이 중국 외교부장(사진 중앙)이 23일 베이징에서 파타와 하마스가 베이징선언에 서명하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이 있습니까?

기자) 미국이 테러 단체로 지정한 팔레스타인 무장 조직 하마스와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의 여당 격인 파타가 분열을 끝내고 단합하겠다는 내용을 담은 베이징선언에 서명했습니다. 러시아 법원이 또 미국 국적을 가진 기자에게 징역형을 선고했습니다. 케냐에서 반정부 시위대와 친정부 시위대가 충돌하며 정국 혼란이 격화하고 있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 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팔레스타인 정파들이 분열을 끝내기로 합의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하마스와 파타를 포함한 팔레스타인 정파들이 분열을 종식하고 민족 단결을 강화하기로 23일 중국 베이징에서 합의했습니다. 14개 팔레스타인 정파는 21일부터 중국 정부가 중재한 대화에 참여했는데요. 행사 마지막 날인 23일 그런 내용을 담은 ‘베이징선언’에 서명했습니다.

진행자) 하마스와 파타 측이 이번 베이징선언에 관해서 어떻게 설명했습니까?

기자) 네. 하마스 고위 관리인 아부 마르주크 씨는 왕이 중국 외교부장과 다른 대표들을 만난 뒤에 “우리는 오늘 민족 단결을 위한 협정에 서명하고, 이 여정을 마무리하는 길이 민족 단결이라고 말한다”고 밝혔습니다. 또 “우리는 민족 단결에 전념하고 이를 촉구한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마무드 알룰 파타 부위원장은 팔레스타인의 대의에 대한 중국의 끝없는 지지에 감사한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이번 합의를 중재한 중국 정부 쪽에서는 무슨 말이 나왔나요?

기자) 네. 왕이 부장은 서명식이 끝나고 난 후 “가장 두드러진 점은 전후 가자지구 통치에 대해 임시 민족 화해 정부를 꾸리는 데 합의한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또 “화해는 팔레스타인 정파들 내부 문제이지만, 동시에 국제 공동체 지지 없이는 달성할 수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파타와 하마스가 통합된 임시 정부를 만들겠다는 말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하마스 고위 관리인 후삼 바드란 씨는 민족 통합 정부가 가자지구와 요르단강 서안 지역에서 팔레스타인인들 문제를 관리하고, 재건을 감독하며, 선거 여건을 준비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런데 이건 지난해 가자지구 전쟁이 시작된 뒤 지금까지 하마스 측이 촉구하고 제안했던 입장입니다.

진행자) 파타와 하마스는 팔레스타인을 두고 오랫동안 경쟁했죠?

기자) 네. 두 조직이 모두 정당이자 정치 세력입니다. 그런데 지난 2006년 팔레스타인 선거에서 하마스가 크게 이겼는데요. 이후 두 조직 사이에 유혈 충돌이 벌어졌습니다. 그러자 하마스가 가자지구에서 파타를 몰아냈는데요. 이때부터 하마스가 가자지구를 통치하고, 파타는 요르단강 서안에서 부분적인 행정권을 가진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를 통제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전에도 하마스와 파타 사이에 화해를 위한 대화가 있지 않았나요?

기자) 그렇습니다. 과거에 몇 차례 화해 시도가 있었는데 모두 실패했습니다. 특히 지난 2011년에도 비슷한 합의가 나왔는데, 이것도 실행되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중국이 이번에 중재한 합의도 실제 문제 해결로 이어질 수 있을지 의문이 제기된다고 AP통신은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하마스와 이스라엘 사이 전쟁이 길어지는 가운데 이번 합의가 나왔군요?

기자) 네. 가자지구에서 전쟁이 9개월 동안 계속되고, 파타 근거지인 요르단강 서안에서 폭력 사태가 급증하자 하마스와 파타가 화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졌습니다. 앞서 하마스는 전쟁 전에 했던 것처럼 가자를 통치하기를 원하지 않고, 팔레스타인 여러 정파 합의로 총선으로 가는 길을 준비할 전문 관료 정부를 만들자고 촉구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중국은 가자 전쟁이 시작된 이후 자신들을 중재자로 자리매김하려고 하죠?

기자) 그렇습니다. 중국은 이번 전쟁에서 미국보다 더 적극적으로 중재자 역할을 자처했습니다. 중국 정부는 오랫동안 팔레스타인과 친밀한 관계를 유지했는데요. 그런데 이스라엘과도 좋은 관계를 유지하면서 이른바 ‘두 국가 해법’을 지지하고 있습니다. 한편, 왕이 부장은 이번 화해 협상에서 포괄적이고 지속 가능한 휴전, 그리고 팔레스타인 자치 진흥과 유엔에서의 완전한 승인을 촉구했습니다.

진행자) 중국 정부는 최근 중동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려고 노력하고 있지 않습니까?

기자) 네. 역내 분쟁에서 중재자 역할을 자임하면서 영향력 확대를 꾀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중국은 지난해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의 역사적인 화해를 중재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이번 베이징선언에 관해서 이스라엘 쪽에서 나온 말이 있습니까?

기자) 네. 이스라엘은 이번 합의를 즉각 비난했습니다. 이스라엘 카츠 외무장관은 “하마스 통치가 무너질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마무드 압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이 전쟁을 유발한 하마스를 포용했다고 비난했습니다.

러시아 법원이 23일 허위 정보 유포 혐의로 징역형을 선고한 알수 크루마셰바 자유유럽방송(RFE/RL) 기자
러시아 법원이 23일 허위 정보 유포 혐의로 징역형을 선고한 알수 크루마셰바 자유유럽방송(RFE/RL) 기자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미국 국적을 가진 기자가 또 러시아 법원에서 징역형을 선고받았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러시아 타타르스탄 공화국 카잔 법원에서 자유유럽방송(RFE/RL) 기자인 알수 크루마셰바 씨가 지난 19일 징역 6년 6개월 형을 선고받았습니다. 크루마셰바 기자는 러시아와 미국 국적을 모두 가졌는데요. 군에 관한 허위 정보를 유포한 혐의로 기소돼 재판받았습니다. 타타르스탄 대법원은 그가 보안이 중간 수준인 교도소에서 복역하도록 명령받았다고 밝혔습니다. 참고로 자유유럽방송은 미국 정부 지원을 받는 국제방송 기관입니다.

진행자) 크루마셰바 기자가 구체적으로 뭘 잘못했다는 겁니까?

기자) 네.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공개적 표현을 실질적으로 범죄화하는 법에 따라 러시아군에 관한 허위 정보를 유포한 혐의로 기소됐습니다. 이 법은 우크라이나 전쟁이 시작되고 며칠 뒤에 채택됐는데요. 국내외에서 크렘린을 비판하는 사람들을 표적으로 삼아서 많은 사람을 형사 범죄에 연루시켜 교도소로 보내는 데 사용됐습니다. 앞서 크루마셰바 기자는 지난해 6월 미국 여권을 등록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여권을 압수당한 뒤에 '외국 대리인'으로 등록하지 않은 혐의로 벌금형을 받았는데요. 나중에 혐의가 군에 대한 허위 정보 유포로 변경됐습니다.

진행자) 지난주 크루마셰바 기자에 대한 법원 선고가 나온 날에 다른 미국 기자도 러시아 법원에서 중형을 선고받았죠?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 소속으로 간첩 혐의로 기소된 에반 게르시코비치 기자가 같은 날(19일) 예카테린부르크에 있는 법원에서 징역 16년 형을 선고받았습니다. 앞서 러시아 검찰은 미국 중앙정보국(CIA) 명령에 따라 군 장비를 만들고 수리하는 공장에 관한 정보를 수집한 혐의로 게르시코비치 기자를 기소했습니다. 게르시코비치 기자는 냉전이 끝난 뒤에 러시아에서 간첩 혐의로 기소된 첫 서방 언론인입니다.

진행자) 두 기자에 대한 러시아 법원 선고에 대해서 미국 정부는 어떻게 반응했습니까?

기자) 네. 먼저 게르시코비치 기자에 대해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유엔 주재 대사는 지난주 러시아가 사람을 협상 수단으로 다룬다고 비난했습니다. 또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은 19일 게르시코비치 기자와 폴 윌런 씨, 그리고 여타 미국인이 러시아나 다른 곳에서 부당하게 구금된 것에 대해, 미국 정부가 말 그대로 매일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런데 블링컨 장관이 언급한 폴 윌런 씨는 지난 2018년 러시아에서 역시 간첩 혐의로 체포된 뒤에 16년 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입니다.

진행자) 크루마셰바 기자에 대해서는 미국 정부에서 어떤 말이 나왔나요?

기자) 네. 모스크바 주재 미국 대사관이 23일 성명을 내고 그를 석방하라고 촉구했습니다. 성명은 크루마셰바 기자가 진실과 객관적 보도에 타협하지 않고 헌신하는 원칙적인 기자라면서, 그의 수감이 러시아 언론에 있어 슬픈 날이라고 지적했습니다. 한편, 매튜 밀러 국무부 대변인은 기자들에게 크루마셰바 기자가 부당하게 구금됐는지에 대한 국무부 심의에 대해서 언급하기를 거부했습니다. 그렇지만 러시아 당국이 표적으로 삼은 크루마셰바 기자가 헌신적인 언론인이라며 그를 석방하라고 촉구했습니다.

23일 케냐 몸바사에서 반정부 시위대가 평화적 시위를 하는 가운데 진압 경찰이 최루탄을 발사하자 피하고 있다.
23일 케냐 몸바사에서 반정부 시위대가 평화적 시위를 하는 가운데 진압 경찰이 최루탄을 발사하자 피하고 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들어보겠습니다. 동아프리카 나라 케냐에서 정국 혼란이 계속되고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23일에도 케냐 수도 나이로비에서 친정부 시위대와 반정부 시위대 간의 충돌이 벌어졌습니다. 케냐에서는 지금 6주째 부정부패와 정부의 잘못된 통치에 항의하는 시위가 계속되면서 극심한 정국 혼란 양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진행자) 처음 시위가 촉발된 게 케냐 정부가 추진한 증세 법안 때문이었죠?

기자) 맞습니다. 케냐 정부는 과도한 부채 부담을 덜기 위해 27억 달러 규모의 세금 추가 인상 법안을 추진했는데요. 그러자 젊은 층이 중심이 돼서 수도 나이로비를 비롯한 곳곳에서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이어졌고요. 급기야 지난달 25일에는 해당 법안 표결이 진행되고 있던 의사당을 습격하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진행자) 문제의 법안은 어떻게 처리됐습니까?

기자) 당시 케냐 의원들은 시위대가 의사당을 습격하는 혼란 속에서도 표결을 진행해 법안을 가결했습니다. 그에 따라 윌리엄 루토 대통령이 14일 안에 서명하면 발효되는 상황이었는데요. 하지만 루토 대통령은 다음 날,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의 소리를 들었다면서 법안에 서명하지 않겠다고 철회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왜 그 후로도 시위가 계속되고 있는 거죠?

기자) 시위대는 법안 철회뿐만 아니라, 루토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시위대는 특히 경찰의 강경 진압으로 사망한 사람들에 대한 책임과 보상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시위 진압 과정에서 사상자가 얼마나 발생했습니까?

기자) 케냐 국가인권위원회에 따르면 지난달 18일 처음 시위가 시작된 이래 지금까지 목숨을 잃은 사람은 최소 50명, 다친 사람은 410명이 넘습니다. 또 많은 사람이 체포됐는데요. 현재 경찰 당국은 시위 과정에서 체포한 사람들의 수를 공개하던 것을 중단했습니다. 케냐 경찰은 또 시위대 속에 범죄 조직이 침투돼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친정부 시위대와 반정부 시위대 간의 충돌도 벌어지고 있는 거군요?

기자) 네. 지난 6월 18일 시위가 처음 시작된 이래, 수도 나이로비에는 23일, 정부를 지지하는 시위대가 처음 등장했습니다. 이들은 주로 오토바이를 타고 도심을 행진했는데요. 호루라기와 플라스틱 뿔로 소리를 내며 “우리는 대통령을 지지한다”는 등의 문구가 적힌 플래카드를 흔들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정국 혼란이 한 달 넘게 이어지고 있는데, 루토 대통령은 이러한 상황에 어떻게 대처하고 있습니까?

기자) 시위 초반, 루토 대통령은 법안 철회와 함께 내각 대부분을 해임했는데요. 하지만 19일 공개된 새 각료 명단에는 전직 관리들이 많이 기용됐습니다. 루토 대통령은 또 21일에는 이전보다 더 단호한 어조로, 국가의 평화와 안정을 보호하고 무정부 상태에서 난동을 부리는 자들을 단호하게 다룰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진행자) 케냐가 아프리카에서는 최초로 미국의 '주요비나토동맹국'이 된 게 그리 오래전 일이 아니죠?

기자) 맞습니다. 지난 5월 아프리카 지도자로서는 약 15년 만에 루토 대통령이 미국을 국빈 방문했는데요. 당시 조 바이든 대통령은 케냐를 미국의 ‘주요비나토동맹국(Major Non-NATO Ally∙MNNA)’으로 지정하고 의회에 통보했고요. 의회가 반대하지 않으면서 지난달 24일, 미국의 주요비나토동맹국이 됐습니다. ‘주요비나토동맹’으로 지정되면 나토 회원국들을 위한 군사적, 재정적 혜택을 누릴 수 있는데요. 하지만 나토의 핵심인 공동방위 조약 부문은 적용되지 않습니다. 현재 아르헨티나와 호주, 브라질, 일본, 한국 등이 주요비나토동맹국입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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