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최근 수해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또다시 고급 외제차를 이용해 수해 현장 시찰에 나선 것이 확인됐습니다. 미국 국무부는 모든 운송 수단의 북한 반일 금지를 거듭 지적하면서 유엔 회원국들의 대북제재 이행을 독려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유엔은 북한 주민들이 수해로 생계를 잃어 고통받고 있다면서 복구 지원 의사를 밝혔습니다. 조상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편집: 김정호)
지난달 29일 북한 대외관영 조선중앙통신이 공개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신의주 일대 현장 시찰 모습입니다.
최근 폭우로 신의주 일대에 가옥 지붕까지 물이 들어차는 등 인명 피해와 경제적 피해가 속출하자 김 위원장이 직접 현장을 찾았다는 보도인데, 당시 김 위원장이 일본 도요타사의 고급 브랜드 렉서스 LX-600으로 추정되는 차량을 탄 모습이 포착됐습니다.
해당 차량은 미국 판매 기준으로 신차 가격이 미화 약 11만 달러에 달하는 고가 제품으로, 김 위원장은 주민들의 피해 현장에 고가의 수입 외제 차량을 타고 나타난 것입니다.
미국 국무부는 2일 VOA의 관련 논평 요청에, 모든 유엔 회원국들은 북한에 대한 운송 차량 공급과 고급 자동차 공급을 모두 금지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며 유엔 안보리 결의를 다시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에 대한 유엔의 제재는 여전히 유효하며, 우리는 유엔 및 북한 주변국들과의 외교를 통해 모든 회원국들의 제재 이행을 계속 독려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렉서스 차량이 북한에서 잇따라 포착되는 것과 관련해 VOA는 일본의 자동차 기업인 도요타 미주 본사에 여러 차례 질의를 했지만 아직까지 답변을 받지 못했습니다.
도요타 측은 앞서 지난 3월과 4월 자사 차량이 김 위원장의 이동 행렬에서 포착된 데 대해서는 도요타는 수출 통제 및 제재법을 포함해 사업을 운영하는 각 국가 및 지역의 법률과 규정을 철저히 준수하고 있다고 VOA에 밝혔었습니다.
사치품인 고가 차량뿐 아니라 모든 운송 수단은 유엔 대북제재 결의 1718호와 2094호에 따라 북한으로의 수출이나 이전이 금지돼 있습니다.
북한 내 사치품 조달 과정을 잘 알고 있는 탈북민 출신 전문가는 김 위원장 비서실 직속 인력들이 대리인을 통해 중국과 유럽 등지에서 고가 차량을 들여오는 방식으로 제재망을 회피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현승 / 글로벌피스 재단 연구원
“현재로서는 사치품을 막는 것보다는 제 생각에는 유럽이나 해외에 나와 있는 북한 커넥션의 계좌 동결에 대해서 더 많이 힘을 쏟는 것이 사치품 중단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가운데 북한주재 유엔 상주 조정관실은 2일 북한의 수해 규모 파악과 지원 계획에 대한 VOA의 질문에 우리는 지난 주말 신의주시와 의주군 일대에 폭우가 내리고 홍수가 발생했다는 소식에 우려한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공식적인 사상자 보고는 아직 없지만 북한의 피해 지역 내 주민들이 생계 수단을 잃은 데 대해 위로를 보내며, 우리는 장기적인 복구 작업을 지원하기 위해 북한으로 복귀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혀, 코로나 팬데믹 이후 북한 당국의 국제단체 복귀 허용의 필요성을 강조했습니다.
VOA 뉴스 조상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