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자동차 기업 벤츠사가 자사 최신 차량이 또다시 북한에서 포착된 데 대해 심각성을 인지하고 있다면서, 해당 차량은 한정판이 아니라고 밝혀 제3자를 통한 우회 판매 가능성을 시사했습니다. 독일 정부와 유럽연합은 대북제재의 철저한 이행을 위해 감시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조상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편집: 김정규)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지난 10일 공개한 보도 사진입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8일부터 9일 사이 평안북도 의주군 수해현장을 방문한 사진에서 벤츠의 로고가 선명한 검은색 스포츠 유틸리티 차량이 선명하게 포착됐습니다.
해당 차량은 벤츠의 최고급 브랜드인 메르세데스 마이바흐 GLS 600 포매틱 페이스리프트 모델로 추정되는데, 미국 판매 기준으로 신차 가격이 최소 미화 17만 8천 달러에 달하는 고가의 차입니다.
해당 차량은 특히 올해 초 출시돼 판매를 시작한 것으로 알려져, 북한이 국제사회의 대북제재에도 불구하고 최근까지도 해외 고급 차량 수입을 계속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는 대목입니다.
김 위원장이 출시된 지 몇 개월 되지 않은 벤츠의 최고급 신형 차량을 이용하는 정황이 포착된 데 대해 해당 차량의 제조사인 독일 메르세데스 벤츠 측은 사안을 심각히 보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벤츠 본사 커뮤니케이션팀은 15일 VOA의 논평 요청에 당사는 제재 및 수출 통제 규정 위반 가능성에 대한 모든 징후를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으며, 이를 추적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벤츠는 북한과 어떠한 거래도 하지 않으며 대표사무소나 기타 시설을 통해 북한 시장에 전혀 진출하지 않았다고 밝히고, 유럽연합 및 미국의 수출 금지 조치 관련 법률을 엄격히 준수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특히 사진에 나온 해당 차량은 한정판이 아닌 일반 시리즈 생산 차량이라고 밝혀, 제3자에 의한 우회 판매 가능성을 시사했습니다.
자국의 대표 자동차 기업 차량이 북한에서 지속적으로 포착되는 데 대해 독일 정부도 대응 의지를 밝혔습니다.
독일 외무부 관계자는 이날 VOA에 독일은 국가 또는 개인 행위자와 같은 제3자의 제재 회피를 방지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제재 체제의 목표는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돌이킬 수 없는 북한의 비핵화라면서, 독일은 안보리가 부과한 모든 대북제재 체제를 이행하는 데 전념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독일이 속한 유럽연합 EU도 이번 사안과 관련해 회원국의 대북제재 이행 여부 감시에 주력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EU 대변인은 유럽연합은 북한에 대한 포괄적 제재를 채택했으며, 여기에는 1만 유로를 초과하는 자동차 등 사치품에 대한 대북 수출 금지가 포함돼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유럽위원회는 조약의 수호자로서 회원국들이 EU 제재를 효과적으로 이행하는지 모니터링하면서 해당 회원국들과 연락을 취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북한 내 사치품 조달 과정을 잘 알고 있는 탈북민 출신 전문가는 김 위원장 비서실 직속 인력들이 대리인을 통해 중국과 유럽 등지에서 고가 차량을 들여오는 방식으로 제재망을 회피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현승 / 글로벌피스 재단 연구원
“현재로서는 사치품을 막는 것보다는 제 생각에는 유럽이나 해외에 나와 있는 북한 커넥션의 계좌 동결에 대해서 더 많이 힘을 쏟는 것이 사치품 중단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치품인 고가 차량뿐 아니라 모든 운송 수단은 유엔 대북제재 결의 1718호와 2094호에 따라 북한으로의 수출이나 이전이 금지돼 있습니다.
VOA 뉴스 조상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