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9차 유엔총회에 참석하고 있는 포괄적핵실험금지조약 당사국들이 한자리에 모여 북한에 완전한 비핵화를 촉구했습니다. 북한을 금세기 유일한 핵실험국 이라고 비판하며 추가 핵실험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안소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모든 종류의 핵실험을 전면 금지하는 포괄적핵실험조약(CTBT) 당사국들이 24일 제79차 유엔 총회를 계기로 뉴욕에서 조약 발효 촉진 회의를 열고 북한의 추가 핵실험 금지 등을 촉구하는 내용의 공동 선언문을 채택했습니다.
이날 회의에는 일본과 호주, 네덜란드, 독일, 캐나다, 핀란드로 구성된 ‘CTBT의 친구들’ (Friends of the CTBT)을 포함한 약 50개국 대표들이 참석했습니다.
이들은 공동 선언문을 통해 2006년 이후 북한이 감행한 6차례의 핵실험을 규탄한 사실을 상기하며 “북한이 모든 관련 유엔 안보리 결의를 완전히 준수하고 핵무기와 탄도미사일 및 관련 프로그램에 대한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폐기를 위한 구체적인 조치를 취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습니다.
북한은 지난 2006년 10월을 시작으로 2009년 5월과 2013년 2월, 2016년 1월과 9월, 2017년 9월에 걸쳐 6차례 핵실험을 진행한 바 있습니다.
[공동성명] “We recall our condemnation of the six nuclear tests conducted by the DPRK since 2006 that undermine the CTBT's objective and purpose, and strongly urge the DPRK to fully comply with all relevant United Nations Security Council resolutions, and to take concrete actions towards the complete, verifiable and irreversible dismantlement of its nuclear weapons, ballistic missile and related programmes. We reiterate that any new DPRK nuclear test would be irresponsible, unacceptable and in violation of UN Security Council resolutions. We call on the DPRK to sign and ratify the CTBT as a matter of priority.”
이어 “우리는 북한의 어떠한 새로운 핵실험도 무책임하고 용납될 수 없으며 유엔 안보리 결의에 위배될 것이라는 점을 거듭 강조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와 함께 “우리는 북한이 최우선으로 CTBT에 서명하고 비준할 것을 촉구한다”고 덧붙였습니다.
호주 “국제사회, 북한 6차례 핵실험 규탄”
이날 회의를 주재한 페니 웡 호주 외교장관은 “금세기 들어 핵무기를 실험한 나라는 북한뿐”이라며 “국제사회는 북한의 이 같은 행동을 규탄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웡 장관] “And for those who have conducted nuclear weapons tests in this century just North Korea, the international community condemns their actions. It only makes the treaty's entry into force all the more urgent. And we continue to call on all to sign and ratify the treaty now.”
웡 장관은 그러면서 이 같은 북한의 행동은 “CTBT 발효를 더욱 시급하게 만들 뿐”이라며 “우리는 모든 국가에 지금 조약에 서명하고 비준할 것을 계속 촉구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키미타케 나카무라 일본 외무성 군축 비확산 및 과학 국장은 이날 회의에서 핵 개발 활동을 멈추지 않는 북한을 비난했습니다.
[녹취: 키미타케 국장] “As you are well aware, the international security environment is becoming more severe, and the international community has become more divided over how to advance nuclear disarmament. The world is on the cusp of a reversal of the decreasing trend of the global number of nuclear arsenals. Concerns have been voiced that some countries may resume nuclear testing. North Korea has advanced its nuclear and missile activities, and there is a possibility of another nuclear test. However, no matter how difficult the path may be, we must not stop taking steps.”
키미타케 국장은 “국제 안보 환경이 더욱 엄중해지고, 핵군축을 진전시킬 방안을 놓고 국제사회가 더욱 분열되고 있다”며 “전 세계는 핵무기 보유량 감소 추세를 번복할 조짐을 보인다”고 지적했습니다.
또한 “일부 국가들이 핵실험을 재개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면서 “북한은 핵 및 미사일 활동을 강화했고, 또 다른 핵실험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아무리 힘든 길이라도 우리는 계속해서 나아가야 한다”며 관련국에 CTBT 서명 및 비준을 촉구했습니다.
독일 “북한 6차례 핵실험, 국제 안보 위협”
토비아스 린트너 독일 외교부 정무차관은 1996년 CTBT가 체결되면서 “사실상 국제사회 내 핵실험 금지 규범이 확립됐지만, 불명예스러운 한 예외가 있다”며 북한을 지목했습니다.
[녹취: 린트너 정무차관] “A powerful global de facto norm against nuclear testing has been established with one inglorious exception. North Korea is the only country to have violated this norm in the 21st century by carrying out 6 nuclear tests thereby cheapopotizing regional and international security. It remains politically isolated.”
린트너 정무차관은 “북한은 21세기 들어 (핵실험 금지) 규범을 위반한 유일한 나라로 6차례의 핵실험을 통해 역내 및 국제 안보를 위협하고 있다”고 비난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은 여전히 정치적으로 고립된 상태”라고 상기했습니다.
포괄적핵실험금지조약기구(CTBTO)의 로버트 플로이드 사무총장은 이날 회의에서 북한을 직접 거론하지 않으면서 “이번 세기 들어 한 국가만이 핵실험을 진행했다”고 비난했습니다.
이어 “오늘 저녁 우리(CTBTO)의 모니터링 시스템이 폭발을 감지하고 그것이 핵폭발로 보인다고 상상해 보라”며 “그 폭발이 발생한 국가가 핵이 아니라고 강하게 부인한다면 위험과 긴장이 빠르게 커진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플로이드 사무총장] “Imagine that this evening our monitoring system detects an explosion, and it looks like it’s a nuclear explosion. Now imagine the state where that explosion occurred flatly denies that it was nuclear - risks and tensions grow fast. Only a CTBTO On-Site Inspection, could actually give the answer - conclusive and evidence based, shared equally with all. No doubts. No risk of misinterpretation. Smart, fair, and transparent.”
플로이드 사무총장은 “오직 CTBTO의 현장 검사만이 명확하고 증거 기반의 답변을 제공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CTBT가 발효돼야 이를 실행할 수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1996년 유엔 총회에서 채택된 CTBT에는 지금까지 187개국이 서명했습니다.
이 중 핵무기를 보유한 영국과 프랑스, 러시아를 포함한 178개국이 관련 조약을 비준했지만 아직 발효되지 못했습니다.
CTBT가 법적 구속력을 갖고 발효돼 현장 조사 등을 실시하려면 핵기술을 보유한 44개국 모두 조약에 서명하고 비준해야 합니다.
하지만 이들 44개국 중 미국과 중국, 이집트, 이란, 이스라엘은 CTBT에 서명만 하고 비준하지는 않았으며, 북한과 인도, 파키스탄은 이 조약에 서명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북한은 1985년 핵확산금지조약(NPT)에 가입했다가 2003년 일방적으로 탈퇴했으며 자국의 핵 개발은 자위권 행사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VOA는 유엔 주재 북한대표부에 CTBT 관련국이 채택한 이번 공동 선언문에 대한 논평을 요청하고 답변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VOA 뉴스 안소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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