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결 가능 링크

독일 벤츠사, ‘김정은 전용차’ 포착에 “한정판 아냐… 3자 판매 통제 못해”


북한 대외 관영 ‘조선중앙통신’이 지난 10일 공개한 김 위원장이 지난 8~9일 평안북도 의주군 수해현장을 방문한 사진에서 벤츠의 로고가 선명한 검은색 스포츠유틸리티(SUV) 차량이 포착됐다.
북한 대외 관영 ‘조선중앙통신’이 지난 10일 공개한 김 위원장이 지난 8~9일 평안북도 의주군 수해현장을 방문한 사진에서 벤츠의 로고가 선명한 검은색 스포츠유틸리티(SUV) 차량이 포착됐다.

독일 자동차 기업 메르세데스 벤츠가 자사 최신 차량이 또다시 북한에서 포착된 데 대해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한정판’이 아닌 일반 모델이라며 북한과의 직접 거래 가능성을 차단했습니다. 독일과 유럽연합은 대북제재 회피를 막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조상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독일 벤츠사, ‘김정은 전용차’ 포착에 “한정판 아냐… 3자 판매 통제 못해”
please wait

No media source currently available

0:00 0:06:06 0:00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출시된 지 몇 개월 되지 않은 벤츠의 최고급 신형 차량을 이용하는 정황이 포착된 데 대해 해당 차량의 제조사인 독일 메르세데스 벤츠가 관련 조치에 나섰음을 시사했습니다.

벤츠 독일 본사 커뮤니케이션팀은 15일 VOA의 관련 질의에 “당사는 제재 및 수출 통제 규정 위반 가능성에 대한 모든 징후를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이에 대한 후속 조치를 취한다”고 답했습니다.

[벤츠 커뮤니케이션팀] “"We take all indications of potential violations of sanctions and export control regulations very seriously and follow up on them. Mercedes-Benz does not do any business with North Korea and is not present in the North Korean market at all, be it through a representative office or any other facility. One more information about the vehicle on the photo in the train: The vehicle is a regular series production vehicle and not a limited edition."

2012년 북한 평양 거리에 등장한 독일산 벤츠 승용차. (자료사진)
2012년 북한 평양 거리에 등장한 독일산 벤츠 승용차. (자료사진)

이어 “벤츠사는 북한과 어떠한 거래도 하지 않으며, 연락사무소나 기타 시설을 통해 북한 시장에 전혀 진출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이번에 포착된 열차 속 김 위원장의 전용차로 추정되는 차량은 “한정판이 아닌 일반 시리즈 생산 차량”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해당 차량이 특별하거나 희귀한 모델이 아니라 정규 생산 라인에 속한다고 강조함으로써 회사의 직접적인 통제를 벗어난 우회 경로로 북한에 전달됐을 가능성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실제로 벤츠 측은 이와 관련해 “제3자에 의한 차량 재판매나 재수출, 특히 중고 차량의 재판매 또는 재수출은 당사의 통제 범위를 벗어난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벤츠 커뮤니케이션팀] “Re-Sales or Re-Export of vehicles by third parties, especially of used vehicles, are beyond our control.”

해당 차량 올해 초 출시된 새 모델

앞서 북한 대외 관영 ‘조선중앙통신’이 지난 10일 공개한 보도에 따르면, 김 위원장이 지난 8~9일 평안북도 의주군 수해현장을 방문한 사진에서 벤츠의 로고가 선명한 검은색 스포츠유틸리티(SUV) 차량이 포착됐습니다.

해당 차량은 벤츠의 최고급 브랜드인 ‘메르세데스-마이바흐 GLS 600 4MATIC 페이스리프트’ 모델로 추정됐는데, 미국 판매 기준으로 신차 가격이 최소 미화 17만8천 달러에 달하는 고가의 차입니다.

특히 해당 차량은 올해 초 출시돼 판매를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북한이 국제사회의 대북제재에도 불구하고 최근까지도 해외 고급 차량 수입을 계속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는 대목입니다.

사치품에 해당하는 고가 차량과 모든 운송 수단은 유엔 대북제재 결의 1718호와 2094호에 따라 북한으로의 수출이나 이전이 금지돼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벤츠사는 “유럽연합 및 미국의 수출 금지 조치 등 관련 법률을 엄격하게 준수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벤츠 커뮤니케이션팀] “We strictly comply with applicable law, e.g. EU and US embargoes. MB has implemented comprehensive export control and sanction compliance processes. We prohibit sales of our products to unauthorized resellers and outside of contractual territory. We do not tolerate violations of contracts by our partners and react consistently up to the termination of the business relationship.”

독일 “제재 회피 방지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

독일 베를린의 외무부 건물.
독일 베를린의 외무부 건물.

자국의 대표 자동차 기업 차량이 북한에서 지속적으로 포착되는 데 대해 독일 정부도 대응 의지를 밝혔습니다.

독일 외무부 관계자는 15일 VOA에 “독일은 국가 또는 개인 행위자와 같은 제3자의 제재 회피를 방지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독일 외무부 관계자] “Germany is continuously working to prevent circumvention of sanctions by third parties such as state or individual actors. With its increasing aggressive rhetoric, illegal ballistic missile and nuclear weapons programs as well as weapon tests at the border of the Republic of Korea, DPRK is an irresponsible threat to international and regional security and stability. This is why the United Nations have enforced a strict sanctions regime against DPRK.”

그러면서 “공격적 수사와 불법적 탄도미사일 및 핵무기 프로그램, 한국과의 접경 지역에서 무기 실험을 늘리고 있는 북한은 국제 및 역내 안보와 안정에 무책임한 위협”이라고 지적하고 “이것이 바로 유엔이 북한에 대해 엄격한 제재 체제를 시행한 이유”라고 설명했습니다.

독일 외무부 관계자는 “제재 체제의 목표는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돌이킬 수 없는 북한의 비핵화”라는 점을 분명히 하면서 “독일은 1718호 대북제재 결의 등 안보리가 부과한 모든 제재 체제를 이행하는 데 전념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독일 외무부 관계자] “The goal of the sanctions regime is the complete, verifiable and irreversible denuclearization of DPRK. Germany is fully committed to enforcing all sanctions regimes imposed by the Security Council including the 1718 DPRK sanctions regime.”

벨기에 브뤼셀 유럽연합(EU) 본부 건물 앞에 EU 깃발이 게양돼 있다. (자료사진)
벨기에 브뤼셀 유럽연합(EU) 본부 건물 앞에 EU 깃발이 게양돼 있다. (자료사진)

유럽연합(EU) 대변인은 이날 VOA의 관련 논평 요청에 “유럽연합은 북한에 대한 포괄적인 제재를 채택했으며, 여기에는 1만 유로(미화 1만1천달러)를 초과하는 자동차 등 사치품에 대한 대북 수출 금지가 포함돼 있다”고 말했습니다.

[EU 대변인] “The EU has adopted comprehensive sanctions on the DPRK, which include the prohibition to export luxury items to DPRK, such as motor cars with value exceeding EUR 10 000. Member States are responsible for the implementation and enforcement of EU sanctions, which includes investigations in the alleged breaches of EU sanctions and imposition of penalties, in case a breach was established. The European Commission as a guardian of the Treaties monitors the effective implementation and enforcement of EU sanctions by the Member States. It is in touch with the Member State concerned.”

이어 “회원국은 EU 제재 위반 혐의에 대한 조사와 위반이 확인된 경우 벌금을 부과하는 등 EU 제재의 이행 및 집행에 대한 책임이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미 국무부 외경
미 국무부 외경

앞서 미 국무부도 김 위원장의 전용 차량으로 추정되는 최고급 차량이 또다시 북한에서 포착된 데 대해 “유엔 안보리 결의는 모든 유엔 회원국이 북한에 대한 수송 차량 공급과 고급 자동차 공급을 모두 금지하도록 요구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이 무책임한 행동을 중단하고 유엔 안보리 결의에 따른 의무를 준수하며 진지하고 지속적인 외교에 나서야 한다는 강력하고 단합된 메시지를 국제사회가 보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사치품 이동 경로보다 해외의 북한 커넥션 겨냥해야”

북한 내부의 사치품 조달 과정을 잘 알고 있는 탈북민 출신 전문가는 김정은 위원장 비서실 직속 인력들이 대리인을 통해 유럽 등지에서 고가 차량을 들여오는 방식으로 제재망을 회피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현승 글로벌평화재단 연구원이 27일 한국전 정전 협정 71주년 기념식에 참석한 후 VOA와 인터뷰했다.
이현승 글로벌평화재단 연구원이 27일 한국전 정전 협정 71주년 기념식에 참석한 후 VOA와 인터뷰했다.

북한 노동당 39호실 산하 선박무역회사 부대표를 지내다 탈북한 글로벌피스 재단의 이현승 연구원은 최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북한이 외교관을 통하지 않고 북한과 연결 고리를 찾기 힘든 제3자를 통해 고가 차량 등 사치품을 수입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관련 대북제재가 실효를 거두기 위해서는 사치품의 이동 경로보다는 해외에 나와 있는 북한 커넥션을 겨냥하는 것이 해법이 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이현승 연구원] “현재로서는 사치품을 막는 것보다는 제 생각에는 유럽이나 해외에 나와 있는 북한 커넥션의 계좌 동결에 대해서 더 많이 힘을 쏟는 것이 사치품 중단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VOA는 유엔 주재 북한대표부에 유엔 제재에 위배되는 고가의 수입 외제차가 지속적으로 포착되는데 대한 입장을 문의하고 답변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앞서 북한은 2013년 안보리에서 대북 결의 2094호가 채택된 직후 외무성은 대변인 성명을 통해 이 결의를 미국의 대북 적대정책 산물로 규정하고 전면 배격한다고 밝혔습니다.

VOA 뉴스 조상진입니다.

Forum

XS
SM
MD
L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