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군의 러시아 파병에 맞서 한국이 우크라이나에 살상무기를 제공해야 한다고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이 제언했습니다. 언어 장벽과 탈영 등 기강 해이에 직면한 북한군보다 한국이 우크라이나에 제공할 살상무기가 전장의 판도를 바꿀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유럽 동맹국들로부터 신뢰를 얻을 수 있을 뿐 아니라 장기적으로는 러시아로부터도 존중받을 수 있다고 부연했습니다. 또 이미 북한군 탈영병이 발생하고 있는 만큼 심리전을 확대해야 한다는 제언도 나왔습니다. 시드니 사일러 전 북한 담당 국가정보분석관과 데이비드 맥스웰 아태전략센터 부대표의 대담을 함지하 기자가 정리했습니다.
진행자) 백악관은 3천 명의 북한군이 러시아 동부에서 훈련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북한군의 존재 사실을 부인하지 않았는데요. 북한과의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에 관한 조약을 어떻게 이행할지는 러시아가 결정할 문제라고 말했습니다. 이것이 우크라이나 전쟁의 향배를 바꿀 중요한 진전일까요?
시드니 사일러 전 분석관) 러시아가 많은 어려움과 도전에 직면해 있습니다. 우크라이나의 저항을 지지하는 국제사회의 지원은 변함이 없을 겁니다. 오늘 우리가 다룰 것들은 매우 우려스러운 진전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들이 말하는 병력과 숫자가 전장에서 결정적인 변화를 가져오진 않을 겁니다.
진행자) 국정원에 따르면 12월까지 파병될 숫자가 1만 명이라고 하는데요. 북한 담당 국가정보분석관을 지내셨습니다. 미국이 러시아에 북한군의 존재 사실을 확인하는 데 한국이나 우크라이나보다 더 오랜 시간이 걸린 이유는 뭔가요?
사일러 전 분석관) 분석팀이 가용한 정보들을 검토하고, 모든 가능한 설명들을 철저히 조사하며 병력 숫자에 대한 평가와 정책적 배경을 충분히 고려했을 겁니다. 그래서 미국이 한국 측의 숫자를 신뢰하지 않았다거나 국정원이 잘못 파악했을 거라고 생각하지는 않았을 겁니다. 파병 숫자 공개를 두고 미한 간 시차가 생긴 데 있어 그런 이견은 없었을 것입니다.
진행자) 12월까지 러시아에 1만 명의 북한군이 파견될 전망입니다. 전력이 배가될까요? 그들이 전쟁의 판도를 바꿀까요? 북한군이 해외에 대규모 병력을 파견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인데요. 북한군이 러시아의 지휘통제체제에 어떻게 통합될까요?
데이비드 맥스웰 부대표) 아주 좋은 질문입니다. 첫 번째 문제는 통제와 지휘 문제인데요. 그들은 언어 문제, 러시아어와 북한어의 차이 때문에 어려움에 직면할 겁니다. 러시아가 한국어 사용자를 채용하려 한다는 보도가 있었는데요. 통합에는 세 가지 방법이 있는데요. 우선, 그들이 특수작전군이라면 교리와 임무에 따라 후방에서 작전을 수행하도록 투입될 수 있습니다. 두 번째는 재래식 병력으로 투입될 수 있습니다. 김정은은 아마도 가장 잘 훈련된 특수작전군을 보낼 겁니다. 재래식 병력으로서 그들은 최전선에서 전통적인 연합 전력 기동을 수행해야 할 겁니다. 문제는 그들이 재래식 연합작전을 수행하도록 훈련받았는지, 러시아와 화력과 공군력 같은 것을 통합할 수 있는지 그리고 러시아 동부에서의 이 훈련이 그들에게 이런 역량을 부여하기에 충분할지입니다. 세 번째는 물론 북한군을 러시아 병력을 대체할 병력으로 통합하는 겁니다. 그러면 그건 북한군이 ‘총알받이’가 될 거라는 많은 지도자들의 발언을 확인해주는 셈이 됩니다. 그들은 확실히 대체 병력이 될 겁니다. 문제는 첫 두 시나리오 중 어느 것이든 전쟁의 판도를 바꿀 전략적 효과를 거둘 수 있느냐는 건데요. 그리고 러시아가 북한군을 전략적 목표와 효과를 달성할 수 있는 방식으로 활용할 수 있느냐에 따라 전쟁의 결과가 달라질 겁니다. 마지막으로 말씀드릴 건, 북한의 특수작전부대는 서방이나 다른 특수작전부대와는 같지 않다는 건데요. 하지만 그들이 러시아의 특수작전부대인 스페츠나츠나 총정찰국 GRU, 민간 군사기업인 바그너그룹 보다 더 잘 훈련받았을까요? 수많은 사상자를 낸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어떤 러시아 특수작전부대도 잘해내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북한군이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는 아직 판단할 수 없습니다. 그들이 어떻게 활용되는지 지켜봐야죠. 하지만 저는 북한군이 중요한 변화를 가져와 전쟁의 판도를 바꾸는 데 활용될 수 있을 거라 생각지 않습니다.
진행자) 미 육군 특수부대인 그린베레 출신이시죠?
맥스웰 부대표) 그렇습니다.
진행자) 특수부대에 대해 누구보다도 잘 아실 것 같습니다. 러시아 연방 하원은 북한과의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에 관한 조약을 비준했습니다. 이제 북한군이 러시아에 파병됐는데요. 북한과 러시아가 동반자 관계에서 혈맹 관계로 나아가고 있는 걸까요? 앞으로 양국이 함께 군사훈련을 하고 상호 운용성을 높일 걸로 보시나요?
맥스웰 부대표) 좋은 질문입니다. 확실히 그들은 푸틴의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상호 운용성을 높이려고 할 겁니다. 러시아 동부에서 훈련하고 우크라이나에서 통합하는 과정을 확립한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것이 러시아와 북한 간의 더 큰 훈련 체계로 이어질까요? 그건 아직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하지만 본질은 그들이 공유된 가치와 신뢰를 기반으로 한 상호방위조약을 맺고 서로를 도울 것이냐는 건데요. 솔직히 그렇게 생각지 않습니다. 그들은 여전히 거래 관계로 남을 겁니다. 김정은이 잘못 판단해서 한국을 공격한다고 해서 러시아가 그를 돕기 위해 자동적으로 개입할 거라고는 생각지 않는데요. 그때엔 러시아는 틀림없이 정치적, 지정학적 계산과 당시 상황에 따라 결정을 내릴 겁니다. 러시아나 북한의 자동적인 상호 방위 조치는 없을 겁니다.
진행자) 1만 명의 북한군이 전장에서 직접 경험을 쌓게 될 텐데요. 그런 경험이 러시아의 첨단 군사기술 이전과 맞물려서 한반도의 군사적 균형을 바꿀 수 있다는 우려도 있습니다.
맥스웰 부대표) 확실히 첨단군사기술 이전은 실제적 위협이자 문제입니다. 대륙간 탄도미사일과 핵 역량의 향상은 문제죠. 북한군 병사들이 전투 경험을 쌓을 수는 있습니다. 모두가 전투 경험이 중요하다고 말하지만 전 훈련이 더 중요하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이 병사들이 살아남는다면, 북한에서 훈련 체계로 전환될 수 있는 충분한 교훈을 얻어 돌아올 수 있을까요? 그런 교훈이 대다수 북한 인민군에게 전수될 수 있을까요? 그리고 그런 교훈을 전수할 수 있다 해도, 연중 지속적인 훈련을 실시할 수 있을까요? 왜냐하면 훈련은 금방 잊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그들이 자원, 자금, 연료와 시간이 없다면 그들은 진행하고 있는 다른 경제 과업이나 건설 과업 등에서 전환해야 합니다. 그렇게 하지 않는다면 북한 인민군의 전투 준비 태세는 크게 향상되지 않을 겁니다. 그러면 한국 공격 역량도 크게 향상되지 않을 겁니다.
진행자) 러시아 외무부는 러시아 안보를 위협하는 어떤 시도에 대해서도 가혹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이는 한국 대통령실이 우크라이나에 살상무기를 보내는 것을 고려할 수 있다고 말한 이후에 나왔는데요. 지금 한국과 러시아 관계는 회복 불가능한 상태인가요? 한국이 강경하게 러시아를 다뤄야 할까요, 아니면 관계를 관리하기 위해 노력해야 할까요?
사일러 전 분석관) 한국이 강함보다는 자신감 있는 자세로 접근하는 것이 이득을 가져왔고 앞으로도 그럴 겁니다. 그리고 우선 러시아로부터 이런 말을 들었을 때 그런 말들은 일종의 억지 효과를 내도록 고안된 겁니다. 과장된 부분도 있을 겁니다. 그런 발언들은 스스로를 의심하게 하거나, 실제로 취해야 할 합당한 조치를 취하지 못하게 하기 위해 고안됐습니다. 따라서 장기적인 관점에서 따져봐야 합니다. 러시아가 이미 초래한 피해 이상으로 한국과 러시아 관계가 손상될까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주체란 사실을 기억해야 합니다. 북한군을 불러들인 것도 러시아입니다. 북한의 군수품과 미사일을 사용해 북한 군수산업을 활성화하고 있는 것도 러시아입니다. 만약 제가 한국의 고위 정책 입안자라면 북러 군사협력이 사실이라면 조치에 나설 것이라는 경고를 믿을 만한 것으로 만들 방법을 찾을 것입니다. 한국이 이 전쟁에서 좀 더 역할을 해주기를 바라는 유럽 동맹들 사이에 신뢰와 자신감을 구축할 수 있을 겁니다. 그래서 이번이 그동안 검토해 왔던 몇 가지 조치를 취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네, 단기적인 위험도 있겠죠. 관계가 긴장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분명 국익에 부합하는 방식으로 행동했기 때문에 러시아로부터 존중을 받게 될 겁니다.
진행자) 지금이 한국이 우크라이나에 포탄과 K9 자주포, K2 전차, 다연장 로켓 ‘천무’ 등 살상무기를 제공할 적기라고 보세요, 아니면 이미 지났다고 보세요? 이런 무기들이 우크라이나 전쟁의 국면을 바꾸는 데 도움이 될까요?
맥스웰 부대표) 우크라이나가 푸틴에 맞서 자국을 방어하는 상황임을 감안할때 그렇습니다. 한국이 민주주의 무기고의 일원으로서 나서야 할 때입니다. 한국은 규칙에 기반한 국제 질서를 지지하는 글로벌 중추 국가입니다. 한국은 세계 6위의 방산 물자 생산국입니다. 그리고 한국 장비는 세계적 수준으로, 북한이 생산하는 것보다 훨씬 우수합니다. 그리고 미한 동맹으로 인해 대부분의 장비가 나토 장비와 상호 운용이 가능합니다. 현재 우크라이나 전장에 제공되는 장비의 대부분이 나토 장비입니다. 따라서 전차와 자주포, 다연장 로켓 등은 우크라이나에 중요한 군사역량 요소들입니다. 그리고 한 걸음 물러서서 보면, 만약 우리가 우크라이나가 성공적으로 방어해 내고 점령된 영토를 우크라이나로 반환하는 협상 타결을 위한 조건을 만들고자 한다면 이런 무기들은 전장의 판도를 바꿀 수 있습니다. 우크라이나가 이 무기들로 전장의 판도를 바꿀 수 있습니다. 러시아에 제공된 북한군보다 훨씬 더 말이죠.
진행자) 한국 정부가 우크라이나 전쟁에 정보 요원들을 파견해 북한군 포로를 심문하고, 전장에서 북한군의 전술과 전략을 파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런 정보는 얼마나 가치가 있을까요? 북한 군인들이 이미 그 곳에 있는 상황에서 한국도 요원들을 보내면, 우크라이나에서 남북한의 대리전이 되는 것 아닐까요?
사일러 전 분석관) 그런 가정을 하려면 대리전이라는 용어를 다시 정의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몇 명의 정보 요원들을 보내는 것인데, 무력 충돌로 보이지 않기 위해 군인이 아닌 민간인을 보낼 수도 있습니다. 매우 신중한 조치라고 생각합니다. 우크라이나 인력 중 생포한 북한군을 다루는 데 필요한 한국어 능력을 갖춘 사람이 있을 것으로 보지 않습니다. 과연 전장에서 북한군을 상대로 전쟁 전략에 대한 심문을 할까요? 아니라고 봅니다. 즉각적인 가치가 없으니까요. 북한 인민군의 준비태세를 파악하는 것이 목적이라면 실시간으로 전장에서 심문을 해야 할 만큼 긴급한 사안이 아닙니다. 하지만 북한군 탈영병을 우크라이나가 수용하도록 돕는 인도주의적 측면에서 보면 한국이 지원 인력을 보낼 만하다고 봅니다.
맥스웰 부대표) 사일러 분석관이 ‘탈영’이라는 단어를 썼다는 데 주목해야 합니다. 사람들이 많이 언급하지 않는 부분인데요. 약 18명의 북한군이 탈영한 것으로 추정된다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이들이 러시아 당국에 다시 붙잡힌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우리는 이 부분을 주목해야 합니다. 파병된 부대들의 결속력은 어느 정도 수준일까요? 모두가 기회만 생기면 탈영할까요? 우크라이나가 한국어로 방송하며 이미 심리전에 착수했다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투항하면 식량과 복지를 제공한다는 것입니다. 저는 이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탈영이 이어지면 파병된 북한군이 붕괴하고, 결속력이 크게 상실된다는 데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우크라이나와 한국은 탈영병들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요? 이들은 어디로 망명할까요? 생각해봐야 합니다.
진행자) 북러 협력에 대한 중국의 입장도 중요한데요. 신간 ‘전쟁’에 윌리엄 번스 미 CIA 국장이 대통령에게 보고한 내용이 나옵니다. 중국이 북러 방위 협력에 동요했다는 겁니다. 김정은이 더 대담해져 무모하게 행동할 수 있기 때문이죠. 중국은 이 상황을 어떻게 보고 있을까요? 또 중국이 북한에 대한 영향력을 회복하기 위해 행동에 나서지 않을까요?
사일러 전 분석관) 중국이 심화하는 북러 관계를 그렇게 바라보고 있다고 많은 사람들이 이미 밝혔습니다. 북한이 파병하기 이전부터 말이죠. 역내에서 전략적으로 중요한 일이 벌어지는데 통제나 영향력, 통찰력을 잃었다고 느끼면 중국은 긴장합니다. 전략적 상황이 잠재적으로 중국의 이익에 반하는 쪽으로 변할 위험이 있을 때 긴장하죠. 북한이 더 대담해지고 역량이 강화된 상황에 대해 우리는 거듭 얘기했습니다. 러시아가 북한의 대량살상무기와 재래식 무기에 기술과 지원을 제공했을 뿐 아니라 핵추진잠수함, 첨단 방공 체계, 정보감시와 정찰, 무인기와 같은 광범위한 분야에 걸쳐 지원을 제공했을 수 있습니다. 이 모든 것이 북한의 역량을 강화하고 더 대담하게 만드는 것입니다. 특히 김정은이 한국을 상대로 무력을 행사해서 특정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고 생각할 경우 그렇습니다. 게다가 이제 러시아는 북한의 행동을 외교적으로 지원하고, 직접 실행에 나설 수 있도록 역량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중국은 이 모든 것에 대해 우려해야 합니다. 역내에 불안정이 닥칠 텐데 중국이 그것을 막을 수 있는 기회는 많지 않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것이 지금 당면한 문제입니다. 중국이 북한에 대해 행사할 수 있는 영향력이 부족한 상황입니다. 지금 중국은 관망하고 있고, 특히 성공 가능성이 적은 방식으로는 개입하지 않을 것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건 미국이 중국과 함께 협력할 기회가 있다는 것입니다. 중국이 러시아와 북한에 더 압박을 가하도록 하고 이러한 진전이 미중 양국의 이익에 반한다는 점을 중국이 인식해 협력 방안을 모색하도록 하는 것입니다.
맥스웰 부대표)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역사적으로 유사한 상황이 있었습니다. 1950년대 중국과 러시아가 북한에 놀아났는데요. 당시 김일성이 마오쩌둥과 스탈린을 이용했습니다. 지금 중국이 우려하는 건 당연합니다. 우리 모두가 우려해야죠.
사일러 전 분석관) 당시 누가 북한의 행동을 승인했나요?
맥스웰 부대표) 스탈린이죠.
사일러 전 분석관) 그 대가는 누가 치렀습니까?
맥스웰 부대표) 중국의 마오쩌둥이죠. 따라서 지금 중국이 우려할 만도 합니다. 거시적으로 볼 때 시진핑은 푸틴이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패배하지 않고 승리하길 원합니다. 그 결과가 미칠 여파 때문이죠.
진행자)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전략 미사일 기지를 찾아 준비태세를 점검했습니다. 북한의 최근 행동을 살펴보면 헌법을 개정해 한국을 철저한 적대국으로 규정하고 남북 연결 도로와 철로의 일부 구간을 폭파했습니다. 최근 기고문에서 ‘궁극적으로 억제할 수 있을 것으로 여겼던 북한의 강압 외교가 더 위협적인 무언가로 진화할 수 있다’고 하셨는데요. 한반도에서의 북한의 도발이 우크라이나 전쟁에서의 북한의 행동과 연관돼 있습니까? 아니면 별개의 문제입니까?
사일러 전 분석관) 현재로서는 별개의 문제로 보이지만 그 뿌리는 유사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한국이 풀 한 포기라도 건드리면 군사적 행동에 나설 것이라고 공개적으로 협박하고, 동시에 러시아에 군대를 보낼만큼 대담해졌다는 점에서 그렇죠. 북한이 대담해졌다는 점에서 인과관계가 비슷하죠. 북한이 러시아에 파병한 것이 한반도에서 치명적 또는 물리적 도발을 준비하기 위한 정교한 계획의 일부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물리적 도발 여부는 여전히 불확실합니다. 올해 내내 북한이 중대 군사도발을 하는 ‘옥토버 서프라이즈’ 얘기가 나왔습니다. 이제 10월도 끝나가는데요 우리를 놀라게 하는 서프라이즈는 없었습니다. 북한이 헌법 개정을 통해 물리적 도발의 기반을 다져왔다는 논리도 있는데요. 북한은 최고인민회의에서 헌법을 정확히 어떻게 개정했는지 밝히지 않았습니다. 아직 적절한 시점이 안 됐다는 뜻이죠. 북한의 과거 행태를 보면 미국 대통령이 퇴임할 때 뒤에서 발로 차는 것이 아니라 들어오는 미국 지도부를 상대하기 위해 도발을 유보했습니다. 김정은은 2025년 자신이 구상한 행동이 무엇이건 간에 러시아가 지지할 것이라고 믿고 있을 수 있습니다.
진행자) 북한이 한국 무인기가 평양 상공을 비행했다고 주장하며 그 사진을 공개했는데요. 한국은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고 있습니다. 한국 전문가들은 이 무인기가 한국군에서 운용하는 것과 동일 기종이라고 하고요. 북한은 이 무인기가 산음동 미사일 개발기지 인근을 비행했다고 하는데, 한국이 정찰 활동을 벌인 것일까요? 한국이 북한에 대해 경고만 할 것이 아니라 이같이 행동에 나서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십니까?
맥스웰 부대표) 물론 한국이 북한에 무수히 많은 자산을 전개해 정보, 감시, 정찰은 물론 표적 공격까지 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입니다. 미한 동맹은 원할 경우 북한 영공에 침투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정찰 활동도 가능하죠. 하지만 실용적 관점에서 볼 때, 우리의 우주기반 정보력이 충분하기 때문에 직접 무인기를 보낼 필요가 없습니다. 따라서 저는 북한 측 주장의 진실성에 의문을 제기합니다. 북한이 한국의 무인기를 입수하는 것은 어렵지 않을 것입니다. 심지어 가짜 사진들만 만들어도 이런 주장을 할 수 있죠. 북한이 왜 이 시점에 그런 주장을 하는지 살펴봐야 합니다. 북한 내부 문제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김정은은 엄청난 내부적 압박을 받고 있습니다. 올해 김정은은 외부적 위협을 만들어내는 패턴을 보이고 있죠. 그는 내부 위협에 직면했을 때 그렇게 합니다. 김정은은 핵무기, 미사일 개발, 첨단 군사력을 국민 복지보다 우선시해 왔습니다. 북한 주민들의 고통과 희생을 정당화하기 위해 한국과 미국이 위협을 제기한다는 것을 보여줘야 합니다.
지금까지 시드니 사일러 전 북한 담당 국가정보분석관과 데이비드 맥스웰 아태전략센터 부대표의 대담을 들으셨습니다.
※ 위 대담 영상은 VOA 한국어 방송 웹사이트와 YouTube, Facebook의 '워싱턴 톡'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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