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과 러시아 간 밀착으로 인한 북한과 중국 관계 이상 기류 속에 한국과 중국은 고위급 대화 개최 등 관계 개선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한국과 미국이 이 기회를 활용해 중국이 북러 밀착을 견제하도록 설득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중국 자체가 문제의 일부라는 비판도 나옵니다. 안준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편집: 김정호)
북한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급속도로 협력을 강화하고 있는 가운데 한국과 중국도 잇따라 고위급 회담을 갖는 등 관계 개선에 나서고 있습니다.
지난 5월 서울에서 한중일 3국 정상회의가 열린 데 이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방북 당일인 지난 6월 18일 서울에서 한중 양국의 외교 국방 당국이 참여하는 2+2 외교 안보 대화가 열렸고, 7월에는 서울에서 한중 외교차관 전략대화가 열렸습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최근 북한과 러시아의 밀착으로 중국은 북한에 대한 영향력 상실을 우려하고 있어 북중 사이에 긴장이 흐르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시드니 사일러 전 백악과 국가안보회의 한반도 국장은 8일 VOA에 지금이 북한 문제와 관련해 중국을 설득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진단했습니다.
시드니 사일러 /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한반도 국장
“중국과 북한 관계에 일종의 긴장이 있는 것 같습니다. 중국은 러시아와 북한 사이의 긴밀한 관계를 주시하고 있습니다. 중국은 이를 우려하고 있으며, 앞으로 북한에 대한 영향력을 회복할 방법을 모색할 것입니다. 미국과 한국은 북러 간 협력 강화에 중국의 이해관계가 걸려 있다는 점을 그들에게 상기시킬 책임이 있습니다.”
태평양사령관을 역임한 해리 해리스 전 주한미국대사는 각국은 단기적 이익을 위해 장기적 주권을 거래하지 않도록 중국과의 관계에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중국과의 관계, 특히 경제적 관계를 맺는 것은 잘못이 아니라며, 미국도 많은 분야에서 중국과 강력한 무역 파트너 관계를 맺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로버트 랩슨 전 주한미국 대사대리는 지난 반년 동안 한중 관계가 조금씩 개선됐다고 평가하면서도, 관계가 더 진전될지 여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미국의 대중국 안보와 경제 안보 패러다임을 지지하고 발전시키는 것과 관련한 한국의 자세와 북한의 전략적 프로그램과 점점 더 호전적인 태도를 견제하는 중국의 의지가 중요하다며, 각자의 의지에 한중 관계 개선이 달려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반면, 한국이 북중 간 긴장을 활용할 수 있을 가능성을 비관적으로 보면서 중국 자체가 북한 문제의 핵심적 일부라는 비판도 나옵니다.
브루스 클링너 /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
“지난 몇 년간 중국은 러시아와 함께 유엔 안보리에서 유엔 결의를 위반한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실험 이후 새로운 결의안 채택을 거부하는 등 훼방꾼 역할을 해왔습니다. 중국은 북한 문제의 잠재적 해결책이기보다 훨씬 더 핵심적인 북한 문제의 일부입니다.”
클링너 선임연구원은 그러면서 한국은 중국과의 관계 강화보다는 1년 전 캠프 데이비드에서 합의한 대로 중국 무역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려고 노력해야 한다면서, 그것이 중국이 한국의 정치적 행위에 대해 협박하거나 강요할 수 있는 능력을 줄이는 등 한국의 이익에 부합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안준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