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에서 북한의 핵 보유를 사실상 인정해야 한다는 기류가 확산하고 있습니다. 북한이 핵 역량을 갖췄다는 현실에 기반해 군축 등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겁니다. 북한은 러시아란 새 고객에게 다양한 옵션을 제공하기 위해 재래식 무기를 전면 현대화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왔습니다. 전직 국방부 고위 관리는 북한이 재래식 전력의 열세를 만회하기 위해 핵무기 사용을 고려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28일 VOA ‘워싱턴 톡’에 출연한 에이브러햄 덴마크 전 국방장관 오커스(AUKUS) 선임고문과 안킷 판다 카네기재단 선임연구원의 대담을 함지하 기자가 정리했습니다.
진행자) 유엔 총회에서 세계 정상들은 북한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 공범으로 지탄하고 러시아의 대북 군사기술 이전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는데요. 북한이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미사일을 시험한 것이 세계 정상들의 일차적 우려가 아닐까요? 북한 이런 시험을 한 건 이번이 처음이니까요.
안킷 판다 선임연구원) 맞습니다. 우크라이나에서 북한 미사일이 사용된 것은 실제 작전에서 사용된 첫 사례죠. 하지만 먼저 언급해야 할 건 우크라이나에서 사용된 미사일을 북한이 수출하기 전에 이미 자국에서 미사일 훈련을 시작했다는 점이죠. 따라서 이 미사일들은 이미 시험 단계를 넘어선 상태였습니다. 그래서 북한은 이 미사일들이 잘 작동할 것이라고 확신했고 2023년 러시아가 처음으로 평양에서 무기를 구입할 때 이 점을 전달했을 겁니다. 그래서 우리가 오늘날 목격하고 있는 것은 북한에 많은 유용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특히 방어망이 밀집된 환경에서 미사일이 어떻게 작동하는지에 대해서요. 그건 북한이 자체적으로 연구할 수 없죠. 그래서 이건 분명 북한이 미사일 역량을 개선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겁니다.
진행자)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북한이 중동이나 다른 지역에 대량으로 무기를 수출할 길이 열렸다고 보세요? 최근까지 정부에서 일하셨는데요. 미국 당국자들은 북한에 의한 무기 확산을 우려하고 있나요?
에이브러햄 덴마크 전 선임고문) 북한은 냉전 시기부터 중동의 테러 조직에 무기를 제공해 온 전력이 있습니다. 그러니 오랜 역사를 가진 셈이죠. 최근엔 후티 반군이 북한 탄도미사일을 사용한 예도 봤죠. 후티 반군이 북한제 미사일을 사용했다고 보도되기도 했어요. 그래서 북한이 국제 불법 무기 시장에서 더 활발히 활동한다는 우려가 분명히 있습니다. 우크라이나 전쟁과 러시아와의 관계 개선을 계기로 해서요. 또한 북한 경제에 필요한 자금과 김정은 정권을 위한 자금을 마련하려는 의도도 있죠.
진행자) 우크라이나 전쟁이 북한엔 큰 전략적 기회일까요? 북한은 유엔 총회에서 국제 질서를 뒤엎으려는 새로운 글로벌 플레이어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북한은 무기 판매 호황을 누리고 있고, 러시아, 중국, 이란과 함께 반미 동맹의 중요한 축으로 부상하고 있는데요.
판다 선임연구원) 물론입니다. 우크라이나 전쟁과 서방을 겨냥한 러시아의 대전략 변화와 대결 정책은 북한에 엄청난 기회를 제공했죠. 그 기회는 너무 커서, 냉전 이후 미국과 관여하려 했던 전통적 이해관계를 근본적으로 바꿀 수 있어요. 따라서 이는 분명한 기회가 맞습니다. 김정은이 중요한 러시아 기술에 더 접근해 무기 개발 야망을 상당히 가속할 수 있다고 봐요.
진행자) 핵기술이나 대륙간탄도미사일 기술까지 말인가요?
판다 선임연구원) 러시아의 비확산에 대한 관심은 자국을 강대국으로 여기는 정체성과 깊이 연결돼 있습니다. 러시아는 핵무기를 보유한 몇 안 되는 나라 중 하나라는 사실을 국제 체제에서 자국의 중요한 정체성 요소로 여깁니다. 그래서 러시아가 북한의 핵무기 역량을 기꺼이 강화할 것으로 보기 어렵습니다. 제가 더 우려하는 건 사실 연료 주기 역량입니다. 북한이 핵물질을 더 빠르게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이죠. 북한이 러시아와의 협력이 심화된 지 얼마 안 돼 비밀 우라늄 농축시설을 공개한 건 흥미롭습니다. 러시아가 그 방향으로 지원했다는 증거는 없지만 계속 경계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양국이 협력할 수 있는 분야일 가능성이 충분하니까요. 덧붙이자면, 올해 초 북러가 체결한 조약에는 원자력 협력에 관한 내용도 포함돼 있습니다. 따라서 양국 간 원자력 협력의 법적 명분은 이미 마련된 상태죠.
진행자) 민간 원자력 협력을 한다는 합의였죠.
판다 선임연구원) 맞아요. 하지만 연료 주기 기술은 쉽게 평화적 민간 사업으로 포장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북한의 경우, 이 기술은 핵 능력 증강에 큰 도움이 될 거예요
진행자) 중국, 러시아, 북한, 이란의 연대는 결속력이 약하고 편의주의적 결합이라는 지적도 있습니다. 반면 이들이 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수사와 이해관계를 일치시키고, 군사적 외교적 행동을 조율하고 있다고 우려하기도 하는데요. 이 4개국이 미국 주도의 국제 질서에 대한 큰 도전이 될까요? 또 왕따 국가였던 북한이 이 연대에서 중요한 주체로 발돋움할까요?
덴마크 전 선임고문) 처음엔 정략결혼 같은 관계였던 게 맞습니다. 네 나라의 이해관계와 정치 체제는 많이 달라요. 모두 권위주의적이긴 하죠. 하지만 자신을 정의하는 방식이나 세계를 바라보는 시각은 서로 맞지 않아요. 그렇지만 이 관계가 훨씬 더 심각하고 중대한 협력으로 발전했다고 봐요. 그들은 이를 서방 제국주의 질서에 맞서는 협력으로 묘사하겠죠. 하지만 우리 입장에선 그들도 전에 합의했던 국제 질서에 대응하는 것이라 볼 수 있고요. 그들은 서방의 질서에 맞서고 있다고 확신합니다. 북한이 거기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죠. 하지만 이 네 나라 가운데 북한은 가장 작고, 핵무기를 제외하면 아마 가장 약한 나라일 겁니다. 러시아와 중국에 비하면, 북한은 확실히 큰 플레이어가 아닙니다. 하지만 이 관계에서 북한은 외부 자본과 기술에 더 접근할 수 있어요. 국제 제재를 우회할 방법도 더 많이 얻고 있고요.
진행자)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 사무총장이 북한이 사실상 핵무기 보유국이 됐다고 말했는데요. 이는 IAEA 관계자로서는 전례 없는 발언입니다. IAEA의 상징성을 고려할 때 이런 표현이 북한 비핵화 노력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진 않을까요?
판다 선임연구원) 저는 그로시 사무총장의 발언이 특별히 논란이 될 만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사실상’이란 말이 매우 중요합니다. 이는 ‘법적으로’와는 구분됩니다. 어느 정도의 정당성을 암시하니까요. ‘사실상’이란 말은 그저 북한에 핵무기가 존재하고 이를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는 뜻입니다. 이는 미국이나 한국에서, 적어도 군사 기획자나 정보 당국 사이에선 전혀 논란이 될 말이 아닙니다. 우리는 북한이 이런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을 심각하게 고려해야 합니다. 북한을 억제하고 필요할 경우 북한과의 전쟁에 맞서 싸울 계획을 수립할 때 말이죠. 비핵화 목표는 북한의 핵무기를 심각하게 고려해야 한다는 생각과 명백히 상충합니다. 그게 지금 우리의 고충이라고 생각해요. 비핵화라는 열망적인 목표는 시간이 지날수록 더더욱 열망적이 되고 비현실적인 목표가 돼 가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억지와 위험 감소를 우선시해야 한다고 오랫동안 주장해 왔습니다. 그러려면 그들의 역량을 상당히 심각하게 받아들여야만 하죠. 그래서 저는 그로시 사무총장의 발언이 비핵화 노력을 실제로 훼손한다고 보지 않습니다. 오히려 이는 오늘날 미국과 한국이 이 문제를 바라보는 관점과 더 잘 맞아떨어집니다.
진행자) 누가 언제 그런 말을 하느냐가 중요하지 않나요? 그로시 사무총장은 국제적인 비확산 노력을 이끌고 있는데요. 그런 그가 이런 말을 하는 게 정말 중요하지 않다는 건가요? 미국 정부는 북한이 사실상의 핵보유국이란 말을 공개적으로 하지 않는데요.
덴마크 전 선임고문) 맞습니다. 이 논의가 ‘사실상’과 ‘법적으로’의 차이 같은 의미론적 논쟁으로 들릴 수 있어요. 현실은 북한이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하지만 국제사회는 이를 인정하지 않으며 북한의 비핵화를 압박하기 위해 유엔을 통해 제재를 가하고 있죠. IAEA는 현재의 국제 비확산 체제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며, 그런 역할을 계속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북한과의 관계에서 직면한 과제는 북한이 국제 비확산 체제에서 스스로 이탈했다는 겁니다. 판다 연구원이 녹화 전에 언급했던 중요한 사항은 북한은 IAEA의 의견에 신경 쓰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북한이 정말로 신경 쓰는 것은 한국과 미국, 그리고 중국과 러시아의 생각입니다. 북한에 IAEA는 부차적인 문제일 뿐이죠. 판다 연구원이 말했듯이, 핵무기 보유 현실을 인정하는 것과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는 것은 매우 다른 문제입니다.
진행자) 그런 현실 때문에 워싱턴에서는 북한 비핵화보다 군비 통제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많은 전문가가 그렇게 말하고 있죠. 트럼프 전 대통령도 최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잘 지냈고, 핵무기를 많이 가진 사람과 잘 지내는 것은 좋은 일이라고 말했는데요. 보니 젠킨스 차관이 북한과의 군비 통제에 대해 열려 있다고 말했을 때 그 자리에 계셨는데요. 미국 내에서 비핵화에서 군비 통제로의 명백한 전환이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초당적으로요?
판다 선임연구원) 정책에 변화는 없지만, 예전보다 더 폭넓은 논의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미국이 이 중대한 문제를 다루기 위해 어떤 도구를 사용해야 하는지에 대해서요. 우리 동맹과 미국 본토 모두에 중요한 문제죠. 하지만 군비 통제라고 하면 종종 북한과의 협상에 대해 지나치게 상상하는 경향이 있어요. 우리가 과거에 러시아와 했던 방식, 수십 년간 공통된 용어와 접근 방식을 떠올린다는 거죠. 하지만 그건 너무 시기상조예요. 제가 말하려는 건 비핵화 과정과 군비 통제 또는 위험 감소 과정이 실질적으로는 북한과의 대화에서 매우 유사하게 진행될 것이라는 점입니다. 처음부터 북한의 ICBM 기지나 전술핵무기 저장고에 들어가 그걸 해체하거나 불능화하는 건 아닐 겁니다. 그보다는 우리가 늘 비핵화 외교에서 말해왔던 일들을 하게 될 거예요. 북한의 원심분리기를 불능화하고 재처리 활동을 중단하는 등의 조치가 먼저 이뤄질 거라는 거죠. 그래서 비핵화와 군비 통제를 양자택일 문제로 보는 잘못된 딜레마가 생겨난다고 봐요. 두 가지는 충분히 병행할 수 있습니다. 제가 비판하는 점은 우리가 비핵화에 지나치게 집중함으로써 미국과 우리 파트너인 한국을 스스로 제약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북한과 할 수 있는 일들을 아예 생각조차 못 하게 할 정도로요. 그러니까 우리는 문제가 변했다는 걸 인식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을 만난 이후 동북아의 지정학적 상황은 극적으로 변했습니다. 우리는 그 점을 인식해야 합니다. 이 변화된 환경과 급증하는 위협에 적응하려면요. 우리에겐 지금까지 인정하지 않았던 훨씬 더 많은 도구가 있습니다.
진행자) 외교와 정책 분야에서 일해 오셨는데요. 판다 연구원은 비핵화와 군비 통제가 초기 단계에선 비슷하게 보일 거라고 말했는데요. 하지만 외교와 정책에선 그것을 어떻게 정의하느냐가 매우 중요하잖습니까? 만약 미국이 북한과 군비 통제를 추진하면 한국 내 일각에선 미국이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는 것이란 우려가 나올 수도 있는데요. 또 한국이 핵을 가질 충분한 이유가 있다고 할 수도 있고요.
덴마크 선임연구원) 한국의 자체 핵무기 개발 문제는 북한과의 협상과는 매우 다른, 별개의 논의라고 생각해요. 저는 판다 연구원의 견해에 동의하는데요. 군비 통제든 비핵화를 향한 첫 단계든 매우 비슷해 보이죠. 예를 들어 우리는 타이완의 지위에 관한 근본적인 합의 없이도 중국과 수십 년간 관계를 유지해 왔죠. 타이완 문제는 오랫동안 걸림돌이었지만 1970년대에 외교적으로 해결할 수 있었습니다. 북한과도 유사한 외교적 수완을 발휘해 그들과 관여할 방법이 있을 겁니다. 우리의 원칙이나 비핵화에 대한 약속을 포기하지 않고도 군비 통제와 위험 감소를 추진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중요한 것은 우리 동맹들이 함께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진행자) 북한은 핵무기와 재래식 무기를 모두 개발하고 있는데요. 최근 김정은은 두 종류의 미사일 시험 발사 성공을 참관했는데요. 초대형 재래식 탄두를 탑재할 수 있는 미사일과 순항미사일이었습니다. 이는 한반도에서 전쟁이 일어난다면 재래식 무기가 주로 사용될 것이라는 인식을 반영한 걸까요?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보듯이요?
판다 선임연구원) 그렇지 않다고 생각해요. 북한은 애초에 재래식으로 고강도 전쟁을 오래 지속할 능력을 갖출 것이라고 기대하지 않아요. 사실 미 정보 당국도 기밀이 아닌 환경에서 이를 언급했죠. 북한이 열세를 핵무기로 보완하려 한다고요. 흥미로운 점은 북한의 재래식 미사일 전력이 전면적으로 현대화하고 있단 점입니다. 왜 북한이 그렇게 하는지 한동안 논의해 왔지만 이제 그 주요 이유 중 하나가 수출 고객 때문이라는 점을 알게 됐습니다. 러시아가 비핵 미사일을 구매하려고 하니 다양한 옵션을 제공할 필요가 있는 거죠. 또 다른 흥미로운 점은 최근 김정은이 시험을 참관한 미사일이 4.5톤의 탄두를 탑재했다고 주장하는 건데요. 이 숫자가 흥미로운 이유는 한국도 4톤급 재래식 탄두를 탑재한 미사일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죠. 북한은 과거에도 이런 적이 있는데요. 한국이 2톤급 탄두를 장착한 현무 탄도미사일을 시험 발사하자 몇 달 후 북한은 2.5톤급 핵탄두를 장착한 재래식 탄도미사일을 시험 발사했습니다. 제가 말하고자 하는 건 이 많은 것들은 북한이 한국과 윤석열 대통령에게 보여주고자 한다는 겁니다. 자신들의 역량이 항상 한발 앞서 있다는 신호를 말이죠. 이것이 북한의 국방 활동과 미사일 개발의 전통적인 동력이었고 이번에도 바로 그런 신호를 보내고 있다고 생각해요.
진행자)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보듯이, 핵무기는 강대국 간의 좋은 억제 수단이지만 실제 사용에는 높은 장벽이 있는데요. 한반도에 전쟁이 벌어진다면 재래식 무기가 전황을 결정짓지 않겠습니까? 그 때문에 북러 군사협력은 재래식 무기 분야가 전략무기 분야보다 더 중요하지 않을까요? 그래서 러시아가 재래식 무기를 북한에 제공하는 데 더 적극적이지 않을까요?
덴마크 전 선임고문) 러시아는 틀림없이 전략 무기보다는 재래식 역량을 더 공유하려 할 겁니다. 러시아는 재래식 역량이 강화된 북한을 두려워하지 않기 때문이죠. 하지만 북 핵 능력이 더 강화되는 건 어느 순간 러시아와 중국 등 모든 주변국들에도 걱정거리가 될 겁니다. 하지만 우린 핵으로 무장한 국가들이 재래식 전쟁을 치른 여러 사례를 봐왔습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중국과 베트남, 인도와 파키스탄 간의 여러 전쟁들 말이죠. 이런 충돌들은 본질적으로 재래식 전쟁입니다. 하지만 모두 핵 억지력의 그림자 아래에서 벌어졌기 때문에 규모와 범위가 상대적으로 제한적이었죠. 제가 북한과의 잠재적 충돌에서 우려하는 건 북한의 매우 제한된 재래식 전력과 미한 동맹과 주한미군의 압도적인 재래식 역량 때문에 북한이 핵무기를 그들의 전쟁 수행 역량에서 임시방편으로 고려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미국은 어떤 핵과 생화학 무기 사용도 북한 정권의 종말을 의미한다고 분명히 밝혀왔습니다. 그래서 북한이 그 선을 넘지 말아야 한다는 걸 명확히 인식하고 있길 바랍니다. 하지만 북한은 재래식 전력의 부족분을 메우기 위해 그 선을 넘는 게 필요하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진행자) 북한은 자국의 항공우주정찰소가 미국의 핵 추진 잠수함을 지난 23일 오전 10시 3분 10초에 한국에서 포착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시간을 매우 구체적으로 언급하며 자신들의 역량을 과시했죠. 북한은 지난해 11월 군사정찰위성 ‘만리경 1호’를 성공적으로 궤도에 진입시켰는데요. 하지만 지난 2월 한국은 만리경 1호가 일없이 돌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이 과장하는 걸까요? 만리경 1호는 또 다른 우주 쓰레기일 뿐인가요?
판다 선임연구원) 만리경 1호가 어떤 일을 하는지 안 하는지 확실히 말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우주 연구자들의 공개 자료를 통해 증거를 봤는데요. 연구자들은 만리경 1호가 궤도상에서 기동하는 것을 관찰했죠. 이것은 북한이 위성과 통신할 수 있다는 걸 시사합니다. 아마 송수신 모두 가능할 겁니다. 북한이 굳이 광학 위성 역량을 강조해서 얻을 건 없다고 봐요. 만약 그런 능력이 없다면요. 어떤 물체의 기동 여부는 쉽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어느 정도 실질적인 역량이 있다고 봅니다. 우주 기반 광학 정찰 능력이 없는 국가라 하더라도, 예를 들어 구글 어스보다도 못한 초보적 역량이라도 여전히 가치가 있을 수 있습니다. 북한이 위기나 전쟁 시 위성에서 신뢰할 만한 정보를 얻을 수 있으니까요. 이는 북한이 전략적 환경을 더 잘 이해하는 데도 도움이 됩니다.
진행자) 한국 대통령실은 북한이 11월 미국 대선을 전후해 7차 핵실험을 감행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국무부는 북한의 7차 핵실험은 정치적 결정만 남은 것으로 평가한다고 했고요. 북한이 미 대선 시기에 맞춰 7차 핵실험을 감행해 뭘 얻을 수 있을까요? 만약 북한이 핵실험을 감행한다면 미국은 그 대가에 대해 경고하는 것 외에 할 수 있는 일이 있을까요?
덴마크 전 선임고문) 북한은 우리의 정치적 결정에 영향을 미치려는 오랜 역사를 갖고 있습니다. 과거엔 미국의 휴일이나 중요한 날짜에 맞춰 실험과 도발을 했죠. 하지만 그 이후로 북한의 셈법이 바뀐 것 같습니다. 그들은 최근 미국과의 외교적 관계에 별로 관심이 없어 보입니다. 대신 중국, 러시아, 이란과의 관계에 훨씬 집중하죠. 그래서 자신들이 무시될 수 없는 존재이고 심각하게 받아들여져야 한다는 신호를 보내려는 거죠. 하지만 이런 실험의 의도는 시간이 지나면서 변해왔다고 생각해요. 미국이 할 수 있는 일은 동맹과의 긴밀한 협력과 확장 억지력을 강화하고 국제사회를 결집해 국제법과 규범을 위반한 실험을 규탄하는 것이죠. 핵실험 시 이것이 매우 효과적이고 합리적 대응책이 될 겁니다.
진행자) 국방장관의 오커스 선임 고문이셨는데요. 이번 주에 미국, 영국, 호주 지도자들과 국방장관들이 오커스 회의를 갖고 한국, 캐나다, 뉴질랜드와 협의를 진행 중이라고 확인했는데요. 첨단 군사 역량 개발에 관한 오커스 필러 2에서의 잠재적 협력에 관해서 말이죠. 한국이 이 협력을 통해 오커스에 어떤 기여를 할 수 있고, 어떤 이익을 얻을 수 있을까요?
덴마크 전 선임고문) 오커스 필러 2는 핵 추진 잠수함을 포함하지 않고, 다른 첨단 역량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한국은 매우 발전된 경제와 뛰어난 기술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군사 기술도 매우 우수하죠. 따라서 인공지능, 전자전, 무인 시스템 등 여러 분야에서 기여할 수 있을 겁니다. 한국이 오커스에 기여할 역량이 매우 많습니다. 오커스의 장점은 매우 독특한 체제라는 데 있어요. 바로 미국, 호주, 영국 등 세계에서 가장 선진적인 경제와 군사력을 가진 세 나라가 모였다는 점이죠. 인도태평양에서 억지력을 유지하고 강화하는 문제에 협력하기 위해서 말이죠. 그래서 한국은 이 협력에서 많은 것을 얻을 수 있고, 또 많은 기여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진행자) 한국이 필러 2에서의 이런 협력을 계속한다면 한국이 앞으로 오커스에 정식으로 가입할 길이 열릴까요?
덴마크 전 선임고문) 그건 좀 시기상조라고 봐요. 제 생각에 오커스 필러 1은 항상 3자 협력에 국한될 겁니다. 다른 나라가 거기에 합류하는 일은 없을 거예요. 현재 오커스 파트너들은 필러 2의 특정 프로젝트에서 일본, 한국, 캐나다, 뉴질랜드 같은 나라들을 참여시키려는 것이지 공식적인 어떤 메커니즘에 가입시키려는 건 아니죠. 아직 그 단계에 도달하진 못한 것 같습니다. 지금은 이런 나라들이 참여하고 기여할 수 있는 프로젝트를 찾는 과정에 있을 뿐이죠. 이 4개국의 독특한 협력에 부합하는 방식으로요.
지금까지 에이브러햄 덴마크 전 국방장관 오커스(AUKUS) 선임고문과 안킷 판다 카네기재단 선임연구원의 대담을 들으셨습니다.
※ 위 대담 영상은 VOA 한국어 방송 웹사이트와 YouTube, Facebook의 '워싱턴 톡'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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