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고비서 이스라엘 국방장관 방미 취소 “네타냐후가 막아”

9일로 예정됐던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의 미국 방문이 전격 취소됐습니다.

전날(8일) 갈란트 장관이 미국으로 떠나기 몇 시간 전,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전화를 걸어 일정을 보류시켰다고 두 나라 당국자들이 밝혔습니다.

갈란트 장관은 워싱턴에서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을 만날 예정이었습니다.

두 장관은 지난 1일 이란이 이스라엘에 180발 넘는 미사일 공격을 감행한 이후 이스라엘이 보복을 예고한 데 관해, 구체적인 방식 등을 조율할 것으로 관측됐습니다.

◾️ ‘정상 간 논의 선행’ 취지

네타냐후 총리가 갈란트 장관의 방미를 취소시킨 이유는 정상 간 논의가 선행해야한다는 취지로 알려졌습니다.

이스라엘 매체들은 네타냐후 총리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자신이 대화하기 전까지 방미를 승인하지 않겠다는 뜻을 갈란트 장관에게 알렸다고 보도했습니다.

◾️ 총리-장관 현안 인식차

네타냐후 총리와 갈란트 장관은 지난해 10월 이후 가자지구에서 계속되고 있는 대하마스 전쟁의 목표에 대한 인식 차를 드러내며 서로 비판한 바 있습니다.

대이란 전략에 관해서도 의견 충돌이 잦은 것으로 보도됐습니다.

◾️ 바이든-네타냐후 통화 예정

이런 가운데, 바이든 대통령이 9일 네타냐후 총리와 통화한다고 악시오스가 전날(8일) 미 당국자 3명을 인용해 보도했습니다.

이에 관해, 네타냐후 총리의 보좌관은 대이란 보복 방식과 시점이 결정되면 총리가 바이든 대통령에게 알리기를 원할 것이라고 이 매체에 설명했습니다.

이에 따라 보복 공격 실행이 임박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뒤따르고 있습니다.

네타냐후 총리는 8일 밤 내각과 군, 정보기관 수장 등을 불러 공격 규모와 시기 등을 논의했다고 이스라엘 당국자 2명이 악시오스에 밝혔습니다.

◾️ 의견 조율될지 주목

이스라엘은 바이든 대통령의 휴전과 중동 긴장 완화 요구에도 불구하고, 지난달 30일 헤즈볼라를 겨냥해 레바논을 침공했습니다.

이보다 사흘 앞서 헤즈볼라 수장 하산 나스랄라를 제거할 때도 미국에 사전 통보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9일 예정된 바이든 대통령과 네타냐후 총리의 통화에서도 대이란 보복 계획에 대한 이견만 드러날 것이라는 전망이 주요 매체들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 ‘헤즈볼라 후계자 제거’ 담화

네타냐후 총리는 8일 헤즈볼라 차기 수장으로 거론되던 하심 사피에딘을 제거했다고 공식 발표하는 등 긴장 수위를 낮추려는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담화에서 “우리는 헤즈볼라의 역량을 약화시켰고 나스랄라의 후계자와 그 후계자의 후계자를 포함한 수천 명의 테러리스트를 제거했다”고 말했습니다.

사피에딘은 지난주 말 이스라엘의 공습 이후 활동 여부가 파악되지 않고 있었습니다.

◾️ 핵·석유시설 타격할까?

이스라엘은 이란 핵시설이나 석유시설 공습 등 강경한 보복 방식을 배제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미국은 이 같은 방안에 반대하며, 이란의 공격에 대한 ‘비례적 보복’으로 제한할 것을 이스라엘에 요구하고 있습니다.

이란은 최근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잇따라 사망한 나스랄라와 하마스 수장 이스마일 하니예, 혁명수비대 작전부사령관 압바스 닐포루샨에 대한 보복이라며 지난 1일 이스라엘을 향해 대규모 미사일 공격을 단행했습니다.

여기에 이스라엘이 또다시 보복을 예고한 상태입니다.

◾️ 이란 “만반의 대비 태세”

이란은 이스라엘이 재보복하면, 곧바로 맞대응하겠다고 여러 차례 밝혔습니다.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장관은 8일 “이란은 전쟁을 두려워하지 않지만 긴장 고조를 원하지는 않는다”며 “우리는 어떤 시나리오에도 대비하고 있으며, 군대도 만반의 대비 태세를 갖췄다”고 강조했습니다.

향후 양측의 충돌 양상이 어떻게 진행되느냐에 따라, 대규모 중동 전쟁으로 확전할 수도 있어 국제사회의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VOA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