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결 가능 링크

[워싱턴 톡] 미한일 안보협력 제도화로 한국 입지 강화…동시다발 전쟁 대비해야


지난달 28일 신원식 한국 국방부 장관, 미노루 키하라 일본 방위상,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왼쪽부터)이 일본 국방부에서 열린 일-미-한 3자 국방장관 회의 이후 서명한 미한일 안보협력 프레임워크(TSCF) 협력각서(MOC)를 들고 있다.
지난달 28일 신원식 한국 국방부 장관, 미노루 키하라 일본 방위상,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왼쪽부터)이 일본 국방부에서 열린 일-미-한 3자 국방장관 회의 이후 서명한 미한일 안보협력 프레임워크(TSCF) 협력각서(MOC)를 들고 있다.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미한일 안보협력 제도화로 한국의 입지가 한층 강화됐다고 평가했습니다. 한국은 중러와 외교적, 경제적 유대 관계를 계속 유지하면서 미일과 군사적 안보 관계를 강화함으로써 무시 못 할 입지를 구축했다는 겁니다. 미국과 그 동맹국들은 전 세계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발발할 수 있는 전쟁에 대비한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는 제언도 나왔습니다. 3일 VOA ‘워싱턴 톡’에 출연한 스콧 스나이더 한미경제연구소 소장과 패트릭 크로닌 허드슨연구소 아태 안보 석좌의 대담을 함지하 기자가 정리했습니다.

진행자) 미국과 한국, 일본 3국 국방장관이 안보협력 프레임워크 협력 각서에 서명했습니다. 고위급 정책 협의, 연합 훈련 정례화, 정보 공유 증진 방안 등이 담겼는데요. 3국 안보협력을 명문화한 건 어떤 의미가 있나요?

패트릭 크로닌 석좌) 최소 두 가지 의미가 있는데요. 우선 지난 3년 동안 기울여온 3국 간 협력 증진 노력에 진전이 있었다는 의미죠. 그리고 미국 입장에서는 인도 태평양 지역 전체의 안보 구조를 재구축하고 개혁하는 겁니다. 이번은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의 11번째 인도 태평양 지역 순방이었죠. 이번 3국 국방장관 회의에서 그들은 이제 이 3국 관계를 최대한 제도화할 수 있었습니다. 따라서 이는 지난 3년 반 동안의 역내 구조 개혁의 변화를 나타낼 뿐만 아니라 앞으로 인도태평양 안보의 중요한 축으로 이러한 3국 협력을 제도화하려고 합니다.

진행자) 프레임워크는 직접적으로 북한을 겨냥합니다만, 중국과 러시아를 견제하는 목적도 있지 않을까요? 3국 국방장관들은 인도태평양 해역에서의 일방적인 현상 변경 시도에 강력히 반대한다고 밝혔습니다. 이것은 남중국해와 동중국해, 타이완 해협에서 중국의 공세에 함께 대응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 아닐까요?

스콧 스나이더 소장) 그렇습니다. 실제로 성명에 이들이 역내 공군과 해군 활동에 대해 논의했다고 나오는데요. 제도화를 통해 남중국해 활동과 관련된 성명에 대한 조율된 접근이 강화됐습니다.

진행자) 이 안보 프레임워크가 러시아와 중국을 견제하려는 목적도 있다면 일본, 미국과의 긴밀한 협력을 추구하면서도 중국, 러시아에 대해 균형 잡힌 접근을 하려는 한국의 오랜 입장을 복잡하게 하지 않을까요?

크로닌 석좌) 그 반대라고 보는데요. 오히려 러시아와 중국에 대한 한국의 지렛대가 강화될 겁니다. 한국은 더 진지하게 받아들여질 겁니다. 한국은 이제 한반도뿐 아니라 동중국해, 남중국해와 그 너머에서도 실제로 성과를 낼 수 있는 더 큰 동맹과 연합의 일부이기 때문이죠. 그래서 이것이 실제로 한국의 입지를 강화한다고 생각합니다. 균형에 관해선, 네, 항상 균형이 있죠. 경제적 유대가 있고, 외교적 유대가 있습니다. 그런 것들이 이 안보 협력에 있어서 균형을 잡는 지렛대가 될 겁니다. 그건 어느 정도는 중국과 러시아를 겨냥한 다른 방향의 한 축인데요. 직접적으로 그들을 겨냥한 건 아니지만 간접적으로 그들을 겨냥했다고 보겠죠. 하지만 그런 와중에도 한국은 중러 두 나라와 외교와 경제적 유대 관계를 계속 추구할 겁니다.

진행자) 하지만 중국은 특히 미국과 일본이 안보 협력을 강화한 데 대해 매우 불쾌해하는 것 같았는데요. 중국 외교부는 3국 간의 긴밀한 협력에 대한 반대 입장을 표명했고요. 한국은 이 시점에서 중국과 어떻게 좋은 관계를 유지할 수 있죠?

크로닌 석좌) 그게 바로 관건인데요. 중국이 불쾌해한단 건 이것이 영향력이 있고 중국이 이 문제에 관심을 갖고 있다는 걸 보여줍니다. 그리고 이제 한국이 그들의 관심을 끌었단 걸 의미하죠. 이제 한국이 중국과 직접 협상할 때 이를 활용할 수 있습니다. 이건 실제로 한국의 입지를 강화한 겁니다. 한국이 중국이나 러시아와 전쟁을 벌이는 게 아니니까요. 한국은 다만 평화와 질서, 안정을 위해 일본, 미국과 안보에서 협력하고 있을 뿐입니다.

진행자) 한국이 동맹인 미국과 더 연대할수록 중국, 러시아로부터 더 대접받는 뜻인가요?

크로닌 석좌) 이 경우엔 그렇습니다. 항상 그런 건 아니지만요.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죠. 하지만 이 경우, 일반적인 안보 프레임워크의 경우엔 한국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진행자) 미국과 일본의 동맹에도 중요한 변화가 있는데요. 양국이 ‘2+2’ 외교 국방장관 회의 개최 이후 미국은 주일미군에 통합군사령부를 창설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타이완도 포함될 수 있는 역내 비상사태에 대응하기 위한 전투 사령부를 만들겠다는 목적인데요. 만약 한국에 비상사태가 발생하면 미국과 일본이 공동으로 작전을 수행하는 건가요?

스나이더 소장) 이번 조정을 통해 미국과 일본이 전시에 협력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보는데요. 실제로 일어나고 있는 일은 미국은 계획과 작전에서 일본과 더 큰 협력을 가능하게 하는 조정을 하고 있어요. 이건 여전히 평행적인 지휘체계입니다. 한미연합사와 같은 방식으로 결합된 것이 아닙니다. 한미연합사는 물론 전쟁에 대비하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죠. 하지만 양측이 협력할 수 있는 조정이 가능해졌다는 점에서 진전이라고 봅니다. 이것이 한반도 비상사태에 어떤 의미가 있는지에 대해 예단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생각합니다. 많은 게 타이완 해협 인근 일본의 남서부 지역에서 진행 중인 실제 공조 노력에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진행자) 미국과 일본의 지휘통제 공조 개선 노력이 미국, 한국, 일본 3국 안보 협력에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미국과 일본은 한미연합사와 유사한 형태로 동맹을 변화시켜 3국 동맹의 방향으로 가고 있는 걸까요?

크로닌 석좌) 글쎄요, 아마도 그건 앞으로 더 두고 볼 일입니다. 한발 물러서서 우선 이 통합군사령부가 아직 창설되지 않았단 사실을 인식해야 합니다. 이건 계획입니다. 내년에 창설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거죠. 둘째, 스나이더 소장 말처럼, 이건 주로 미일이 좀 더 작전을 잘 수행하는 데 관한 겁니다. 특히 센카쿠 열도에 대한 중국의 위협과 남서 도서 지역 일대의 타이완 비상사태를 염두에 둔 거죠. 셋째, 한반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미일의 임무 수행과 훈련, 작전에 관한 것이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병참 같은 경우 많은 지원 임무가 필요할 수 있고, 더 잘 협력할 수 있을 겁니다. 이것이 향후 미일 통합군사령부의 실제 작전으로까지 이어질까요? 모르죠. 비상사태나 역내 상황에 따라 그렇게 될 수도 있겠죠. 만약 중국이나 북한이 너무나 공격적으로 나온다면 긴급하게 필요할 수도 있을 겁니다. 그리고 그것이 3국 협력이 진전되거나 진전되지 않는 이유일 수도 있습니다. 모든 건 이런 적대적 또는 잠재적으로 적대적인 위협이 어떻게 나타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만약 상황이 바람직한 방향으로 흘러가기 시작하고, 외교가 효과를 발휘하고, 상황이 진정되면 3국 동맹 같은 일들은 그렇게 빨리 무르익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반면 필요할 경우 잠재적 동맹 역량으로 존재할 수도 있죠.

진행자) 중국은 이제까지 북한과 러시아의 연대에 대해 양자 간 문제라며 거리를 둬 왔습니다. 하지만 미국, 한국, 일본이 더욱 긴밀히 협력하고 있는데요. 이로 인해 중국이 북한, 러시아와 더 가까워지지는 않을까요?

스나이더 소장) 미국, 일본, 한국 사이에서 일어나는 일을 중국이 따라 하려고 할 수도 있겠죠. 하지만 현 상황에서 중국은 그들이 ‘신냉전’이라고 부르는 환경을 조성할 수 있는 어떤 활동과도 거리를 두려 합니다. 그래서 중국은 북러 협력에 어느 정도 거리를 두는 거고요. 상황이 어떻게 진전되는지 봐야겠죠. 기본적으로 중국이 이 문제에서 가질 주요 지렛대는 러시아와의 관계 관리에 있을 겁니다.

진행자) 3국 안보협력 프레임워크는 법적 구속력이 없는 협력 각서 형태인데요. 3국에 새 정부가 들어서면 3국 협력이 약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세요? 미 대선이 현재 진행 중인 3국 협력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크로닌 석좌) 짧게 답하자면 ‘네’입니다. 새 정부에 의해 영향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건 행정적 합의니까요. 하지만 3국 정부가 협력을 지속하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3국 협력은 더욱더 제도화될 겁니다. 이 과정은 그 자체로 일정한 생명력을 갖고 있죠. 그리고 이는 좋은 일이에요. 3국 모두의 국익에 부합하니까요. 이것이 협력 각서라고 해서 중요하지 않다는 뜻은 아닙니다. 이미 3국은 북한 미사일 추적에 있어 진전을 이뤘습니다. 이는 3국 간 진행 중인 진지한 정보 공유입니다. 그리고 이제 3국은 연합 훈련을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한 걸음 더 나아가 계획까지 함께 수립할 수 있게 됐습니다.

진행자) 워싱턴 일각에선 비상사태 발발 시 미국이 모든 역량을 중국에 집중하고 동맹들은 스스로 방어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하는데요. 또 일각에선 주한미군 철수 가능성까지 거론하는가 하면 중국이 대규모 전쟁을 일으킬 경우 중국이 북한을 부추겨 한반도로까지 전쟁을 확전하도록 할 수 있다고도 말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주한미군이 한반도에 머물러야 한다는 주장도 있고요. 어떤 관점이 미국의 역내 전략과 이익에 더 부합하나요?

스나이더 소장) 지금 워싱턴에서 진행 중인 이 논쟁은 지금 우리가 가질 수 있는 일종의 가설적 논쟁이라고 봅니다. 하지만 이는 방어 계획에 대한 사고에 영향을 미치죠. 국제 안보에서 전반적인 추세는 안보를 보편적인 맥락에서 바라보는 건데요. 다른 방식으로 설명하자면, 1950년대에는 한반도가 타이완 해협과 별개라고 생각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오늘날에는 타이완 또는 한국에서의 충돌이 다른 지역에 수평적으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훨씬 높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이 문제를 고민해야만 합니다. 우리가 명심해야 할 또 하나는 미국은 한국과 상호방위조약을 맺고 있다는 점입니다. 우린 타이완과는 그런 조약을 맺지 않았습니다. 우리는 그 사실을 인정해야만 합니다. 그리고 끝으로, 간단히 말하자면 중국 억제는 중요한 전략적 목표가 될 수 있습니다. 우리의 전략적 우선순위를 설정하는 데 있어서요. 하지만 우리는 시간을 두고 신중하고 철저하게 관리해야 합니다. 반드시 어떤 극적인 조정을 하기보다는 말이죠.

진행자) 중국, 러시아, 북한, 이란이 긴밀한 관계를 추구하면서 동시에 여러 전쟁이 발발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강대국 간 경쟁에 초점을 맞춘 현재의 미국 국방 전략은 점점 더 비효율적이 돼 가고 있지 않나요? 미국은 여러 전쟁을 치를 준비가 돼 있나요?

크로닌 석좌) 몇 가지 질문이 있는데요. 우선 우리가 비효율적이 돼가고 있다고 생각지 않습니다. 우리는 큰 효과를 거두고 있어요. 지난 3년 반 동안 동맹 및 파트너와 이런 안보 체계를 구축했다는 건 정말 중요합니다. 우리는 오커스와 쿼드, 필리핀, 미한일 3국 관계에서 진행 중인 모든 걸 얘기할 수 있습니다. 인도태평양에서의 억지력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될 뿐 아니라 우리가 유럽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다루든, 지금 중동에서 벌어지는 끔찍한 일들을 다루든 큰 전쟁으로 확전되는 장벽은 예상보다 훨씬 높습니다. 우리는 동시다발 전쟁, 심지어 한 번의 큰 전쟁이라도 끔찍할 수 있다는 사실을 섣불리 잊어선 안 됩니다. 하지만 진지하게 군사 계획을 세우려면 여러 전쟁을 계획해야 합니다. 타이완과 한국, 그리고 중동과 동아시아 사이에 관계가 있을 겁니다. 이 모든 것이 사실이죠. 전쟁이 발발하면 준비가 돼 있어야 하고 그에 대한 계획을 세워야 합니다. 오늘날 우리는 준비가 돼 있을까요? 아뇨. 우리는 억지력을 유지해서 시간을 벌려고 애쓰고 있습니다. 우리가 더 나은 위치에 있도록 말이죠. 또 군수 비축량을 확보하고 동맹과 파트너의 역량을 갖추도록요. 또 병참 역량도 준비되도록 말입니다. 불행히도 전쟁이 발발한다면 말입니다. 하지만 투자의 목적은 애초에 전쟁을 억제하려는 데 있죠.

진행자) 하지만 워싱턴에는 미국이 더 이상 여러 전쟁을 치르고 세계 경찰 역할을 할 힘과 역량을 갖추지 못했다는 의견도 많은데요.

크로닌 석좌) 이 질문에 제대로 답하려면 세계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에 대해 한 시간 동안 강의를 해야 합니다. 우리가 2차 세계대전 직후의 시대로 돌아간 건 아니죠. 당시 미국은 세계 경제를 지배했고, 막강한 군사력을 보유한 채 2차 세계대전을 끝냈습니다. 그럼에도 우리는 한국전쟁 발발을 막지 못했어요. 당시 우리(미군)는 귀국하기 시작했으니까요. 우리가 전쟁 발발을 억제할 수 있는지는 우리가 얼마나 준비돼 있고, 동맹 및 파트너와 어떤 태세를 갖추고 있는지에 달려 있습니다. 그리고 지금 우리는 전쟁 발발을 막기 위해 더 많은 동맹 및 파트너와 협력하면서 더 전진하고, 더 많이 배치돼 있고, 더 많이 준비돼 있습니다. 지금 우리가 자력으로 전쟁을 치를 자원이 있을까요? 아뇨, 없습니다. 그래서 동맹과 파트너가 매우 중요한 겁니다. 미국은 그것에 투자하고 있고 그것이 한국이 동맹이자 파트너로서 매우 중요한 이유입니다. 한국의 방위산업을 포함해서요. 한국은 기본적으로 ‘민주주의의 병기창’으로 올라섰으니까요. 이는 북한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에 무기를 공급하는 것과 대조되죠. 이것은 미국이 11월 선거를 치르면서 다시 생각할 수 있는 진정한 기회입니다. 누가 당선되든 그들은 군사 태세를 검토하고 추가 변화 여부를 생각할 겁니다. 하지만 지금 우리는 전쟁 발발을 억제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동맹 및 파트너와 협력하고 있고, 마침내 우리가 필요로 하는 산업 역량에 재투자하고 있습니다.

스나이더 소장) 제가 한마디 덧붙여도 될까요? 오늘날의 세계에서 동맹국이 없다면 힘을 통한 평화를 진정으로 추구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이것이 오늘날 우리가 직면한 상황의 엄연한 현실입니다.

진행자) 북한 주재 중국 대사가 북한의 정전협정 기념식과 평양에서 열린 반미 집회에 불참했습니다. 중국이 이런 주요 행사에 불참한 건 이례적인데요. 중국은 또한 중국 내 북한 노동자들의 송환을 요구하고, 지난 5월 다롄에 설치된 시진핑 주석과 김정은의 발자국 동판을 제거했다고 알려졌는데요. 중국과 북한 관계가 소원해지고 있다고 보세요? 북한과 러시아의 관계가 영향을 미쳤을까요?

스나이더 소장) 정말 흥미로운데요. 북중 관계에서 예기치 못한 상황입니다. 특히 수교 75주년이 되는 해에 말이죠. 김정은은 분명 중국에 대한 의존에서 벗어나 다각화하고자 합니다. 그리고 러시아가 그 목적을 달성하는 수단으로 여겨질 수 있죠. 하지만 김정은은 아마 중국으로부터 그런 종류의 독립을 할 수 있다고 자신의 능력을 과대평가하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이것이 어떻게 진행될지는 두고 봐야 할 겁니다. 중국은 일종의 냉전 경쟁에 휘말리지 않으려 하는 것 같아요. 과거 김일성이 소련과 중국 사이에 만들려 했던 냉전 경쟁 말이죠. 중국으로선 그런 경쟁에 휘말리지 않는 게 현명한 선택일 겁니다.

진행자) 이례적이라고 하셨는데요. 중국 측이 불만을 표시한 걸까요?

스나이더 소장) 그건 긴장 관계를 보여주는 건데요. 현재 관계 속에서 어떤 요인이 긴장을 초래했는지, 또는 누가 더 불만을 느끼는지 확신할 순 없지만 분명히 괴로움의 징후가 보입니다. 수교 75주년이 되는 해이기에 북중 관계에서
뭔가 다른 일이 진행될지도 모릅니다. 다시 말해 우리가 보고 있는 북중 관계에서 또 다른 진전이 있을 수 있다는 겁니다. 이런 활동들은 사실은 앞으로 있을 발전의 전조이거나 사전 협상일 수도 있다는 거죠.

진행자) 북한-러시아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조약 때문에 중국이 심각하게 부정적 영향을 받고 있다는 데 동의하세요? 일각에선 양국이 무기와 군사 기술을 주고받고 서로를 방어하기로 합의한 것이 중국을 겨냥한 것이라고도 하는데요. 한국과 미국이 북한을 공격할 리는 분명 없으니까요.

크로닌 석좌) 중국이 북러 관계 때문에 잠을 못 이루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중국이 그걸 좋아하진 않겠죠. 중국이 정전협정 71주년 기념식에 불참한 것은 북한에 보내는 메시지일 겁니다. ‘너에겐 스탈린의 후계자, 푸틴이 있잖아. 그에게 도와달라고 해’ 이런 메시지죠. 하지만 그건 감상적으로 들립니다. 스나이더 소장 말처럼 우리는 그들을 움직이는 동기를 정말로 알 수 있는 정보가 충분치 않아요. 스나이더 소장이 또 다른 점을 짚었다고 보는데요. 그것은 중국이 분쟁 지역을 넘어 전 세계에 리더십을 보여주려고 한다는 점입니다. 특히 개발도상국과 동남아시아를 향해서요. 그게 바로 중국이 하려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우리는 러시아가 아니야, 우리는 북한이 아니야. 우리는 중국이야. 우리는 미래의 지도자야’라고요.

진행자) 중국 입장에서는 미국의 요청대로 건설적인 역할을 할 이유가 없었는데요. 하지만 지금은 북러가 더 긴밀하게 협력하고 있고 그 결과 미한일 협력이 더 공고해졌고, 나토도 역내에서 존재감을 높이고 있는데요. 이것이 북한에 대한 압박에 중국이 동참할 충분한 동인은 되지 않을까요?

스나이더 소장) 중국은 자국의 이익과 미중 경쟁 구도에서 행동할 겁니다. 중국이 미국을 위해 어떤 호의를 베풀 것이라 기대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중국이 이 특정 문제에서 지렛대를 갖는 지점들이 있다고 봐요. 주로 중러 관계의 미래 발전과 관련 있죠. 그래서 제가 주목하는 부분은 중국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을 지탱케 하는 데 있어 어디까지 갈지, 이런 활동과 관련해 어디에서 선을 그을지입니다. 푸틴의 평양 방문에서 정말 흥미로운 것 중 하나는 중국의 영향권에 발을 들여놨다는 점이에요. 그래서 우리는 중러 관계에서 이 게임이 실제로 어떻게 전개되는지 지켜봐야 할 것입니다.

진행자) 최근 미 의회 청문회에서 커트 캠벨 국무부 부장관이 중국과 러시아가 북한에 대한 영항력을 놓고 경쟁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또 중국이 러시아가 북한에 취한 일부 조치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는데요. 미국이 중러 사이의 이 미묘한 불신과 갈등을 이용해 닉슨 정부가 성공했던 것처럼 양국을 떼어놓을 수 있을까요?

크로닌 석좌) 우리가 시도해야 할 일과 캠벨 부장관의 더 큰 요점은 우리가 전 세계에서 외교적으로 적극적이어야 한단 겁니다. 한반도와 중국뿐 아니라 개발도상국과도 말이죠. 지금 우리에겐 그런 활동이 부족하죠. 우리는 군사적으로 억지력에 대해 많이 걱정하고 있고, 그건 중요합니다. 하지만 우린 또한 금융과 경제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도 걱정해야 하죠. 우리는 외교에 대해서도 걱정해야 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이 외교적 기회를 활용해야 합니다. 하지만 스나이더 소장이 지적했듯이 중국은 미국과의 경쟁을 염두에 두고 있고, 그것이 그들의 협력 여부를 결정할 기본 요소가 될 겁니다. 그래서 중국이 협력할 여지가 얼마나 있을지 잘 모르겠습니다.

진행자) 제재 회피 활동에 관여했던 전 북한 간부들은 중국이 북한을 길들이기 위해 북한의 불법 활동을 종종 단속한다고 말하는데요. 북한 간부들은 중국의 제재가 미국의 제재보다 더 강력하다고 말합니다. 북한의 이 모든 약점을 알고 있는 중국이 어떤 건설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을까요?

스나이더 소장) 그건 중국이 북한에 대한 엄청난 영향력을 갖고 있다는 걸 가리킵니다. 문제는 항상 중국이 그 영향력을 사용할 의향이 있는지, 아니면 그 영향력을 사용하는 것이 자국의 목표에 역효과를 낳는다고 보는지 여부입니다. 우리는 아직 중국이 실제로 작동할 가능성이 있는 한반도 전략을 추구하는 걸 보지 못했습니다. 중국은 이론적으로 다른 나라들이 할 수 없는 일을 한반도에서 할 수 있는 위치에 있습니다. 그럼에도 그들은 외교적 접근 방식에서 성공을 거둘 방법을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스콧 스나이더 한미경제연구소 소장과 패트릭 크로닌 허드슨연구소 아태 안보 석좌의 대담을 들으셨습니다.

※ 위 대담 영상은 VOA 한국어 방송 웹사이트와 YouTube, Facebook의 '워싱턴 톡'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Forum

XS
SM
MD
L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