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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대 들어 북한만 핵실험… 누구도 비밀 핵실험 불가능”


로버트 플로이드 포괄적핵실험금지조약기구(CTBTO) 사무총장.
로버트 플로이드 포괄적핵실험금지조약기구(CTBTO) 사무총장.

21세기 들어 핵실험을 한 국가는 북한뿐이라고 국제 핵실험 감시기구 수장과 유엔총회 의장이 비판했습니다. 북한의 7차 핵실험 가능성이 꾸준히 제기되는 가운데 어떤 국가도 비밀리에 핵실험을 할 수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조은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2000년대 들어 북한만 핵실험… 누구도 비밀 핵실험 불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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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산하 포괄적핵실험금지조약기구(CTBTO)의 로버트 플로이드 사무총장과 데니스 프랜시스 제 78차 유엔총회 의장이 28일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북한만 국제사회의 핵실험 금지 노력에 동참하지 않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플로이드 사무총장과 프랜시스 의장은 ‘국제 핵실험 반대의 날’을 하루 앞두고 공동으로 작성한 글에서 “포괄적핵실험금지조약(CTBT)은 전례 없는 큰 변화를 가져온 가장 획기적인 국제조약 중 하나”라고 밝혔습니다.

[공동 작성문] “This is one of the world’s landmark treaties. What a difference it has made. Between 1945 and 1996 there were more than two thousand nuclear weapons tests. In the 28 years since 1996, there have been fewer than a dozen. In this century only six tests have been conducted, all by North Korea.”

그러면서 “1945년에서 1996년 사이에 2천번 이상의 핵실험이 있었지만 포괄적핵실험금지조약이 합의된 1996년 이후 핵실험은 12건도 일어나지 않았고, 2000년대 들어서는 6건에 불과하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6건 또한 북한이라는 단일 국가에 의한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데니스 프랜시스 제 78차 유엔총회 의장.
데니스 프랜시스 제 78차 유엔총회 의장.

북한은 지난 2006년 10월을 시작으로 2009년 5월과 2013년 2월, 2016년 1월과 9월, 2017년 9월에 걸쳐 6차례 핵실험을 진행한 바 있습니다.

플로이드 사무총장과 프랜시스 의장은 “더 이상 지구상의 어떤 국가도 비밀리에 핵실험을 수행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공동 작성문] “The Treaty relies on a network of over 300 scientific monitoring facilities around the world that can quickly detect a nuclear test notably smaller than the Hiroshima explosion and pinpoint its location. No state anywhere on Earth can conduct a nuclear weapons test in secret.”

“히로시마 폭발보다 훨씬 작은 핵실험도 신속히 감지하고 위치를 정확히 파악할 수 있는 과학 감시시설들이 전 세계 300개 이상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29일 ‘국제 핵실험 반대의 날’에 유엔 총회 고위급 회의가 소집된다며, 포괄적 핵실험금지조약에 대한 최종적인 합의에 필요한 결정을 모든 국가가 지지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앞서 플로이드 사무총장은 지난 22일 공개한 영상 메시지에서도 21세기 들어 핵실험을 한 국가는 북한이 유일하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핵실험에 나서는 국가들은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녹취: 플로이드 사무총장] ““Global solidarity against any such testing is getting stronger and stronger. Any country contemplating a nuclear test can be sure of one thing that the cost to its credibility and standing if it tests a nuclear weapon is rising.”

플로이드 사무총장은 “어떤 핵실험에도 반대하는 글로벌 연대는 점점 더 강해지고 있다”며 “핵실험을 고려하는 어떤 국가도 핵무기를 실험할 경우 국가 신뢰도와 위상에 대한 대가가 커진다는 사실 한 가지를 확신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오스트리아 빈에 본부를 둔 CTBTO는 유엔이 1996년 모든 종류의 핵실험을 전면적으로 금지하는 조약을 채택하면서 발족한 감시기구입니다.

현재 187개국이 서명하고 178개국이 비준한 CTBT는 발효되지 못해 법적 구속력을 갖고 있지 않습니다.

CTBT가 발효되려면 핵기술을 보유한 44개국 모두가 서명 및 비준을 해야 하는데 이 중 미국과 중국, 이란, 이집트, 이스라엘은 서명만 했으며 북한과 인도, 파키스탄은 서명조차 하지 않고 있습니다.

VOA 뉴스 조은정입니다.

다음은 플로이드 사무총장과 프랜시스 의장은 ‘국제 핵실험 반대의 날’을 하루 앞두고 공동으로 작성한 글 전문

이제 그만: 핵실험의 영원한 종식을 위하여

2009년 유엔 총회는 8월 29일을 국제 핵실험 반대의 날로 선포했습니다.

이 날은 오늘날의 카자흐스탄에 있는 세미팔라틴스크 핵실험장이 공식적으로 폐쇄된 1991년 8월 29일을 떠올리게 합니다. 세미팔라틴스크 핵실험장, 이 한곳에서만 1949년에서 1989년 사이에 456회의 핵실험이 있었습니다.

1954년에서 1984년 사이에 전 세계 어딘가에서 매주 평균적으로 적어도 한 번의 핵실험이 있었고, 대부분은 히로시마 폭격을 훨씬 능가하는 폭발이었습니다. 핵실험은 공중, 지하, 바다속을 가리지않고 자행되었습니다.

이러한 핵실험으로 퍼진 방사능은 지구 전반에 걸쳐 환경 깊숙히 침투 되었습니다. 오늘날 코끼리 상아,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의 산호, 가장 깊은 해구에서도 방사능이 검출되고 있습니다.

한편, 핵무기 비축량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했으며, 1980년대 초반을 기준으로 전 세계에 약 60,000개의 핵무기가 퍼져있었고, 이들 핵무기의 대부분은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서 사용된 폭탄보다 훨씬 강력한 것들이었습니다.

대중의 분노는 커져갔으며, 국제사회는 1960년대에 들어서면서 ‘폭발을 동반하는 핵실험을 종식시키는 것이 핵무기 개발을 막기위한 필수적인 수단이 되고 나아가 핵비확산과 군축을 촉진시킨다’는 원칙적 합의에 도달하였습니다.

그후, 1968년 합의된 핵확산금지조약에서 '모든 형태의 핵무기 실험 폭발을 영구히 중단한다'는 당시로서는 대담한 서문을 담게되었습니다.

하지만 그 이후에, 1996년 포괄적 핵실험금지조약(CTBT)이 합의되기까지 거의 30년이 더 걸렸고, 그 사이 수백 번의 핵실험이 더 있었습니다.

포괄적 핵실험금지조약(CTBT), 이것은 전례없는 큰 변화를 가져온 가장 획기적인 국제조약 중 하나입니다.

1945년에서 1996년 사이에는 2,000회 이상의 핵실험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포괄적 핵실험금지조약(CTBT)이 합의된 1996년 이후 핵실험은 채 열두건도 일어나지 않았고, 2000년대에 들어서는 여섯건에 불과합니다. 이 여섯건 또한 북한이라는 단일 국가에 의한 것이었습니다.

이 조약을 통해 히로시마 폭발보다 훨씬 작은 핵실험도 신속히 감지하고 위치를 정확히 파악할 수 있는 전 세계 300개 이상의 과학 감시 시설 네트워크가 구축되었습니다. 그로 인해 더이상, 지구상의 어떠한 국가도 비밀리에 핵실험을 수행할 수 없습니다.

포괄적 핵실험금지조약(CTBT)은 전 세계적인 지지를 받고 있습니다. 187개국이 서명했고 178개국이 비준했습니다.

2021년 이후 10개국이 추가적으로 비준하였는데 이를 통해 핵실험 재개에 반대하는 글로벌 모멘텀이 굳건하며 이는 국가의 크기, 국제적 위치와 무관함을 알 수 있습니다.

이러한 성과에도 불구하고, 현재 국제정세의 불확실성으로 인해 포괄적 핵실험금지조약(CTBT)을 통해 형성된 핵실험에 반대의 글로벌 규범이 도전받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만약, 핵실험이 재개되거나 심지어 국가간 분쟁에서 핵무기를 사용한다면 어떤일이 발생할까요? 우리의 국제적 신뢰 및 결속은 재앙적 붕괴에 직면할 것입니다. 억제력이 없는 핵실험의 시절로 돌아가게된다면 어떤 국가도, 어떤 공동체도 안전하지 않을 것이며, 전 지구, 전 인류가 그 위험안에 놓이게 될 것 입니다.

흔히들 우리는 실수로 부터 교훈을 얻는다라고 말합니다. 이번에는 성공적인 사례를 통해 교훈을 얻어봅시다. 포괄적 핵실험금지조약(CTBT)이 분명한 전 인류적 이익을 위해 최고의 외교적 노력과 최신의 기술을 성공적으로 결합해 왔으며, 투명성과 서로에 대한 신뢰가 점점 의심받고있는 국제정세속에서 투명성과 신뢰를 구축해오고 있음은 분명 성공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번 국제 핵실험 반대의 날에 유엔 총회 고위급 회의가 소집됩니다. 이 기회를 통해 우리는 모든 국가가 포괄적 핵실험금지조약(CTBT)에 따라 최종적인 세계적 합의에 도달하는 데 필요한 대담하면서도 원칙적인 결정에 동참하기를 촉구합니다.

핵실험의 영원히 종식을 위하여! “이제 진짜 그만!”입니다.

데니스 프랜시스 대사, 제78차 유엔 총회 의장

로버트 플로이드 박사, 포괄적 핵실험금지조약기구 사무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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