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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영국 “북한군 러 파병 강력 규탄…러시아 핵 기술 이전 가능성 우려”


21일 한국을 방문한 데이비드 라미 영국 외무장관이 서울 외교부 청사에서 조태열 한국 외교부장관과 만나 회담 전 악수를 나누는 모습.
21일 한국을 방문한 데이비드 라미 영국 외무장관이 서울 외교부 청사에서 조태열 한국 외교부장관과 만나 회담 전 악수를 나누는 모습.

북한이 러시아에 군대를 파병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한국과 영국 정부가 이를 강력히 규탄하고 나섰습니다. 러시아가 지원의 반대 급부로 북한에 핵과 탄도미사일 관련 기술을 이전할 가능성도 우려한다고 밝혔습니다. 조상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영국 “북한군 러 파병 강력 규탄…러시아 핵 기술 이전 가능성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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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영국은 22일 “북한의 지속되는 불법 무기 이전과 러시아의 불법적인 우크라이나 침공을 지원하기 위한 소위 러시아에 대한 병력 배치를 가장 강력한 언어로 규탄한다”고 밝혔습니다.

[공동성명] “We condemn in the strongest terms the Democratic People’s Republic of Korea (DPRK)’s continued unlawful arms transfers and the reported deployment of its troops to the Russian Federation to support Russia’s unlawful war of aggression in Ukraine. Such cooperation between Russia and the DPRK is not only in violation of multiple UNSC resolutions, but also prolongs the suffering of the Ukrainian people and threatens global security, including those in the ROK and the UK, and demonstrates the desperation of the DPRK and Russia. We are committed to providing the support Ukraine requires to secure a just and lasting peace.”

양국은 이날 데이비드 라미 영국 외무장관이 한국 방문을 계기로 조태열 한국 외교부장관과 만나 회담한 뒤 발표한 공동성명을 통해 이같이 밝혔습니다.

이어 “러시아와 북한 간 이러한 협력은 다수의 유엔 안보리 결의를 위반할 뿐만 아니라 우크라이나 국민들의 고통을 장기화하고 한국과 영국을 포함한 국제 안보를 위협하며, 북한과 러시아의 절박함을 보여준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우리는 우크라이나가 정의롭고 지속적인 평화를 확보하는 데 필요한 지원을 제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핵·미사일 관련 기술 북한 이전 가능성 우려’”

양국은 또 북한과 러시아의 군사협력 심화에 따른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는 점도 분명히 했습니다.

[공동성명] “We are closely monitoring what Russia provides to the DPRK in return for its provision of arms and military personnel, including Russia’s possible provision of materials and technology to the DPRK in support of Pyongyang’s military objectives. We are also deeply concerned about the possibility for any transfer of nuclear or ballistic missile-related technology to the DPRK, which would jeopardize the international non-proliferation efforts and threaten peace and stability on the Korean Peninsula and across the globe. We take note that the security of the Indo-Pacific and Euro-Atlantic are more closely intertwined than ever, and commit ourselves to closely monitoring the situation and actively pursuing necessary measures together with the international community to deter further unlawful, reckless and destabilising behaviour.”

“우리는 북한의 군사적 목표를 지원하기 위해 러시아가 북한에 물질과 기술을 제공할 가능성을 포함해 북한의 무기 및 병력 제공 대가로 러시아가 북한에 제공하는 것에 대해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지난해 9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러시아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서 회담했다.
지난해 9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러시아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서 회담했다.

또한 국제 비확산 노력을 위태롭게 하고 한반도와 전 세계의 평화와 안정을 위협할 수 있는 핵 또는 탄도미사일 관련 기술이 북한으로 이전될 가능성에 대해 깊이 우려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우리는 인도태평양과 유럽 대서양의 안보가 그 어느 때보다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는 점에 주목한다”며, 불법적이고 무모하며 불안정한 행동을 억제하기 위해 상황을 면밀히 주시하고 국제사회와 함께 필요한 조치를 적극 추진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북한 파병 상황 심각성 우려”

앞서 데이비드 라미 영국 외무장관과 조태열 한국 외교장관은 21일 서울에서 ‘외교장관 전략대화’를 개최하고, 양자 및 국제 협력을 비롯해 국제 정세를 집중 논의했습니다.

21일 한국을 방문한 데이비드 라미 영국 외무장관이가 서울 외교부 청사에서 조태열 한국 외교부장관과 만나 회담을 갖고 있다.
21일 한국을 방문한 데이비드 라미 영국 외무장관이가 서울 외교부 청사에서 조태열 한국 외교부장관과 만나 회담을 갖고 있다.

한국 외교부는 이날 발표한 보도자료에서 조 장관이 최근 러시아와 북한 간 정치·군사·경제 협력의 전방위적 확대가 군사물자 이동을 넘어 북한의 실질적 파병으로까지 이어진 현 상황에 대해 설명했으며, 이에 라미 장관은 상황의 심각성에 공감하며 우려를 표했다고 전했습니다.

또한 두 장관은 북한의 대러 불법 무기 이전과 병력 파병이 유럽과 인태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위협하는 심각한 문제라는 데 의견을 같이하고, 러시아가 북한에 제공하는 대가를 면밀히 주시하며 양자 및 다자 차원의 긴밀한 공조를 이어가기로 합의했다고 밝혔습니다.

아울러 라미 장관은 ‘담대한 구상’과 ‘8.15 통일 독트린’ 등 한국 정부의 자유, 평화, 통일 노력에 대한 영국의 지지를 재확인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앞서 한국 국가정보원은 지난 18일 “8일부터 북한이 러시아 파병을 위한 특수부대 병력 이동을 시작했다”고 밝혔습니다.

국정원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러시아 태평양함대 소속 상륙함 4척 및 호위함 3척이 이 기간 북한 청진과 함흥, 무수단 인근 지역에서 북한 특수부대 1천 500여 명을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로 1차 이송했고, 조만간 2차 수송 작전이 진행될 예정이라고 말했습니다.

북한이 러시아에 파병했다는 한국 정보기관의 발표와 관련해 미국 정부는 “계속 조사하고 있으며 동맹 및 파트너들과도 계속 논의 중”이라고 밝히면서 “앞으로 며칠 내 이 문제와 관련해 우리가 파악한 것을 설명하고, 파트너들과 논의 중인 협의에 대해 조금 더 설명할 계획”이라고 밝혀왔습니다.

VOA는 18일 뉴욕 주재 북한대표부와 러시아대표부에 북한군 파병과 관련한 한국 국정원 발표에 대한 입장을 문의했지만 22일 현재 답변을 받지 못했습니다.

북한은 22일 유엔총회 제1위원회 회의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북한의 병력 파병 주장은 근거 없는 루머로, 일고의 가치도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러시아 지원을 위해 병력을 파견한 것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중대한 긴장 고조 요인이 될 것이라며, 우크라이나 전쟁이 확대돼 여러 대륙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습니다.

대니얼 프리드 전 폴란드 주재 미국 대사는 최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북한군의 파병 자체가 국제 정세를 바꾼다는 측면에 주목해야 한다며, 우크라이나 전쟁이 단순히 일부 지역에만 국한되지 않는다는 인식이 전 세계로 확산되는 분기점이 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대니얼 프리드 전 폴란드 주재 미국 대사
대니얼 프리드 전 폴란드 주재 미국 대사

[녹취: 프리드 전 대사] “It does mean that Russia is expanding the war by bringing in its allies to fight. I don't think that the Biden administration would say that therefore American troops should go to Ukraine. I think that is unlikely. I don't think Harris would change or Trump. But it is possible that if the North Korean troops appear in strength that Europeans would want to take would take some counter, countermeasures whether against North Korea directly, whether against Russia or whether they would do more for Ukraine is an open and interesting question. I think that it does show that the fight for Ukraine survival is not just a Ukrainian struggle.”

프리드 전 대사는 북한군 파병 현실화는 “러시아가 동맹을 끌어들여 전쟁을 확대하고 있다는 의미”라면서, 향후 중국이나 이란을 비롯한 다른 우방국들이 어떤 방식으로든 참여를 확대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관측했습니다.

또 북한군이 전장에 미치는 영향에 따라 유럽 국가들의 참전 가능성이 대두될 수 있는 만큼 ‘진영 간 대결’ 양상으로 전황이 더욱 확대될 가능성도 크다고 지적했습니다.

VOA 뉴스 조상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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