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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마스 공격’ 1주년] 2. 샤인 주한 이스라엘 부대사 “북한 무기, 이란 통해 하마스에 전달”


7일 이스라엘 군이 츠리핀 지역의 군 기지에 북한산 무기를 포함하여 하마스로부터 압수한 무기들을 전시해 공개했다.
7일 이스라엘 군이 츠리핀 지역의 군 기지에 북한산 무기를 포함하여 하마스로부터 압수한 무기들을 전시해 공개했다.

이스라엘에 대한 팔레스타인 무장세력 하마스의 공격으로 시작된 가자 전쟁이 1년이 된 가운데 바락 샤인 주한 이스라엘 부대사는 이란이 북한산 무기를 하마스와 같은 대리 세력(Proxies)과 공유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샤인 부대사는 7일 VOA와의 화상 인터뷰에서 북한 무기가 이란을 통해 하마스에 전달됐다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북한이 무장단체에 땅굴 기술을 전수했을 가능성에 대해선 우려를 갖고 조사 중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샤인 부대사를 안소영 기자가 인터뷰했습니다.

기자) 하마스의 기습 공격으로 시작된 가자 전쟁이 1년이 됐습니다. 현재 이스라엘의 분위기는 어떻습니까?

바락 샤인 주한 이스라엘 부대사
바락 샤인 주한 이스라엘 부대사

샤인 부대사) 오늘은 (7일) 이스라엘의 국가 추모일입니다. 하마스의 악랄한 공격이 일어난 지 1년이 된 믿기 어려운 날입니다. 오늘 이스라엘은 깊은 슬픔으로 가득했습니다. 우리는 희생자들을 애도하고 기억했습니다. 또 우리는 가자 지구에 여전히 억류돼 있는 인질들의 조속한 석방을 하마스에 강력히 촉구하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에도 우리는 많은 희망을 갖고 있습니다. 가자 지구 북부에서의 갈등이 격화되는 등 현재 상황은 어렵지만 말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결국 우리를 위협하는 세력을 막아낼 것입니다. 이스라엘인에게 오늘은 복잡한 감정이 든 날이었습니다.

기자) 이스라엘은 하마스뿐만 아니라 헤즈볼라를 상대로도 전쟁을 치르고 있습니다. 사실상 두 개 이상의 전쟁을 벌이고 있는데, 이스라엘 국민의 여론은 어떻습니까?

샤인 부대사) 현재 진행 중인 군사 작전의 필요성에 대해 이스라엘 사회 전체가 거의 공감하고 있습니다. 흥미로운 것은 이스라엘 북부 상황입니다. 왜냐하면 이스라엘의 ‘정치 지도’를 보면 가장 좌파적인 정당에서 군사 작전에 대한 지지도가 높다는 것을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런 움직임은 사실 놀라운 것은 아닙니다.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공격한 다음 날인) 10월 8일부터 (레바논의 무장정파) 헤즈볼라는 하마스에 합류하기로 했고, 지난 1년 동안 8천여 발의 미사일을 이스라엘에 발사했습니다. (헤즈볼라의 공격으로) 이스라엘 국민 40여 명이 숨졌고 6만여 명이 강제 이주해야 했습니다. 이스라엘인들은 이 상황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며, 기본적인 안전 확보를 위한 조치가 필요하다는 입장입니다.

기자) 이스라엘 국방장관이 이번 이란의 공격 이후 가자 지구나 베이루트처럼 폐허가 될 수 있다고 이란에 경고했습니다. 공격 타격 목표물로 이란 핵시설을 겨눌 수 있다는 시나리오도 나오는데, 그렇게 되면 사실상 5차 중동전쟁의 시작입니다. 이스라엘은 핵시설 공격도 고려하고 있습니까?

2024년 10월 3일 레바논 베이루트 다히예의 이스라엘 공습 현장에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2024년 10월 3일 레바논 베이루트 다히예의 이스라엘 공습 현장에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샤인 부대사) 이스라엘이 어떻게 대응할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말씀드릴 수는 없습니다. 이란은 이미 올해 들어 두 차례 우리 영토를 공격했습니다. 우리는 이란과 이란 국민에게 아무것도 하지 않았는데 말입니다. 유엔 회원국인 이란이 테러 조직처럼 행동하는 전례 없는 현실에 직면해 있습니다. 유엔 회원국이 다른 유엔 회원국을 공격한 사실을 모두가 기억해야 합니다. 이스라엘뿐 아니라 미국도 이란의 이 같은 행동을 용납하지 않겠다는 뜻을 표명했습니다. 매우 분명한 것은 우리가 행동해야 한다는 것이고, 이스라엘뿐만 아니라 미국인, 또 국제사회가 이란의 공격적인 행동을 멈추게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기자) 이스라엘은 헤즈볼라에 대한 공습도 이어가고 있습니다. 5일에는 레바논에서 수백 미터 들어간 곳에 있는 헤즈볼라 땅굴을 파괴했다고 밝혔습니다. 어떤 성과가 있었고, 남은 목표는 무엇입니까?

1일 이슬라엘-레바논 국경 인근의 레바논 측 지역 땅굴을 이스라엘 군이 수색하고 있는 모습.
1일 이슬라엘-레바논 국경 인근의 레바논 측 지역 땅굴을 이스라엘 군이 수색하고 있는 모습.

샤인 부대사) 주요 목표는 레바논 국경에서 이스라엘 북부 마을에 대한 즉각적인 위협이 없는 상황을 만들어서, 지난해와는 다른 새로운 안보 환경을 조성하는 것입니다. 헤즈볼라는 이스라엘을 직접 겨냥해 수시로 로켓을 발사합니다. 그렇게 할 수 없는 환경을 만들 것입니다. 헤즈볼라를 국경 북쪽으로 밀어내고 특히 이미 레바논 남부에 있는 주택 지하실, 터널, 학교 등 곳곳에서 발견된 엄청난 양의 폭발물을 제거해야 합니다. 우리는 지난 2주 동안 이미 많은 양의 무기를 제거했습니다. 또한 이스라엘 국방부는 남부에서 진행된 작전을 통해 발견된 폭발물과 지도, 계획서 등에서 헤즈볼라가 지난 10월 7일 하마스가 했던 것처럼 이스라엘 북부를 침공하고 공격을 감행하기 위해 매우 치밀한 계획을 세웠다는 사실을 밝혀냈습니다. 우리가 지금 하는 일은 이 같은 헤즈볼라의 계획을 무산시키기 위한 것입니다.

기자) 헤즈볼라가 북한의 땅굴 기술을 전수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스라엘은 이에 대해 어떻게 파악하고 있습니까?

이스라엘 북부 지역에서 발견된 헤즈볼라 땅굴. (자료사진)
이스라엘 북부 지역에서 발견된 헤즈볼라 땅굴. (자료사진)

샤인 부대사) 우리가 알고 있는 것은 북한 무기가 우리 지역에서 이미 발견됐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그것이 (북한의 무기가) 하마스의 손에 있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헤즈볼라에서 북한의 무기가 발견된다고 해도 놀라지 않을 것입니다. 북한은 아주 오랜 기간 이란과 관계를 맺어 왔고, 이 같은 관계는 우리 지역뿐만 아니라 다른 지역에도 좋은 일은 아니라고 확신합니다. 북한의 땅굴 관련 기술과 관련해선 구체적인 내용은 알지 못하지만 이것은 이스라엘이 당연히 우려하고 조사하고 있는 문제입니다.

기자) 지난해 이스라엘 국방부는 하마스의 기습 공격 당시 사용된 무기들과 하마스에서 압수한 무기들을 전시했습니다. 여기에는 북한에서 생산된 것도 포함됐었습니다. 가자 전쟁 1년을 맞아 또다시 무기들을 전시한다고 들었습니다. 이번에는 규모가 얼마나 되는지, 또 북한산은 어떤 것들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7일 이스라엘 군이 츠리핀 지역의 군 기지에 북한산 무기를 포함하여 하마스로부터 압수한 무기들을 전시해 공개했다.
7일 이스라엘 군이 츠리핀 지역의 군 기지에 북한산 무기를 포함하여 하마스로부터 압수한 무기들을 전시해 공개했다.

샤인 부대사) 그 무기 전시회에 대해 잘 알고 있습니다만 사전에 준비하지 않아 지금 공유할 정보는 갖고 있지 않습니다.

기자) 이란이 지난 4월과 또 지난 1일 이스라엘 공격 당시 사용한 무기 중에 북한산은 없었습니까?

샤인 부대사) 현재 가지고 있는 관련 정보는 없습니다.

기자) 아키바 토르 주한 이스라엘 대사는 지난해 인터뷰를 통해 하마스가 사용한 북한산 무기 중 일부는 이란에 오랜 시간 머물러 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산 F-7 로켓 등 북한이 여러 경로를 통해 하마스에 무기를 공급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이스라엘은 중동에서 벌어지고 있는 사태에 북한이 개입했다고 보고 있습니까?

샤인 부대사) 앞서 저는 이란과 북한의 상관관계와 그들의 관계가 새로운 것이 아니라는 점을 설명했는데요. 이들의 관계는 오래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북한 무기가 하마스에서 발견된 것은 (북한과 이란의) 그 관계를 증명하는 또 다른 사례일 뿐입니다. 그 무기들이 이란을 통해 하마스에 들어갔다는 것이 우리의 평가입니다. 이란은 북한의 무기를 하마스와 같은 대리 세력과 공유합니다. 이 같은 무기나 자금 지원은 중동의 불안정성을 촉발합니다. 이스라엘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 큰 우려 사안입니다.

지난해 10월 31일 예멘 후티 반군이 이스라엘을 향해 발사했다가 요격된 순항미사일의 엔진 덮개로 추정되는 물체에 손으로 적은 듯한 '1025나'라는 글씨가 선명하다.
지난해 10월 31일 예멘 후티 반군이 이스라엘을 향해 발사했다가 요격된 순항미사일의 엔진 덮개로 추정되는 물체에 손으로 적은 듯한 '1025나'라는 글씨가 선명하다.

기자) 가자 전쟁 1년을 맞아 미국과 유럽 등 대도시에서 전쟁 중단을 요구하는 대규모 시위가 벌어졌습니다. 이에 대해 어떤 생각입니까?

샤인 부대사) 반드시 전쟁 중단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이스라엘을 지지하는 큰 시위도 있었습니다. 양측 모두에서 시위가 벌어졌고 특히 지난 토요일 서울 시내에서도 이스라엘과, 이스라엘의 자위권을 지지하는 대규모 집회가 열렸습니다. 2천여 명이 참석했고요. 모두가 전쟁이 끝나기를 바랍니다. 우리도 그렇습니다. 우리는 이 전쟁의 발발을 요청하지도 않았고, 전쟁을 시작하지도 않았습니다. 우리에게 달린 문제라면 내일이라도 당장 전쟁을 끝내고 싶습니다. 일각에서는 우리가 더 강하고, 사망자 수가 적기 때문에 전쟁의 주범이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이는 현실을 읽은 올바른 방법이 아닙니다. 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인 사망자가 미국인보다 많다고 해서 미국이 공격적이라고 생각한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이번에도 마찬가지입니다. 하마스가 인질들을 모두 풀어주고, 헤즈볼라가 북부 국경에서 뒤로 물러나는 데 동의하고, 이란이 예멘과 이라크 등에 이스라엘에 대한 공격을 중단하라고 명령하면 전쟁은 내일이라도 끝날 것입니다.

기자) 휴전 협상에 진전이 없는 이유는 어디에 있습니까?

샤인 부대사) 우리가 지금까지의 모든 협상을 통해 알게 된 것은 하마스는 실제로 거래를 원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결국 인질은 그들의 ‘보험 카드’로, 시간을 끌기 위해 모든 협상을 이용했을 뿐입니다. 하마스의 궁극적인 목표는 가자 지구의 주요 통치 세력으로 남는 것이며, 하마스는 이 ‘보험 카드’가 없으면 목표 달성 가능성이 없다는 것을 압니다. 그래서 (휴전 협상이 교착상태인) 첫 번째 이유는 하마스가 다른 목표를 갖고 있다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하마스는 현재 몇 주째 이스라엘에 아무런 응답도 없습니다. 또한 지난 10월 7일 공격의 배후는 이란이며, 이란은 대리 세력을 이용해 이스라엘과 전면전을 일으키려 한다는 것입니다. 이스라엘을 파멸시키는 것이 이란의 계획입니다. 이스라엘은 협상을 시작하려는 의지와 희망을 여전히 갖고 있습니다.

기자) 이스라엘 입장에서 한국에 바라는 것은 무엇입니까?

샤인 부대사) 한국에 중동은 여러 가지 이유로 매우 중요한 지역입니다. 한국은 특히 유엔 안보리 비상임이사국으로서 책임 있는 역할을 해 왔습니다. 윤석열 한국 대통령도 10월 7일 하마스의 공격에 대해 매우 강력한 규탄의 메시지를 표명했고, 또 인질 석방을 여러 차례 촉구한 바 있습니다. 전반적으로 한국은 우리의 상황에 대해 깊이 이해하고 있습니다. 양국은 같은 생각을 가진 국가이며, 같은 민주주의 국가이자 국경에 위협 (세력)이 있기에 유사한 국방 과제를 안고 있습니다. 서로를 잘 이해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기자) 아시다시피,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평화 정착 해법으로 국제사회는 오랫동안 ‘두 국가 해법’을 권고하고 있습니다. 이스라엘은 어떤 조건이 맞아야 이를 고려해 볼 수 있습니까?

7일 이스라엘 남부 네티봇에 한 여성이 하마스 무장 세력의 국경 간 공격으로 타버린 탄 차량들의 잔해를 바라보고 있다,
7일 이스라엘 남부 네티봇에 한 여성이 하마스 무장 세력의 국경 간 공격으로 타버린 탄 차량들의 잔해를 바라보고 있다,

샤인 부대사) ‘두 국가 해법’을 받아들이지 않는 이스라엘에 대해 불평하거나 비판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팔레스타인 측에 지난 수십 년 동안 이스라엘의 존재 자체를 인정하는 ‘두 국가 해법’을 받아들인 적이 있는지 물어본 사람이 있습니까? 하마스와 같이 팔레스타인을 통제하고 있는 조직의 궁극적인 목표는 이스라엘 제거로 헌장에도 이를 공표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두 국가 해법’은 누가와 논의해야 하는 것입니까? 저는 어렸을 때부터 평화를 외치는 노래를 들으며, 평화적인 해법이 궁극적 해결책이라고 배우며 자랐습니다. 하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그와 정반대로 죽음을 미화하고 상대방의 파괴가 궁극적인 목표라고 가르치고 있습니다. ‘두 국가 해법’을 이야기하기 전에 모든 급진적인 요소가 제거되고 평화와 공존을 옹호하는 사람들과 진지하게 대화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지금까지 가자 전쟁 1년을 맞아 버락 샤인 주한 이스라엘 부대사로부터 이스라엘 현지 분위기와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에 이어 친이란 무장단체 헤즈볼라와의 전쟁 등에 대한 이모저모 들어봤습니다. 인터뷰에 안소영 기자였습니다.

(이 인터뷰는 길이와 명확성을 위해 일부 내용이 편집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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