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결 가능 링크

미 전문가들 “기시다 방한, 한일 협력·동북아 안보 위한 전략적 메시지”


지난해 5월 용산 대통령실에서 윤석열 한국 대통령이 한국을 방문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를 만나 회동 전 악수를 나누고 있다.
지난해 5월 용산 대통령실에서 윤석열 한국 대통령이 한국을 방문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를 만나 회동 전 악수를 나누고 있다.

미국의 아시아 전문가들은 퇴임을 앞둔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의 방한이 한일 관계의 지속적인 개선과 미한일 삼각 협력 강화를 위한 중요한 메시지라고 평가했습니다. 특히 후임 총리에게 이 협력 기반을 유지하고 발전시킬 것을 강조하는 동시에, 한일 양국이 동북아 안보 위기 시 유기적으로 협력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하려는 노력으로 해석했습니다. 조은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미 전문가들 “기시다 방한, 한일 협력·동북아 안보 위한 전략적 메시지”
please wait

No media source currently available

0:00 0:07:40 0:00
케네스 와인스타인 허드슨 연구소 일본 석좌
케네스 와인스타인 허드슨 연구소 일본 석좌

케네스 와인스타인 허드슨 연구소 일본 석좌는 퇴임을 3주 앞두고 이뤄지는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의 방한을 차기 총리에 대한 메시지로 진단했습니다.

와인스타인 석좌는 3일 VOA에 보낸 이메일에서 “기시다 총리는 한일 관계 개선을 자신이 남긴 유산의 핵심이자 일본의 외교와 안보 정책의 핵심으로 보고 있다”며 “후임자에게 이러한 토대 위에 진전을 이어가라는 강력한 신호”라고 말했습니다.

[와인스타인 석좌] “Prime Minister Kishida is looking at how history will portray him. He sees improved ROK-Japan relations as central to his legacy but also central to Japanese foreign and security policy. It’s a strong signal to his successor to build on this foundation. Kishida and Yoon want to institutionalize cooperation so it becomes embedded in the DNA of both governments moving forward.”

이어 “기시다 총리와 윤석열 대통령은 협력을 제도화해 향후 양국 정부의 DNA에 깊이 뿌리내리게 하기를 원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쉴라 스미스 미 외교협회 선임연구원. 사진 = 미 외교협회 웹사이트
쉴라 스미스 미 외교협회 선임연구원. 사진 = 미 외교협회 웹사이트

쉴라 스미스 미 외교협회 선임연구원은 3일 VOA와 전화통화에서 “기시다 총리가 임기 마지막 몇 주 동안 이 문제를 우선순위로 삼고 있는 것이 인상적”이라며 “윤 대통령과의 정상외교에 개인적으로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자신의 후임자가 누가 됐든 한국과의 양자 관계뿐 아니라 미국과의 삼자 관계에서도 한국과의 협력을 계속 소중히 여기라는 신호를 보내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스미스 연구원] “I think there's also a signal being sent by him and that is to value to whoever comes in behind him to continue to value the partnership with South Korea bilaterally but also in the trilateral relationship with the United States. I think it's important ground to lay out for the Japanese people that progress has been made, and that Prime Minister Kishida himself has invested a lot in ensuring that that progress is real and sustainable and that President Yoon offers Japan a constructive partner.”

아울러 “일본 국민에게도 진전이 있었음을 분명히 하고 그 진전이 실질적이고 지속 가능하도록 기시다 총리가 많은 노력을 기울였음을 알리는 것이 중요하며, 윤 대통령이 건설적인 파트너라는 점도 강조되고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앞서 한일 정부는 3일, 기시다 총리가 6일과 7일 한국을 방문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양국 정상은 지난해 3월 윤 대통령의 일본 방문으로 12년 만에 셔틀 외교를 재개했으며, 이번 방한으로 모두 12번을 만나게 됩니다.

“캠프데이비드 후속 합의 예상”… “일본도 성의 보여야”

스미스 연구원은 구체적 성과와 관련해 “미한일 정상의 캠프 데이비드 합의 정신과 한일 군사협력의 복원에 부합하는 결과물이나 발표가 얼마든지 있을 수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녹취: 스미스 연구원] “So I think there could be any number of deliverables or announcements that are made that are in keeping with the spirit of the Camp David Accord and the restoration of mill, mill ties between Japan and South Korea. These are all very important steps that have been laid out and I, you know, whatever South Korea and Japan do next, if it’s at this meeting, then it will go towards making sure that if there's a crisis in Northeast Asia, that Japan and South Korea are working organically and clearly in sync in terms of their contribution to managing that crisis.”

그러면서 “이는 모두 매우 중요한 단계이며, 한일 양국이 이번 회의에서 무엇을 하든 그것은 동북아에서 위기가 발생할 경우 양국이 유기적으로 협력하고 명확하게 조율된 방식으로 위기관리에 기여하도록 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셀레스트 애링턴 조지워싱턴대 부교수. 사진 = 조지워싱턴대 웹사이트
셀레스트 애링턴 조지워싱턴대 부교수. 사진 = 조지워싱턴대 웹사이트

셀레스트 애링턴 조지워싱턴대 부교수는 “어떤 결과물이 나오더라도 긍정적”이라며 한국인의 일본 입국을 용이하게 하기 위한 행정적 조치가 의제로 오를 수 있다는 보도를 언급했습니다.

특히 일본이 보다 한국에 적극적인 조치를 취해야 할 순서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애링턴 부교수] “I think from the South Korean public's perspective, it would be good if Japan could offer something. The perception I think is pretty widely held, but especially among progressives or left-leaning people in South Korea that the Yoon administration has kind of given much to Japan without receiving much in return. And I am not holding my breath for a significant gesture from Prime Minister Kishida on the history or the territorial disputes. But it would be great if Japan could proactively take a step that is interpreted as giving something to South Korea.”

애링턴 부교수는 “한국 국민 입장에서는 일본이 뭔가 제시할 수 있다면 좋을 것”이라며 “특히 윤석열 정부가 일본에 많은 것을 줬지만 충분한 대가를 얻지 못했다는 인식이 한국 내 특히 진보적이거나 좌파 성향의 사람들 사이에서 널리 퍼져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기시다 총리가 역사나 영토 분쟁에 대해 의미 있는 제스처를 취할 것이라고 기대하지는 않지만, 일본이 한국에 무언가를 주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는 적극적인 조치를 취한다면 매우 바람직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대니얼 스나이더 스탠퍼드대학 동아시아학 교수.
대니얼 스나이더 스탠퍼드대학 동아시아학 교수.

대니얼 스나이더 스탠퍼드대학 동아시아학 교수도 3일 VOA와 전화통화에서 “아마도 재임을 생각하거나 우파의 지지를 필요로 하지 않는 지금이 그가 좀 더 전향적으로 나올 수 있는 때일지도 모른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스나이더 교수] “I think what I would like to see and I'm not sure if it's going to happen is some more clear statement on the part of Prime Minister Kishida of his views of the issues of wartime and colonial history and to some degree acknowledging the still work that needs to be done on the issues of historical justice that includes compensation for forced labor victims and also for the comfort women. And I think Koreans feel that most of the hard work in this regard was done from the Korean side and very little from the Japanese side.”

스나이더 교수는 “기시다 총리가 전시와 식민지 역사 문제에 대해 보다 명확한 입장을 밝히고, 강제징용 피해자와 위안부에 대한 보상 문제를 포함한 역사적 정의를 위해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가 남아 있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한국인들은 이와 관련해 한국이 대부분의 어려운 일을 감당해 왔고 일본 측의 노력은 매우 미흡했다고 느낀다”고 설명했습니다.

“미한일 정치적 변화… 향후 협력에 변수”

한편 전문가들은 미한일 각국의 정권교체가 향후 3국 협력을 어렵게 할 수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와인스타인 석좌는 “미래에 한국에서 좌파 성향의 정부가 들어서면 한일 간의 뛰어난 협력과 한미일 삼자 협력이 무너질 가능성에 대해 깊이 우려한다”며 “앞으로 일본의 총리들과 미국의 대통령들이 삼자 협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하는 역할을 맡아야 하며, 세 나라의 기업들도 그 협력에 기여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와인스타인 석좌] “I’m deeply concerned that a future left-wing government in Korea will undo some of the extraordinary RoK-Japan cooperation and well as the US-RoK-Japan trilateral partnership. It’s incumbent on future Japanese prime ministers and US presidents to make sure that trilateral cooperation stays strong—and that business does its part as well in working together between our three nations.”

이성윤 우드로 윌슨 센터 연구원.
이성윤 우드로 윌슨 센터 연구원.

이성윤 우드로윌슨센터 연구원도 이날 VOA와 전화통화에서 “한국의 좌파 지도자가 반일 감정을 부추기면 지지율 급등 효과를 얻는다”며 “그 불행한 시나리오가 미래에 완전히 배제될 수는 없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이성윤 연구원] “So that's the effect that fanning the flames of anti-Japanese sentiment has if you are a leftist South Korean leader and that unfortunate scenario cannot be ruled out in the future. We know that the US-Japan alliance is much more stable, there are less variables to be concerned about although it's not perfect. No alliance is perfect, of course. In recent years under President Biden, the US has vastly increased multilateral cooperation, even military drills with other partners and allies in the region, including Australia and New Zealand. So the more South Korea behaves in a self-isolating way in the future if that were to happen, that is it doesn't work in South Korea's interests.”

이 연구원은 “미일 동맹이 (미한 관계보다) 훨씬 더 안정적이며, 물론 완벽하지는 않지만, 신경 써야 할 변수들이 상대적으로 적다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바이든 정부는 호주와 뉴질랜드를 포함한 역내 다른 파트너와 동맹국들과의 다자 협력, 심지어 군사 훈련까지 크게 확대해 왔다”며 “만약 미래에 한국이 자가 고립(self-isolating)적인 방식으로 행동하게 된다면, 그것은 한국의 이익에 부합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한편 스나이더 교수는 “진보 성향의 정부는 윤 대통령의 보수 정부보다 일본에 양보하는 데 덜 적극적이고, 그럴 의지도 적을 것이라는 점은 분명하다”고 설명했습니다.

[녹취: 스나이더 교수] “There’s no question that a progressive government is going to be less eager and frankly less willing to make concessions to Japan than the conservative government of President Yoon… You know the anticipation ‘oh, the Koreans are not going to cooperate they're going to reverse this’ these agreements aren’t going to last’ in some ways is an excuse that's mounted from the Japanese side for not doing some of the things they could do.”

다만 “‘한국이 협력하지 않을 것이다’, ‘기존 합의를 뒤집을 것이다’, ‘이 합의들은 지속되지 않을 것이다’라는 예상은 일본 측에서 자신들이 해야 할 일을 하지 않기 위한 하나의 변명으로 사용되는 경우도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스미스 연구원은 “미한일 정치 지도자들은 자국민이 3국 협력의 이점을 충분히 인식하도록 계속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또 “세 나라 모두 민주주의 국가들이기에 당연히 정치에 대해 생각해야 하지만, 각국의 전략적 이익에 대해서도 생각해야 한다”며 “기시다 총리와 윤 대통령이 바로 그 전략적 가치를 다시 강조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애링턴 부교수는 “미국이 일본과 한국이라는 두 핵심 동맹국과의 삼자 협력과 소통을 지속적으로 촉진하고, 특히 워싱턴에서 새 행정부로의 전환을 앞둔 지금, 미국의 정책에 대해 명확하고 열린 대화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VOA 뉴스 조은정입니다.

Forum

XS
SM
MD
L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