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 수장이 회원국인 헝가리의 친러∙친중 행보를 직설적으로 비난했습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9일 유럽의회에 출석한 자리에서 하반기 의장국인 헝가리의 오르반 빅토르 총리가 지난 7월 회원국들과 상의 없이 ‘평화사절’ 명목으로 러시아와 중국을 방문했던 점을 지적했습니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또 러시아와 벨라루스 국적자에 대한 헝가리의 최근 비자 제한 완화 조치를 언급하면서, “헝가리뿐 아니라 모든 EU 회원국의 안보 위험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특히 “전 세계가 러시아가 벌인 전쟁의 잔혹성을 목격해왔음에도,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을 침략자가 아닌 침략당한 쪽의 탓으로 돌리는 이들이 여전히 있다”면서, 그런 주장을 하는 헝가리인들은 1956년 2천여 명의 사망자를 냈던 소련의 헝가리 침공을 비난할 자격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이밖에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중국 경찰이 헝가리 경찰과 함께 헝가리 국내에서 공동 활동을 할 수 있도록 두 나라가 최근 합의한 데 대해서도 “유럽의 주권 수호가 아닌 외국의 간섭을 위한 뒷문”을 열어주는 꼴이라고 비난했습니다.
이날 의회에 출석한 오르반 총리는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의 주장에 “놀랐다”면서, 당시 러시아 방문은 의장으로서 EU를 대표한 노력이었고, 유럽의회 의장에게 EU를 대표할 자격이 있는지에 대한 이견 제시는 옳지 않다고 반박했습니다.
아울러 1956년 당시 소련의 헝가리 침공과 2022년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유사점을 찾을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오르반 총리는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을 겨냥해 EU 집행위원회가 중립을 지키고 EU 조약을 보호하는 데 집중하는 대신 “정치적 무기”가 되어가고 있다고 비난했습니다.
VOA 뉴스
*이 기사는 Reuters를 참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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