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발표된 미국 민주당의 2024 정강에서 북한 비핵화 문구가 빠진 것과 관련해 일각에서는 대북 정책에 변화가 있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됐습니다. 그러나 미국의 전직 고위 관리 등 전문가들은 미국의 북한 비핵화에 대한 의지는 확고하다면서 과도한 의미 부여를 경계했습니다. 안준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편집: 김정규)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캠프에서 민주당 정강 작성에 참여한 콜린 칼 전 미국 국방부 정책 차관은 새 정강에 북한 비핵화 문구가 포함되지 않은 것과 관련해 20일 시카고 전당대회 외신 브리핑에서 입장을 밝혔습니다.
칼 전 차관은 정강 정책에 의도하지 않은 지나친 의미를 부여하는 것 같다면서 한반도 비핵화는 바이든 행정부의 목표로 남아 있으며, 해리스 행정부에서도 그럴 것이라고 밝힌 것입니다.
이어 단기적으로 우리의 우선순위는 한국을 포함해 일본 등 동맹을 북한의 위협으로부터 보호하고 억제를 강화하는 데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앞서 한국 등 일각에서는 공화당에 이어 민주당에서도 2020년 정강에 담겼던 북한 비핵화 목표 문구가 빠지자 미국의 대북 정책에 변화가 생기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됐습니다.
이와 관련해 시드니 사일러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한반도 국장은 21일 VOA에, 미국은 북한 비핵화 목표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단언했습니다.
시드니 사일러 /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한반도 국장
“정강을 만든 사람들이 가장 생각하지 않는 것은 바로 북한 비핵화 포기일 겁니다. 민주당 정강에 비핵화 언급이 없다고 미국의 정책 변화를 반영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미국의 전문가들은 또 정강은 정치적 문서로 실제 정부가 집행하는 정책과는 차이가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에반스 리비어 / 전 국무부 동아태담당 수석 부차관보
“정당 정강은 현재 정부 정책을 반영하지 않습니다. 또 미래 정부 정책을 반드시 반영하는 것도 아닙니다. 그것은 정책 문서가 아니라 정치 문서입니다.“
리비어 전 수석 부차관보는 그러면서 한국의 자체 핵무장론에 따른 역효과를 지적했습니다.
에반스 리비어 / 전 국무부 동아태담당 수석 부차관보
“한국이 핵무장을 하면 한국 국민에게 많은 어려움이 닥칠 겁니다. 북한의 비핵화 가능성을 끝내고, 한반도 긴장을 더 높은 수준으로 끌어올릴 겁니다. 한국이 자체 핵무기를 확보하기 전에 북한이 핵무기를 적극적이고 위협적인 방식으로 사용하도록 동기를 부여해 한반도 위기와 전쟁 가능성을 촉발시킬 수도 있습니다.”
반면에 북한의 비핵화 문구가 민주∙공화 양당의 정강에 포함되지 않은 것은 이상적인 바람보다 현실을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옵니다.
브루스 베넷 /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
“비핵화가 궁극적인 목표가 될 수 없다는 건 아니지만 단기적인 목표가 될 수 없다는 것은 분명합니다. 만약 북한 비핵화를 단기 목표로 추구한다면 실패할 겁니다. 이것이 상황의 본질입니다. 정강에서 비핵화 목표가 빠진 것은 아무도 그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데 대한 책임을 지고 싶어 하지 않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베넷 선임연구원은 그러면서 현재 단계에서는 미국의 핵우산이 매우 적절하다면서, 그러나 한국이 자체 핵무장으로 가는 걸 막기 위해서는 미한 양국이 북한의 핵 위협 증가를 억제하기 위한 실질적인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제언했습니다.
VOA 뉴스 안준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