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외교장관이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을 방문해 한국에 대한 지지 입장을 확인했습니다. 북한에 대해선 규탄의 목소리를 높이면서 도발적 행동을 중단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엔리케 마날로 필리핀 외교장관은 9일 엑스(옛 트위터)를 통해 공개한 영상 메시지에서 “필리핀은 한국과 함께 서 있으며,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촉구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마날로 장관] “The Philippines stands with the Republic of Korea and calling for peace and stability in the Korean Peninsula. We have persistently maintained a strong position of peace in the Korean Peninsula and we condemn DPRK's intercontinental ballistic missile tests and satellite launches using newly acquired missile technology, unlawful military cooperation and other provocative actions which are flagrant violations of UN Security Council sanctions, and only serve to increase tensions and undermine economic progress, peace and stability in the Korean Peninsula and the wider Indo Pacific region.”
이날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을 방문한 마날로 장관은 “우리는 한반도 평화에 대한 강력한 입장을 유지해왔다”면서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과 새롭게 획득한 미사일 기술을 이용한 위성 발사, 불법적인 군사 협력, 그 외 다른 도발적 행동을 규탄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는 노골적인 안보리 제재 위반이며, 한반도와 인도태평양 지역의 경제 발전과 평화, 안정을 훼손할 뿐”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마날로 장관은 유엔군사령부와 JSA 내 장병에게도 감사의 인사를 전하면서 “필리핀은 JSA와 유엔군사령부가 오늘날까지 한반도에서 평화를 유지하고 정전체제를 유지, 감독하며, 병력을 제공하고 우발적 사태에 대응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을 인식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마날로 장관] “The Philippines recognizes the important role of the JSA and the UN command as a key pillar for preserving peace, maintaining and overseeing the Armistice, as well as serving as a force provider and the contingencies on the Korean Peninsula up to this day.”
1950년 한국전쟁 당시 유엔군에 전투부대를 파견한 필리핀은 현재 유엔사 회원국입니다.
특히 전체 한국 파병국 중 5번째로 많은 7천500명의 병력이 참전한 것으로도 잘 알려져 있습니다.
필리핀은 1951년 미국과 상호방위조약을 맺은 미국의 동맹국이기도 합니다.
미국과 필리핀은 최근 중국에 대한 대응 등을 목적으로 협력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앞서 브루스 터너 미국 군축대사는 8일 제네바 군축회의에서 북한의 탄도미사일과 남중국해에서의 자유항행권 문제 등을 거론하며 “이런 면에서 일본, 한국 같은 핵심 동맹국뿐 아니라 필리핀과의 협력 강화는 방어적 성격이며, 안정을 훼손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안정을 증진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터너 특사] “In that regard, the strengthening of our partnerships with such key allies such as Japan and the ROK as well as the Philippines are defensive in nature and designed to promote stability, not undermine it.”
미국과 일본은 지난 4월 미국 워싱턴에서 필리핀을 포함한 첫 3자 정상회의를 열기도 했습니다.
당시 3국 정상은 정상회담 뒤 발표한 공동성명에서 “미국과 일본은 호주와 필리핀 그리고 필리핀과 한국 간의 국방 협력 강화도 환영한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북한 문제에 대해선 “우리 세 나라는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우리의 공약을 재확인하며, 평화와 안보에 심각한 위협을 가하는 북한의 점증하는 위협과 여러 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포함한 전례 없는 탄도미사일 발사를 규탄한다”고 밝혔습니다.
마날로 장관은 한국-필리핀 수교 75주년을 기념해 6일부터 9일까지 한국을 공식 방문했으며, 방한 마지막 날인 이날 JSA를 찾았습니다.
앞서 지난 7일엔 조태열 한국 외교장관과 만나 양자 회담을 진행했습니다.
한국 외교부는 이날 보도자료에서 두 장관이 “한반도 문제를 포함한 주요 지역·국제 정세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조 장관은 그간 필리핀이 북한의 긴장고조 행위 중단 및 안보리 결의 준수 촉구 등 단호한 메시지를 발신해온 것을 높이 평가하고, 아세안을 포함한 국제사회가 분명하고 단합된 대북 메시지를 발신할 수 있도록 필리핀의 적극적인 역할과 지원을 요청했다”고 설명했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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