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시아국가연합(아세안) 정상회의에 참석한 윤석열 한국 대통령은 북한 핵을 용납하지 말아야 역내 평화가 보장된다고 밝혔습니다. 윤 대통령은 이시바 시게루 새 일본 총리와도 만나 양국 관계 개선 기조를 이어가기로 했습니다. 서울의 김환용 기자를 연결해 자세한 내용을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먼저 윤석열 한국 대통령의 동남아시아국가연합 정상회의 참석 소식부터 전해주시죠.
기자) 네 윤석열 대통령은 10일 라오스 비엔티안에서 열린 한-아세안 정상회의에 참석해 “한-아세안은 협력을 한층 도약시키기 위해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를 수립한다”고 밝혔습니다.
한국과 아세안 양측은 이 내용을 골자로 하는 공동성명을 채택했습니다.
공동성명엔 역내 평화와 안보 증진 방안이 담겨 있습니다.
특히 ‘남중국해에서 평화, 안정, 안보, 안전 그리고 1982년 유엔해양법협약(UNCLOS)을 포함한 국제법에 따른 항행과 상공비행의 자유를 유지하고 증진하는 것의 중요성을 지속 확인한다’고 선언했습니다.
이와 함께 ‘보편적으로 인정된 국제법 원칙에 따른 분쟁의 평화적 해결과 국제법에 대한 존중을 증진한다’고 규정했습니다.
이런 성명 내용은 역내 주요 해상교통로인 남중국해에서 활발한 군사활동을 벌이는 중국을 견제한 메시지라는 관측입니다.
한국과 아세안 양측은 관계 격상에 따라 정치안보, 경제, 사회문화 등 세 분야를 중심으로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습니다.
특히 정치안보 분야에선 오는 11월 한-아세안 첫 국방장관 대면회의를 개최하고, 아세안의 사이버안보 역량 강화 지원을 비롯한 전략적 공조와 안보 협력 수준도 높이기로 했습니다.
한국 대통령실은 이번 관계 격상은 지난 1989년 한-아세안 대화 관계를 수립한 후 35주년 만에 최상위급 파트너십을 수립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이번 회의에서 북한 문제와 관련한 협력 방안 논의는 없었나요?
기자) 윤 대통령은 아세안 정상들에게 “동북아시아는 물론, 아세안을 포함한 인도태평양 지역 구성원 모두의 평화와 번영에 기여하는 통일한반도를 달성할 수 있도록 아세안이 힘을 모아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특히 “북한 핵 위협이 존재하는 한 한국과 아세안의 진정한 평화는 달성할 수 없다”며 “북한의 핵 도발을 결코 용인하지 않겠다는 우리의 단합된 의지와 행동만이 역내 평화를 보장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아세안 국가들은 평화적인 대화 재개와 비핵·평화·번영의 한반도에서 항구적인 평화와 안정 실현을 위한 대한민국의 지속적인 노력을 지지하고, ‘8.15 통일독트린’에 대한민국이 부여하는 중요성을 인정하면서 이런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대한민국의 노력을 환영한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김 기자, 윤 대통령이 새 일본 총리와도 회담을 가졌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윤 대통령은 아세안 관련 정상회의에 함께 참석한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와 첫 회담을 가졌습니다.
윤 대통령은 지난 1일 취임한 이시바 총리에게 축하의 말을 전하면서 “작년 3월 일본을 방문한 이후 한일 관계는 큰 긍정적 발전이 이뤄지고 있다”며 “이러한 변화는 양국 지도자 간의 흔들림 없는 신뢰가 있었기에 가능했던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그러면서 “다가오는 2025년은 한일 국교정상화 60주년을 맞이하는 해”라며 “양국 관계의 희망찬 미래상을 제시하고 양국 국민들이 관계 도약을 체감할 수 있도록 긴밀하게 협력해 나갔으면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시바 총리는 윤 대통령의 취임 축하에 사의를 표하면서 “오늘날 전략환경 내에서 일본과 한국의 긴밀한 공조는 지역의 안정과 평화를 위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과 기시다 전 총리가 크게 개선한 양국 관계를 계승해 발전해 나가고자 한다”며 “셔틀외교도 활용하면서 긴밀히 공조해 나갔으면 한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한중일과 아세안 정상들 간 이른바 아세안+3 정상회의도 열렸다고요. 이 소식도 전해주시죠.
기자) 윤 대통령은 아세안+3 정상회의에서 지난 5월 서울에서 열린 한중일 정상회의를 언급하며, “아세안+3의 한 축을 담당하는 한중일 협력메커니즘 복원은 좋은 신호”라고 말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한-아세안 간 포괄적 전략동반자 관계가 수립돼 한중일 3국 모두 아세안과 최고 단계 파트너십을 완성했다”며 “한중일 3국 협력을 아세안+3 협력과 선순환 구조로 강화해 아세안+3을 도약시킬 기회가 됐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화제를 바꿔보죠. 북한이 어제 남북한 영구분리 조치를 선언한 데 대해 한국 정부가 규탄 입장을 내놨군요.
기자) 네, 한국 통일부는 북한 군이 남북한을 영구분리하는 군사 조치를 선언한 데 대해 “통일에 대한 우리 국민과 북한 주민들의 염원을 저버리는 반통일적이고 반민족적인 행위라는 점에서 강력히 규탄한다”고 10일 밝혔습니다.
이어 “정부는 대한민국 헌법과 ‘8·15 통일독트린’에서 천명한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입각한 평화적 통일을 이루기 위한 노력을 흔들림 없이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앞서 북한 군 총참모부는 보도문을 통해 “9일부터 대한민국과 연결된 우리 측 지역의 도로와 철길을 완전히 끊어버리고 견고한 방어축성물들로 요새화하는 공사가 진행되게 된다”며 “우리 공화국의 주권행사 영역과 대한민국 영토를 철저히 분리시키기 위한 실질적인 군사적 조치를 취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진행자) 한국 정부는 북한의 이번 조치의 배경에 대해선 어떤 분석을 내놓고 있나요?
기자) 김명수 합동참모본부 의장은 10일 국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북한의 이번 조치는 체제가 느끼는 두려움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김명수 의장] “방벽을 세우는 것은 외부 침입을 방어하기 위해서 세우는 건데 이번에 모든 조치를 하는 것은 스스로를 고립되고 차단하기 위한 고립선을 세우는 것이다, 그래서 정권의 두려움에 대해서 외부 유입 차단 또 내부 인원 외부 유출, 탈출 등을 차단하기 위한 조치가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듭니다.”
합참에 따르면 북한은 작년 11월 경의선 도로 인근에 나뭇잎 지뢰를 살포했고, 같은 해 12월 동해선에 지뢰를 매설했으며, 올해 3월 동해선 도로 펜스를 철거했고, 4월엔 경의선 도로 가로등을 철거했습니다.
이어 5월에는 동해선 철도 레일과 침목을 제거했고, 6월에 동해선 도로 가로등을 철거했으며, 7월엔 경의선 철도 레일과 침목을 제거했고, 8월엔 경의선 열차보관소를 해체했습니다.
김 의장은 이런 내용이 담긴 북한 남북 육로 차단 작업 관련 사진을 공개하면서 “경의선과 동해선은 8월에 차단됐고 이런 움직임은 사전에 감시되고 있었다”며, “이번에 완전 단절을 발표한 의도는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서울에서 ‘VOA 뉴스’ 김환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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