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남미 국가 니카라과가 북한의 정권수립기념일을 축하하고 협력 의지를 강조하는 대통령 친서를 공개했습니다. 최근 니카라과는 한국 주재 대사를 돌연 경질하고 북한 대사관을 새로 개설하는 등 대북 친화 외교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조상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니카라과의 다니엘 오르테가 대통령과 로사리오 무리요 부통령이 5일 공개 서한을 통해 북한의 9월 9일 정권수립기념일을 축하했습니다.
이들은 서한에서 “우리는 역사적으로 두 민족과 정부를 하나로 묶어온 형제적 연대와 우애, 협력, 투쟁의 유대 관계를 계속 강화해 나가겠다는 우리의 확고한 의지를 다시 한번 강조하는 것을 자랑스럽게 재확인한다”고 밝혔습니다.
[서한] “We are proud to reiterate our unwavering commitment to continue strengthening the Bonds of Fraternal Solidarity, Friendship, Cooperation and Struggle, which historically unite our Peoples and Governments.”
오르테가 대통령과 무리요 부통령의 서명과 함께 영문으로 공개된 이번 서한에는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 김정은 국무위원장에 대한 찬사와 북한에 대한 우호적 표현들이 담겨 있습니다.
과거 북한 정부가 우호국 정상들의 친서나 축전을 공개한 적은 있지만, 니카라과처럼 발신국이 직접 공개한 적은 드물어 그 배경이 주목됩니다.
니카라과는 최근 북한과의 외교 관계를 강화하면서 한국과의 외교에서 거리를 두는 등 대북 친화적 접근을 분명히 하고 있습니다.
지난 4월 오르테가 정부는 재정 악화를 이유로 한국 주재 니카라과 대사관을 폐쇄하고, 관보를 통해 한국 주재 대사 임명도 철회한다고 발표했습니다.
니카라과 정부는 한국과의 외교 관계를 유지하겠다 밝혔지만, 외교 공관이 폐쇄됨에 따라 실무는 제3국에 주재하는 대사가 겸임하는 등 양국 간 외교 활동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습니다.
반면, 북한과는 올해 초 새롭게 대사관 설치에 합의했고, 지난 7월에는 신임 마누엘 모테스토 문귀아 마르티네즈 북한주재 대사가 부임했다고 북한 관영 ‘노동신문’이 보도한 바 있습니다.
니카라과는 오르테가 대통령이 1980년대 첫 집권한 이후 꾸준히 북한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온 중남미의 대표적 반미 국가로 분류됩니다.
한때 1995년 북한과의 외교 관계를 단절했으나, 2007년 오르테가가 재집권한 이후 쿠바, 러시아, 북한과의 외교 관계를 복원하며 다시 친북 외교 노선을 강화했습니다.
최근 들어 오르테가 정부는 북한과의 협력을 더욱 가속화하며, 대북 친화 외교를 본격화하는 행보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VOA 뉴스 조상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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