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 정치권에서 한반도 전술핵 재배치와 관련한 의견이 계속해서 나오고 있는 가운데 그 필요성을 두고 미국 의회 내에서 의원들 간 견해가 엇갈리고 있습니다. 일부 공화당 의원들은 역내 확장 억지력을 강화할 수 있다는 입장인데, 다른 쪽에서는 중국의 반발을 초래할 수 있다며 반대 입장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조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취재: 김선명 / 영상편집: 김정규)
미국 상원 군사위원장인 잭 리드 의원이 12일 최근 미국 정계에서 거론되고 있는 한반도 전술핵 재배치 문제에 대한 입장을 밝혔습니다.
최근 한국 등 아시아 지역 순방을 마친 뒤 연 기자회견에서도 인도태평양 지역에 전술핵을 재배치하는 문제에 부정적 입장을 보였던 리드 위원장은 이날 VOA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도 중국의 강한 반발을 초래할 것이라며 불필요하다는 뜻을 거듭 강조했습니다.
잭 리드 / 미국 상원 군사위원장
“사드 시스템을 배치했을 때처럼 중국이 한국에 대한 경제 제재라는 측면에서 엄청난 대응을 보일 것입니다. 사드 시스템은 방어용 시스템이었습니다. 전구 핵무기는 상대적으로 먼 거리까지 도달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필요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그 수준의 대응이 필요하다면 전장에 전술핵 말고도 다른 역량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리드 위원장은 또 미한 양국이 확장 억제 강화를 위한 협력을 심화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정책적인 면에서 서로 협력하고 있으며 미국의 확장억제가 신뢰성뿐 아니라 상당히 강력한 억지력도 갖추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반면, 일부 공화당 의원들은 북한의 증대되는 위협을 거론하면서 미국이 확장억제를 위해 더 많은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상원 코리아코커스 공동 의장을 맡고 있는 댄 설리번 공화당 의원은 이날 VOA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한반도에 전략자산을 배치하는 것이 미국의 강력한 억제력을 보여주는 데 도움이 될 것임을 강조했습니다.
댄 설리번 / 공화당 상원의원
“우리는 강해져야 합니다. 이는 한국과 미국의 모든 병력과 훈련, 미사일 방어 역량 전반에 걸쳐 적용됩니다. 지난해 우리는 핵잠수함을 한국에 전개했습니다. 또 B-52 전폭기를 한국에 전개했죠. 이는 확장억제력과 힘을 과시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지난 40년 넘게 한국에 핵잠수함을 전개한 적이 없지만 언제든지 더 많은 것을 할 수 있습니다.”
앞서 상원 외교위 공화당 간사인 제임스 리시 의원은 지난달 29일 바이든 행정부의 새 핵무기 운용 전략과 관련해 VOA에 동맹들은 중국, 러시아뿐 아니라 북한의 핵무기 증강에 대해서도 우려하고 있다며, 확장억제력 강화를 위해 태평양 전구에 핵무기 재배치를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상원 군사위 공화당 간사인 로저 위커 의원도 지난 5월 대규모 방위 투자 계획을 발표하고 한반도 전술핵 재배치를 고려해야 한다고 제안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미국 정부는 이 같은 제안에 대해 핵확산 반대 입장을 거듭 분명히 해왔습니다.
국무부는 최근 VOA에 한반도의 핵 위협을 줄이는 효과적 방법은 핵확산 억제라면서, 미한 양국은 한반도의 완전히 비핵화라는 공동 목표를 계속 추구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VOA 뉴스 이조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