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1월 미국 대선에서 맞붙는 민주당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공화당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대북 정책과 한반도 정책, 동맹 등에 대한 정책에서 확연히 구분됩니다. VOA는 다섯 차례에 걸쳐 두 후보의 한반도 관련 정책을 비교하고 차기 정부에 대한 재미 탈북민들의 기대와 제언을 전하는 기획보도를 준비했습니다. 오늘은 그 세 번째 순서로 중국과 러시아에 대한 두 후보의 접근법에 대해 알아봅니다.
주요 경쟁국인 중국과 러시아에 대응해 민주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동맹과의 협력을 심화하고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독자적인 외교를 펼칠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합니다.
“트럼프, 시진핑 · 푸틴과 직접 협상할 것”
프레드 플라이츠 아메리카 퍼스트 정책 연구소(AFPI) 미국안보센터 부소장은 26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승리한다면 ‘힘의 우위’를 바탕으로 미국의 적들과 협상하는 행정부를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플라이츠 부소장] “I think it's fairly clear from what Trump has said, although he wants to be tough with our adversaries, he also wants to talk to them. He believes in dialog. Trump has talked about how he had a good relationship with Chinese President Xi, Russian President Putin, and it's hard to have negotiations with leaders of states that are ruthless dictatorships, but that's what leaders of great states have to do. We have to be tough with our adversaries, but we have also have to find a way to live with them, and I think that would be the way of Trump.”
트럼프 정부 당시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비서실장을 지낸 플라이츠 부소장은 트럼프 선거 캠페인의 일원이 아니라며 사견임을 전제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발언을 보면 적들에게 강경하길 원하면서도 그들과 대화하길 원한다는 것이 분명하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으며, 무자비한 독재 국가 지도자들과 협상을 하는 것은 어렵지만 위대한 국가의 지도자들이 해야 할 일이라고 이야기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적에게는 강경해야 하지만 그들과 함께 살 수 있는 방법도 찾아야 한다는 것이 바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적을 다루는 방식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플라이츠 부소장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김정은과 고위급 외교를 재개하고 재임 첫 해에 정상회담을 개최하려고 노력할 것이라고 확신한다”며 “우크라이나 전쟁이 즉시 끝나지 않는다면 (미북 정상회담은) 김정은이 러시아에 무기를 제공하는 것을 막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공화당은 새 정강 정책에서 ‘힘을 통한 평화’ 외교 정책을 천명하며 “가장 핵심적인 미국 국익에 중심을 둔 외교 정책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해리스, 중러 맞서 동맹 규합… 바이든 정책 연속성”
이에 반해 민주당은 정강에서 러시아의 위협에 대응해 나토와의 관계를 강화하고 중국과 북한의 위협에 대응해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소다자 협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데니스 와일더 전 백악관 아시아담당 선임 보좌관은 26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해리스 부통령의 정책이 바이든 정부 정책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와일더 전 보좌관] “I think Harris, I have no reason to believe that she is not a strong supporter of the Indo Pacific strategy as it exists today. So, yes, I would see continuation of aukus the quad. What the work that is being done with Japan and South Korea on defenses, much more of the same.”
와일더 전 보좌관은 해리스 부통령이 현재의 인도태평양 전략을 강력히 지지할 것이라며, 미국과 영국, 호주 안보동맹 오커스(AUKUS)와 미국, 일본, 호주, 인도 안보협의체 쿼드(Quad), 미국과 한국, 일본 등 3국 간 안보 협력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존 허브스트 전 우크라이나 주재 미국 대사도 23일 VOA에 “해리스 부통령이 대선 후보 수락 연설에서 크렘린의 침략에 반격해야 하는 우크라이나의 편에 서야 할 필요성을 강조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허브스트 전 대사] “What she said was significant, the need to stand with Ukraine, which essentially needs to push back against Kremlin aggression.”
그러면서 해리스 부통령의 대 러시아 정책은 바이든 정부와 비교해 “약간의 변화가 있을 것이지만 전반적인 정책은 비슷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강대국 정치’ vs ‘가치 중심 전략’”
국무부에서 40년간 외교관으로 지낸 대니얼 프리드 전 폴란드 주재 미국 대사는 26일 VOA와 영상통화에서 두 대선 후보가 중러에 대해 이같이 다른 접근법을 보이는 배경으로 세계관의 차이를 꼽았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미국이 전 세계의 자유를 지원하는 전략보다 세계를 영향권으로 나누는 강대국 모델이 미국의 이익에 더 부합한다고 생각하는 것”이라는 것입니다.
[녹취: 프리드 전 대사] “He defines the interests in terms of great power politics, where big countries make the deals they can and little countries suffer the consequences. Kamala Harris seems to me to be squarely within the framework of American Grand Strategy, as we've known it from either 1918 or 1945 in any event, that included Truman as a Democrat, Reagan as Republican Eisenhower, Kennedy and both Bushes and Clinton and Obama. And that is a view that America's interests and its values advance together.”
트럼프 전 대통령은 “대국 간에 할 수 있는 거래를 하고 소국이 그 결과를 감당하는 ‘강대국 정치’의 관점에서 이익을 정의한다”는 것입니다.
반면 “해리스 부통령은 소위 미국의 ‘대전략’(Grand Strategy)의 틀 안에 있는 것처럼 보인다”며 “미국의 이익과 가치가 함께 발전한다는 관점”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는 1918년 혹은 1945년 이후 미국이 견지해 온 입장으로, 민주당과 공화당의 트루먼, 레이건, 아이젠하워, 케네디, 부시 부자, 클린턴, 오바마 모두 이 ‘대전략’의 관점을 가지고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프리드 전 대사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참모 중에서도 ‘레이건식 노선’을 따르는 이들이 있다며, 예를 들어 북러 무기거래에 대한 트럼프 2기 정부의 입장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프리드 전 대사] “So Trump world is not necessarily united, so I don't know what a Trump administration would do, but I think if the worst instincts of Trump prevail, he will want to relieve pressure on Putin and not care about North Korean arms shipments. I think if there is more Reaganite Trump 2.0 or a Harris administration, honestly, there's not much more extra pressure they're going to be able to put on North Korea, but they will put pressure on third countries and on the Chinese not to facilitate these kinds of transfers to Russia.”
“트럼프 전 대통령의 본능이 우세하다면 푸틴에 대한 압력을 완화하고 북한의 무기 선적에 신경 쓰지 않으려 할 것”이라는 것입니다.
반면 “트럼프 2기 정부가 ‘레이건식 노선’을 더 따르거나 해리스 정부가 집권하게 된다면 북한에 대한 실질적인 압박을 더 가하지는 못하더라도 제3국이나 중국에 대해 러시아로의 북한산 무기 이전을 촉진하지 않도록 압박을 가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트럼프 2기 정부가 북한 비핵화와 관련해 중국에 건설적 역할을 촉구할 수도 있다는 견해도 있습니다.
와일더 전 보좌관은 “북한의 행동에 따라 많은 것이 달라질 것”이라며 “북한의 행동이 우려스러워지면 트럼프가 중국에게 행동에 나서라고 요구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와일더 전 보좌관] “A lot will depend on North Korean behavior. If North Korean behavior becomes alarming, I could see Trump demanding the Chinese do something about the situation. I don’t think he’d be shy about that, as he thinks that the North Korean leader is about to upset the Northeast Asia security situation. I think the Harris administration will be far more inclined again to work any problem in Northeast Asia through the alliance system, and as with the Biden administration, they may not feel that it's productive to try and work with the Chinese.”
반면 해리스 정부는 “동맹 체계를 통해 동북아 문제를 해결하려는 경향이 훨씬 더 강할 것이며, 바이든 정부와 마찬가지로 중국과 협력하는 것이 생산적이지 않다고 생각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대중국 강경한 노선엔 두 후보 일치”
한편 해리스 정부와 트럼프 정부 모두 매우 강경한 대중국 무역, 기술 정책을 펼칠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매튜 굿맨 미 외교협회 지경학 국장은 26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해리스 정부나 트럼프 정부 모두 중국과의 경제 관계에 대해 매우 강경한 노선을 취할 것이라는 점에서 많은 연속성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특히 첨단기술 분야에서 양측 다 한국의 협력을 구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녹취: 굿맨 국장] “I think there will be expectations from either a Harris or a Trump administration, that that South Korea will join the US in trying to limit China's ability to obtain these critical technologies. I think if it's Harris, that will look more like a partnership. If it's Trump, it'll look more like a demand, I think, from the United States.”
“해리스 정부든 트럼프 정부든 중국의 핵심 기술 획득 능력을 제한하려는 미국의 노력에 한국이 함께 할 것이라는 기대를 가질 것으로 예상한다”며 “해리스 정부라면 협력으로 보일 것이고 트럼프 정부라면 요구로 보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또한 바이든 정부에서 대중국 견제 일환으로 제정한 인플레이션감축법(IRA)과 반도체법도 두 정부 모두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녹취: 굿맨 국장] “I think that there's a lot of talk that he will renounce the IRA, or walk tear up the IRA or something. But the reality is, there's now been a lot of investment, or happened or is planned across the country in clean technologies, as well as in semiconductors and and that has created both an economic stake in those investments, but also a sort of political stake, because a lot of those investments are in red states, you know, Republican held states and so. So I think it's going to be hard for Trump to reverse all of that.”
굿맨 국장은 “트럼프가 IRA를 폐기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많이 나오고 있지만, 현실은 미 전역에 반도체 뿐 아니라 청정 기술에 대한 많은 투자가 이뤄졌거나 계획돼 있어서 경제적 이해 관계 뿐 아니라 정치적 이해관계도 창출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러한 투자의 대부분은 공화당 지지세가 뚜렷한 주들에 이뤄졌기 때문에 트럼프가 모든 것을 되돌리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시호코 고토 윌슨센터 인도태평양 국장도 VOA에 “특히 첨단 기술 분야의 제조 기반 부활과 각주들에 대한 투자 확대라는 장기적 추세 측면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도 ‘미국의 승리’로 받아들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고토 국장] “My guess is that in terms of the longer term trend of getting more investments into a state that could benefit from a renaissance in the money, in The manufacturing base, especially in advanced technology, and also benefit from more investment of foreign industries, especially in the technology space, to continue that if Trump would want to do that, and he would see this as a win for the United States.”
고토 국장은 두 후보의 대 중국 경제 정책의 본질이 크게 다르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트럼프에서 바이든에 이르기까지 경제 분야에서 중국과의 전략적 경쟁이 지속적으로 심화됐다”며 중국의 기술 발전을 견제하고 미국의 제조 역량을 강화하려는 미국의 노력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조은정입니다.
2024년 대선을 앞두고 VOA가 준비한 기획 보도, 다음 시간에는 차기 대통령 직면할 역내 정세에 대해서 살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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