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들어 핵실험을 한 유일한 국가는 북한뿐이라고 국제 핵실험 감시기구가 비판했습니다. 어떤 나라든 핵실험에 나서면 큰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안소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유엔 산하 포괄적핵실험금지조약기구(CTBTO)의 로버트 플로이드 사무총장이 22일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북한만 국제사회의 핵실험 금지 노력에 동참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녹취: 플로이드 사무총장] “Finally, in 1996, the world said stop. A treaty was signed to end those tests once and for all The Comprehensive Nuclear Test Ban Treaty. Since the year 2000 there have been only 6 nuclear tests all by North Korea”
플로이드 사무총장은 오는 29일 지난 2009년 유엔이 지정한 ‘국제 핵실험 반대의 날’을 앞두고 공개한 영상 메시지에서 모든 종류의 핵실험을 금지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포괄적핵실험금지조약’(CTBT)이 체결된 시기를 지적하며 “1996년 마침내 전 세계가 (핵실험) 중단을 결정했다”면서 “2000년 이후 모두 북한에 의한 오직 6차례의 핵실험만 있었다”고 지적했습니다.
북한은 지난 2006년 10월을 시작으로 2009년 5월과 2013년 2월, 2016년 1월과 9월, 2017년 9월에 걸쳐 6차례 핵실험을 진행한 바 있습니다.
플로이드 사무총장은 이어 “핵무기 실험이 이뤄지면 놀라운 CTBTO 기술이 지구 어디서든 거의 즉시 핵실험을 감지해 전 세계가 신속하게 알게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핵실험에 나서는 국가들은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녹취: 플로이드 사무총장] “Global solidarity against any such testing is getting stronger and stronger. Any country contemplating a nuclear test can be sure of one thing that the cost to its credibility and standing if it tests a nuclear weapon is rising.”
플로이드 사무총장은 “어떤 핵실험에도 반대하는 글로벌 연대는 점점 더 강해지고 있다”며 “핵실험을 고려하는 어떤 국가도 핵무기를 실험할 경우 국가 신뢰도와 위상에 대한 대가가 커진다는 사실 한 가지를 확신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오스트리아 빈에 본부를 둔 CTBTO는 유엔이 1996년 모든 종류의 핵실험을 전면적으로 금지하는 조약을 채택하면서 발족한 감시기구입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도 ’국제 핵실험 반대의 날’에 앞서 성명을 내고 핵실험 종식을 촉구했습니다.
[구테흐스 유엔사무총장] “Across nearly eight decades, more than 2,000 nuclear tests were conducted at more than 60 sites around the world. These tests left a legacy of destruction, rendering lands uninhabitable and creating long-term health problems for people. Recent calls for the resumption of nuclear testing demonstrate that the terrible lessons of the past are being forgotten — or ignored.”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거의 80년 동안 전 세계 60여 곳에서 2천여 회의 핵실험이 실시됐다”며 “이 같은 실험은 파괴의 유산을 남겼고 토지에 사람이 살 수 없게 만들었으며 인간에게 장기적인 건강 문제를 야기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최근 핵실험 재개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은 과거의 끔찍한 교훈이 잊히고 무시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CTBT는 모든 핵실험을 금지하는 유일한 조약이자 필수적이고 검증 가능한 안보 수단”이라며 “모든 국가가 조건 없이 즉시 비준할 것을 촉구한다”고 덧붙였습니다.
현재 187개국이 서명하고 178개국이 비준한 CTBT는 발효되지 못해 법적 구속력을 갖고 있지 않습니다.
CTBT가 발효되려면 핵기술을 보유한 44개국 모두가 서명 및 비준을 해야 하는데 이 중 미국과 중국, 이란, 이집트, 이스라엘은 서명만 했으며 북한과 인도, 파키스탄은 서명조차 하지 않고 있습니다.
국제 핵 전문가들은 북한의 풍계리 핵실험장이 언제든 7차 핵실험을 실시할 수 있도록 준비된 상태라고 평가해왔습니다.
[녹취: 올브라이트 소장] “They’re keeping it and ready to do a test. But we don't know why they're not testing. We really don't know. Is it political? Is it a technical problem?”
데이비드 올브라이트 미국 과학국제안보연구소(ISIS) 소장은 지난 3월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북한이 핵실험장을 유지하고 실험을 할 준비가 돼 있다”며, 다만 정치적 혹은 일부 기술적 이유로 7차 핵실험을 유보하고 있을 수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라파엘 그로시 사무총장도 지난 3월 IAEA 이사회 개회사에서 “풍계리 핵실험장은 여전히 사용 중이며 새로운 핵실험을 지원할 준비가 돼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VOA 뉴스 안소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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