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 북한의 금수품 거래 규모가 올해 상반기 큰 폭으로 하락했습니다. 특히 작년 하반기와 비교하면 50분 1 수준으로 축소됐는데 양측의 이같은 금수품 거래 즉, 제재 위반 행위가 줄어든 배경이 주목됩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편집: 김정호)
중국 해관총서의 올해 1월1월1부터 6월까지 상반기 북중 무역 세부자료입니다.
지난해 상반기 중국이 유엔 안보리가 규정한 대북 금수품의 수출액은 35만 5천355 달러어치였는데, 올해 상반기에는 유엔 안보리가 금지한 국제통일상품분류체계 HS 코드 제품 33개 품목, 총 3만 8천864달러어치를 북한에 수출했습니다.
작년에 비해 10.9% 수준이며, 작년 하반기 223만7천362달러에 비해서는 약 2%, 즉 50분의 1 수준입니다.
앞서 유엔 안보리는 지난 2017년 대북 결의 2397호를 채택하면서 처음으로 북한과 거래가 금지되는 품목에 HS코드를 명시했습니다.
이에 따라 유엔 회원국은 철강과 철강 제품으로 분류된 HS 코드 72와 73 품목과 함께 비금속 공구와 제품인 82와 83, 기계류인 84, 전자기기인 85, 철도용 이외 차량과 그 부분품인 87 품목 등을 북한에 판매할 수 없게 됐습니다.
북한 등 전 세계 모든 나라들의 수출입이 ‘HS 코드’를 통해 이뤄지는 점에 착안해 제재 위반 여부를 놓고 각기 다른 해석이 나오는 걸 미리 차단한 것입니다.
이를 토대로 보면 중국과 북한은 올해 상반기에도 어김없이 안보리의 금수품을 거래했지만, 총규모는 작년에 비해 급격히 줄었다는 점이 주목되는 변화입니다.
앞서 VOA는 지난해 2월 중국이 약 3년 만에 대북 금수품인 냉장∙냉동 장치 3개 약 7만2천 달러어치를 거래했다고 전한 바 있습니다.
이후 중국과 북한의 금수품 거래 규모는 양국 무역 증가세에 맞춰 큰 폭으로 늘었고, 이에 따라 두 나라의 안보리 결의 위반이 더 빈번하고 노골적인 양상을 띤다는 비판도 함께 나왔었는데, 올해 상반기에는 정반대의 양상을 보인 것입니다.
이같은 상황은 중국이 해관총서 자료에서 대북제재 위반 사실을 숨기기 위해 일부 내역을 삭제했을 가능성과 중국이 제재 품목 거래에 대한 단속을 강화했을 가능성 등을 추론할 수 있습니다.
또 최근 러시아와의 관계가 좋아지고 있는 북한이 중국이 아닌 러시아에서 제재 품목을 수입했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북한 경제 전문가인 윌리엄 브라운 미국 메릴랜드대 교수는 북한 내 개별 공장이 판로를 중국에서 러시아로 바꿨을 가능성에 어느 정도 동의한다고 밝혔습니다.
윌리엄 브라운 / 메릴랜드대 교수
“북한 해주의 한 공장이 중국에서 장비를 수입하려고 했지만 중국이 ‘안 돼’ 라고 한다면, ‘러시아에서 해보자’ 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개별 공장들이 ‘러시아에서 장비를 삽시다’ 라고 말이죠. 그런 일이 있을 수 있습니다.”
또 다른 가능성은 이들 금수품이 국제 구호단체의 인도적 물품이고, 이들 구호단체의 관련 물품 유입이 크게 줄었을 경우입니다.
따라서 지난해부터 크게 늘어난 금수품 중 상당수가 이들 ‘합법’ 물품이었다면, 이번 현상은 인도주의 단체 등의 대북 활동 ‘감소’로 어느 정도 설명될 수 있습니다.
이번 사안과 관련해 류펑위 미국주재 중국대사관 대변인은 30일 VOA에, 중국은 항상 안보리 결의를 완전하고 성실하게 이행하고 국제적 의무를 준수해 왔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사실 북한 관련 안보리 결의에는 규정과 제재뿐 아니라 정치적 해결을 지원하고 인도적 상황에 대한 부정적 영향을 피하도록 하는 조항도 포함돼 있다면서, 이 같은 결의는 포괄적이고 균형 있으며 정확한 방식으로 이행돼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