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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비 전 COI 위원장 “북한 인권 후퇴...유엔총회와 안보리서 적극 다뤄야”


마이클 커비 전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COI) 위원장.
마이클 커비 전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COI) 위원장.

북한의 인권 유린과 핵·미사일 위협에 유엔 총회와 안보리가 더욱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한다고 전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장이 밝혔습니다. 북한의 심각한 인권 유린과 국제평화와 안보를 분리해서 생각할 수 없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조은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커비 전 COI 위원장 “북한 인권 후퇴...유엔총회와 안보리서 적극 다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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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 커비 전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COI) 위원장은 29일 “김정은이 전 세계에 가하는 위협은 북한 주민들에게 가하는 위협과 직결돼 있다”며, 이제 북한의 위협은 유엔 인권이사회가 다룰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섰다고 지적했습니다.

COI의 북한인권보고서 발간 10주년이 됐지만 북한의 인권 상황은 더욱 후퇴하고 국제사회에 제기하는 핵과 미사일 위협이 증대됐다는 것입니다.

커비 위원장은 이날 안보 전문매체 ‘저스트 시큐리티’ 기고문에서 “김정은은 지난 10년 동안 냉전시대에 존재했던 것과 유사한 중앙집권적 경제통제 시스템을 북한에 다시 구축한 것으로 보인다”며 “주민들은 공포에 질려 복종하고 생존을 위해 국가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커비 전 위원장] “It now appears that Kim Jong Un has used the last 10 years to reestablish a system of centralized economic control in North Korea, similar to what existed during the Cold War. Citizens are terrorized into obedience and remain completely dependent upon the state to survive. Kim has turned the horrendous situation that existed when he took power — a closed society without basic rights, suffering from chronic deprivations — into a fully totalitarian dystopia, similar to the society ruled by his grandfather, Kim Il Song in the 1950s to 1970s.”

그러면서 “김정은은 집권 당시 기본권이 없고 만성적인 박탈감에 시달리는 폐쇄적인 사회였던 북한을 완전한 전체주의적 디스토피아(dystopia)로 만들었다”며 “1950년에서 1970년대 할아버지 김일성이 통치하던 사회와 유사한 형태”라고 말했습니다.

또 핵과 미사일 실험을 거듭해 “북한은 이제 일본, 한국, 중국, 심지어 미국까지 위협할 수 있는 신뢰할 수 있는 핵 공격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커비 전 위원장은 “그의 핵 위협은 인권 위협”이라며 “관련국 정부는 고조되는 안보 위협과 북한의 인도주의와 인권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김정은과 다시 관여하는 것을 지지해야 한다”고 제안했습니다.

그러면서 유엔 체제 내에서의 구체적인 활동을 제안했습니다.

“안보리 추가 브리핑”… “총회 새 결의안”

커비 전 위원장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북한과 다시 관여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커비 전 위원장] “The U.N. Security Council needs to re-engage with North Korea. Members should request the U.N. Secretary General and relevant U.N. agencies to provide further briefings on the humanitarian crisis and the ongoing evidence of links between rights abuses and North Korea’s weapons program.”

“회원국들은 유엔 사무총장과 관련 유엔 기관에 인도주의적 위기, 그리고 인권 침해와 북한의 무기 프로그램 사이의 연계에 대한 추가 브리핑을 요청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어 “북한의 무기 개발, 국제평화와 안보에 대한 위협, 인권 상황의 연관성에 대한 정기적인 보고를 촉구하는 것은 유엔 총회의 몫”이라며 “강력한 총회 결의가 그 첫걸음”이라고 말했습니다.

[커비 전 위원장] “It’s up to the U.N. General Assembly to insist on regular reporting on the linkages between North Korea’s weapons development, its threat to international peace and security, and the human rights situation. A strong General Assembly resolution is a first step.

Recently, at the 2024 International Dialogue on North Korean Human Rights in Washington D.C., experts gathered to discuss the urgent need for accountability 10 years after the Commission of Inquiry report. After the Second World War, the world promised never again to look away from the gravest human rights abuses. We should be clear-sighted and accept that we cannot divorce international peace and security in North Korea from the egregious abuse of the human rights of its people. Continuing to allow such an ill-governed, abusive, and unstable state to threaten our fragile planet may be the greatest human rights abuse of all.”

커비 전 위원장은 “최근 워싱턴 DC에서 열린 ‘2024 북한인권 국제대화’에서 전문가들은 COI 보고서가 나온 지 10년이 지난 지금, 책임 규명이 시급히 필요하다는데 의견을 모았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2차 세계대전 이후 전 세계는 다시는 심각한 인권유린을 외면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며 “우리는 북한의 심각한 인권유린과 국제평화와 안보를 분리해서 생각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인식하고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북한 당국 계속 압박해야”

로버트 킹 전 미국 국무부 북한인권특사.
로버트 킹 전 미국 국무부 북한인권특사.

로버트 킹 전 미 국무부 북한인권특사는 29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북한 주민들을 위해 계속해서 압박 수위를 높여야 한다는 커비 위원장 견해에 동의한다고 말했습니다.

“북한 인권문제는 1년 안에 해결될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북한을 압박하는 노력에 일관성을 유지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킹 전 특사는 다만 “유엔 등에서 북한과 같은 불량정권에 대해 할 수 있는 일에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킹 전 특사] “Within the UN system and elsewhere, there are limitations on what you can do with a rogue regime like North Korea. China and Russia, two of the five permanent members of the Security Council who have the ability to veto any action by the Security Council are very close to North Korea. They're very anxious to maintain North Korea. It's a very useful problem to leave out there. And they're very happy to have North Korea stirring things up, creates problems for the United States, for the European Union members, for the United Nations, and so they're not really anxious to come up with any solution.”

“거부권을 가진 안보리 5개 상임이사국 중 중국과 러시아가 북한과 매우 가깝다”며 “북한이 미국, 유럽연합, 유엔에 문제를 일으키길 원하고, 어떤 해법도 찾으려 하지 않는다”고 지적했습니다.

킹 전 특사는 그럼에도 “유엔에서 문제를 제기하고 북한을 계속 압박하며 북한이 불법국가라는 점을 계속 강조하는 등 우리가 해왔던 일을 계속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UPR 계기 북한 인권 공론화”

미국과 한국도 북한 인권 개선을 위해 국제사회 공론화를 위한 공조를 강화한다는 방침입니다.

지난달 한국을 방문한 줄리 터너 미국 국무부 북한인권특사와 이준일 한국 외교부 한반도정책국장이 만나 악수를 나누고 있다. (사진출처: 한국 외교부)
지난달 한국을 방문한 줄리 터너 미국 국무부 북한인권특사와 이준일 한국 외교부 한반도정책국장이 만나 악수를 나누고 있다. (사진출처: 한국 외교부)

줄리 터너 미 국무부 북한인권특사는 지난 7월 방한해 이준일 한국 외교부 한반도정책국장을 만나 9월의 유엔 총회 제3위원회 회의와 11월 북한에 대한 ‘보편적 정례인권검토’(UPR) 등 주요 계기를 활용해 북한 인권 문제 공론화 노력을 강화하기로 했습니다.

양측은 또 북한의 강제노동 문제 해결과 남반구에 위치한 신흥국과 개도국을 의미하는 글로벌 사우스(Global South)를 대상으로 한 북한 인권 관여 확대 방안도 긴밀히 모색해 나가자고 했습니다.

미셸 테일러 유엔 인권이사회 주재 미국 대사.
미셸 테일러 유엔 인권이사회 주재 미국 대사.

미셸 테일러 유엔 인권이사회 주재 미국 대사도 지난 2월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COI) 최종 보고서 발간 10주년을 맞아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을 촉구했습니다.

테일러 대사는 사회연결망 서비스 ‘X’ 에 올린 글에서 “유엔 COI가 북한의 인권 침해와 학대가 반인도적 범죄에 해당한다고 결론 내린 이후 지난 10년 동안 북한의 인권 상황은 개선되지 않았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유엔 인권이사회가 계속 북한을 집중 조명하는 것이 여전히 필수적”이라고 강조했습니다.

VOA 뉴스 조은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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