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북한이 폭파 후 대규모 공사를 시작한 남북 경의선과 동해선 도로에서 방벽 추정 물체가 포착됐습니다. 도로와 철길이 끊긴 자리에 200m 길이의 방벽이 세워지고 있습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남북을 연결하는 동해선 도로의 북한 쪽 지대에서 큰 변화가 포착됐습니다.
남북 군사분계선과 맞닿은 지점을 촬영한 24일 자 ‘플래닛 랩스(Planet Labs)’의 위성사진에는 가로 200m, 세로 100m의 직사각형 모양의 지대가 보입니다.
또 지대의 한국 쪽 방향 끝부분에는 200m 길이의 물체도 식별됩니다. 이 물체를 따라 검은색 그림자가 드리워진 점으로 볼 때 북한이 예고한 ‘방벽’이 세워지고 있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북한 군 총참모부는 지난 9일 보도문을 통해 “대한민국과 연결된 도로와 철길을 완전히 끊어버리고 견고한 방어축성물들로 요새화하는 공사를 진행하게 된다”고 발표했었습니다.
이어 한국 합동참모본부는 15일 정오쯤 북한 군이 경의선과 동해선 일대에서 “폭파 행위를 자행했다”며 당시 상황이 담긴 영상을 공개했습니다.
실제로 폭파 이틀 후인 17일 남북 군사분계선의 북한 쪽 도로를 촬영한 플래닛 랩스의 위성사진에선 아스팔트 도로가 흙바닥으로 변한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이후 23일엔 흙바닥을 드러낸 지대가 더 넓어지고 방벽 형태의 물체가 세워진 장면이 확인됐습니다.
그리고 하루 뒤인 이날 방벽 추정 물체가 더 뚜렷한 형태로 식별된 것입니다. 또 방벽이 옆쪽으로 더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방벽 공사가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라는 사실을 추정케 합니다.
경의선 도로에서도 공사가 한창입니다.
특히 최근 식별된 방벽 등 구조물의 형태가 좀 더 뚜렷하게 드러나고 있습니다.
경의선 도로엔 길이 약 95m 방벽
앞서 VOA는 지난 20일 자 위성사진을 분석해 한국 경기도 파주와 개성공단을 잇는 경의선 도로에 대형 면적의 사각형 지대가 만들어지고, 한국 쪽 방향으로 방벽 추정 구조물이 포착됐다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
그런데 나흘 뒤 촬영된 24일 자 위성사진에선 방벽으로 추정되는 물체의 그림자가 더 짙게 드리워진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이는 방벽이 어느 정도 형태를 갖춘 것으로 해석되는 부분입니다.
경의선 도로의 방벽 추정 물체는 길이가 약 95m로 측정됐습니다.
남북 철도와 도로 연결 사업은 2000년 김대중 전 한국 대통령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합의를 거쳐 시행됐습니다.
남북 분단으로 단절됐던 경의선과 동해선 철도, 그리고 육상 도로의 재연결은 남북 화해와 협력의 상징으로 여겨졌습니다.
그러나 북한의 요새화 작업으로 남북 간 이어진 도로는 사실상 통행이 불가능하게 됐습니다. 통행이 재개되려면 방벽을 해체한 뒤 도로와 철길 등에 대한 복구 작업을 해야 합니다.
또 북한은 이 지역에 많은 양의 지뢰를 매설한 것으로 알려져 이를 해체하는 작업까지 병행돼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매튜 밀러 국무부 대변인은 북한이 경의선과 동해선 도로를 폭파한 15일 브리핑에서 관련 질문에 “우리는 동맹인 한국과 긴밀한 공조 아래 북한의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밀러 대변인] “We are monitoring the situation in the DPRK in close coordination with our Republic of Korea allies. We continue to urge the DPRK to reduce tensions and cease any actions that would increase the risk of conflict and we encourage the DPRK to return to dialogue and diplomacy.”
밀러 대변인은 이어 “우리는 북한이 긴장을 완화하고 충돌의 위험을 높이는 모든 행동을 중단할 것을 계속 촉구하고 있으며, 대화와 외교로 복귀할 것도 계속 독려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한국 통일부의 구병삼 대변인은 지난 15일 입장문을 내고 북한을 강하게 규탄했습니다.
[녹취: 구병삼 대변인] “오늘 북한의 경의선, 동해선 북측 구간, 남북연결도로 폭파는 남북 합의의 명백한 위반이며 매우 비정상적 조치로서 우리 정부는 이를 강력히 규탄합니다.”
이어 “경의선과 동해선 철도와 도로는 남북정상회담 이후 진행돼 온 대표적 남북 협력사업으로 북한 요청에 의해 총 1억3천290만 달러에 달하는 차관 방식의 자재 장비 제공을 통해 건설된 것”이라며 해당 차관에 대한 상환 의무는 여전히 북한에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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