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1월 미국 대선에서 맞붙는 민주당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공화당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대북 정책과 한반도 정책, 동맹 등에 대한 정책에서 확연히 구분됩니다. VOA는 다섯 차례에 걸쳐 두 후보의 한반도 관련 정책을 비교하고 차기 정부에 대한 재미 탈북민들의 기대와 제언을 전하는 기획보도를 준비했습니다. 오늘은 그 첫 순서로 두 후보의 대북 정책에 대해 알아봅니다. 안준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민주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대북 정책에서 분명한 차이를 보이고 있습니다.
해리스 부통령은 조 바이든 대통령의 현 대북 정책을 계승해 한국∙일본 등 양자 및 3자 공조를 통한 대북 확장 억제력 강화 정책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됩니다.
반면 공화당 후보인 트럼프 전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개인적인 외교 재개에 나서 북한을 압박할 것으로 보이지만 불확실성 또한 커보입니다.
해리스, 동맹과 공조해 확장억제 강화
민주당은 지난 18일 발표한 ‘2024 민주당 정강(2024 Party Platform)’에서 “불법적인 미사일 역량 구축을 포함한 북한의 도발에 맞서 우리의 동맹들, 특히 한국과 함께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2024 민주당 정강] “President Biden has and will stand by our allies, especially South Korea, against North Korea’s provocations, including its illegal build-up of missile capabilities.”
다만 4년 전인 2020년 정강에 포함됐던 ‘북한 비핵화’란 장기적 목표는 이번엔 빠졌습니다.
이와 관련해 민주당 새 정강 작성에 참여한 콜린 칼 전 미 국방부 정책 차관은 지난 20일 “한반도 비핵화는 바이든 정부의 목표로 남아 있으며, 해리스 행정부에서도 그럴 것”이라며 미국의 한반도 비핵화 의지를 재확인했습니다.
다만 “현실적으로 단기적 관점에서 한반도 비핵화가 시급히 해결될 것으로 전망하는 전문가는 없다고 본다”고 부연했습니다.
민주당은 새 정강에서 캠프 데이비드에서 개최된 미한일 3국 정상회의와 한국과 함께 채택한 ‘워싱턴 선언’을 언급하며 미한일 3국 협력을 강화해 한반도와 그 너머의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칼 전 차관은 “단기적으로 우리의 우선 순위는 한국을 포함해 일본 등 동맹을 북한의 위협으로부터 보호하고 우리의 억제를 강화하는 데 있어야 한다”며 “바이든-해리스 정부가 이룬 주요한 진전 가운데 하나가 미한, 미일 양자 관계를 비롯해 미한일 3국의 공조를 강화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북한 비핵화 목표를 포기한 것은 아니지만 단기간에 달성할 수는 없는 만큼 차기 해리스 정부에서도 현 바이든 정부에서 확립한 미한일 3국 공조 체제를 강화해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을 억제하겠다는 뜻을 거듭 밝힌 겁니다.
트럼프, 김정은과 개인적 외교 재개 통해 북한 압박
반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현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 정책을 비판하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친분을 과시했습니다.
지난달 18일 미국 위스콘신주 밀워키에서 열린 공화당 전당대회의 대선 후보 수락 연설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나는 북한 김정은과 매우 잘 지냈다”면서 “핵무기를 많이 가진 사람과 잘 지내는 건 좋은 일이 아닌가”라고 반문했습니다.
[녹취: 트럼프 전 대통령] “I got along very well, North Korea, Kim Jong Un. I got along very well with him. The press hated when I said that. How could you get along with him? Well, you know, it's nice to get along with someone that has a lot of nuclear weapons or otherwise, isn't it? (중략) But now I got along with them and we stopped the missile launches from North Korea. Now North Korea is acting up again. But. When we get back, I get along with him. He'd like to see me back too. I think he misses me.”
이어 “내가 그들과 잘 지냄으로써 우리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막았다”며 “지금 북한은 다시 행동하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바이든 정부 출범 이후 북한과 대화가 단절되고 북한이 도발 강도를 높이는 상황을 지적한 것으로 풀이됐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그러나 우리가 (백악관으로) 돌아가면 나는 그와 잘 지낼 것”이라며 “그도 내가 돌아오는 모습을 보고 싶어할 것이고, 나를 그리워하고 있다고 본다”고 말했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 주변에서는 그가 재집권하면 한반도 긴장을 완화하고 북한의 핵과 미사일 실험을 막기 위해 김정은과의 개인적 외교 재개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꾸준히 제기됐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비핵화와 미사일 실험 중단을 위해 김정은을 강하게 밀어붙일 것이란 겁니다.
프레드 플라이츠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비서실장은 지난 5월 ‘워싱턴 톡’에 출연해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과의 개인적 외교를 재개하기 위해 매우 빠르게 움직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만약 북한이 협상할 준비가 돼 있다면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과 개인적 외교를 재개할 것”이라며 “조건 없는 일방적 대화 제의는 아닐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 전쟁에 대한 무기 지원 중단을 요구하고, 북한이 러시아, 중국, 이란과 한 축이 되려는 것은 북한의 이익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말해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측근인 플라이츠 전 실장은 트럼프 2기 정부가 출범할 경우 미국의 외교∙안보 라인의 주요 인사로 다시 기용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인물입니다.
플라이츠 전 실장은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과 협상을 재개해 적어도 가능한 한 관계를 정상화하고 긴장을 완화할 방법을 찾기를 매우 열망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플라이츠 전 실장] “I believe that President Trump will revive his personal diplomacy with North Korea if they're prepared to deal. I don't think it's going to be a unilateral offer of talks without conditions. I think North Korea has a lot to answer for because of its collaboration with Russia, the Vladivostok meeting, providing all these weapons to Russia for Ukraine.”
조셉 디트라니 전 북핵 6자회담 차석 대표는 앞서 VOA와의 전화 통화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선된다면 북한을 협상에 복귀시키기 위해 더 열심히 노력할 것”이라며 “북한을 끌어들이기 위해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일 것이고 이는 긍정적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김정은을 대화의 장으로 끌어내 러시아와의 긴밀한 동맹 관계에서 벗어나게 하는 데 집중할 것이라는 평가입니다.
[녹취: 디트라니 전 차석 대표] “I think President Donald Trump if he were to be re elected, I think he'll work harder to get North Korea to come back to negotiations. I think he will put more effort into getting North Korea and I think that will be positive. I think by President Trump we'll be focusing more on bringing Kim Jong UN and North Korea back to negotiations, back to discussions, moving them away from that close allied relationship with the Russian Federation.”
“해리스, 바이든 대북 정책 계승… 트럼프는 불확실성 커”
로버트 랩슨 전 주한미국 대사대리는 22일 VOA의 질의에 대한 서면 답변에서 “해리스 행정부는 강조점과 전술에 약간의 차이가 있을 뿐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 정책 접근법을 상당 부분 채택할 것으로 확신한다”며 “(한반도) 비핵화는 한반도와 그 너머 지역의 평화와 안정 유지와 마찬가지로 미국 정책의 가장 중요한 목표로 남아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랩슨 전 대사대리] “I strongly suspect that a Harris administration will adopt much of the Biden administration’s policy approach towards North Korea, with perhaps only some slight variations of emphasis and tactics. Denuclearization will remain an overarching objective of US policy as will maintenance of peace and stability on the peninsula and in the region beyond.”
또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될 경우 북한과 한반도에 실제로 어떻게 접근할 것인지에 대한 완전히 신뢰할 수 있는 지침은 없다”면서 “공화당 정강이나 헤리티지재단의 ‘프로젝트 2025’, 또는 트럼프 주변 사람들이 안다고 주장하지만 그의 통치 스타일과 기질을 고려해 볼 때 그가 당선돼 집권할 때까지는 분명하게 드러나지 않을 것이며 오직 트럼프 본인만이 알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랩슨 전 대사대리] “As for a Trump administration, as I have been saying for many months, there is no fully reliable guide as to how the former President will actually approach North Korea and the Korean peninsula if he’s re-elected. Notwithstanding the Republic Party Platform or Heritage’s Project 2025, or those around Trump purporting to know, only Trump knows and given his governance style and temperament that won’t become evident until after he’s elected and in the seat.”
이어 트럼프 전 대통령이 김정은과 조기에 직접 협상에 나설지, 오랜 비핵화 원칙에 따라 협상을 할지 등은 현재로선 모두 불확실하다고 덧붙였습니다.
실제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북 정책은 여전히 불확실성에 싸여 있습니다.
지난해 말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집권하면 북핵 동결을 대가로 대북 경제 제재 완화 등을 제공하는 거래를 추진할 구상이라고 보도했습니다.
그러나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를 ‘가짜 뉴스’라고 일축한 바 있습니다.
“트럼프 북한과의 관계 재개에 무심할 수도”
미국 중앙정보국(CIA) 한국 담당 부국장을 역임한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은 이날 VOA와의 전화 통화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재임 시 북한과의 관계 개선을 시도했지만 성공하지 못했기 때문에 이에 관여하는 데 관심이 없을 수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다른 차기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북한보다) 국내 문제와 경제 문제에 더 집중할 것”이라며 “외교 정책 문제가 발생하면 중국, 타이완, 러시아, 우크라이나, 중동에 우선 순위를 둘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김정은과 잘 지낼 것”이라고 말했지만, 재집권할 경우 미북 정상회담을 통한 미북 관계 개선을 정책의 우선 순위로 삼을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겁니다.
[녹취: 클링너 선임연구원] “President Trump, like any incoming president, would be more focused on domestic issues and economic issues. And when foreign policy issues arose, they would most likely be prioritized with China, Taiwan, Russia, Ukraine, and Middle East. And he may not be interested in resuming engagement with North Korea because it was tried and wasn't successful in his first term.”
클링너 선임연구원은 “해리스 행정부의 대북 정책은 바이든 행정부의 연장선상에 있을 가능성이 높다”며 “이는 북한의 유엔 결의와 미국 법 위반에 초점을 맞춘 외교적 노력과 결합된 오랜 초당파적 대북 접근법과 일치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미한일 3국의 군사 관계 강화뿐 아니라 북한 인권 침해에도 초점을 맞추고 있다”면서 “또 한국과 일본에 지속적으로 화해를 촉구함으로써 양자 및 3자 안보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VOA 뉴스 안준호입니다.
2024년 대선을 앞두고 VOA가 준비한 기획 보도, 다음 시간에는 미한 동맹에 대한 두 후보의 서로 다른 정책과 협력 전략을 살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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