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5일 미국 대통령 선거가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조기 투표 수거함 훼손 시도가 잇따라 발생해 연방수사국(FBI)이 수사에 착수했습니다.
28일 워싱턴 주 당국은 밴쿠버 시내 환승센터에 있던 조기 투표 수거함 안에 ‘방화 장치’가 들어간 사건에 관해 지역 경찰과 함께 FBI가 조사 중이라고 VOA 뉴스센터에 밝혔습니다.
이 사건으로 수거함 일부가 불에 타며 훼손됐으나, 부상자는 없다고 현지 당국이 설명했습니다.
스티브 홉스 워싱턴주 총무장관은 이날 성명을 내고, 이 사건을 ‘테러 행위’로 규정하며 강력 비난했습니다.
오리건 주 포틀랜드에서도 비슷한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포틀랜드 경찰은 28일 오전 3시30분쯤 멀트노마 카운티의 길가에 있던 조기 투표 수거함 2개에서 화재가 발생했다고 밝혔습니다.
보안 요원이 이를 발견하고 불을 껐으나, 투표용지 3장이 손상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경찰은 불이 난 수거함 옆면에 방화 장치가 붙어 있었던 것으로 파악했습니다.
◾️ 유권자들에 재투표 요청
현지 선거관리위원회는 불에 탄 투표용지의 고유 식별 문자를 확인해, 기표한 유권자 3명에게 연락해 재투표를 요청할 계획입니다.
수사 당국은 두 도시에서 일어난 화재 사건이 연계된 것으로 보고 정확한 원인을 살피는 중입니다.
두 곳은 주 경계선을 사이에 두고 인접한 지역들입니다.
포틀랜드 사건은 밴쿠버보다 약 30분 먼저 일어났습니다.
◾️ 볼보 승용차 추적
포틀랜드 경찰은 방화 장치 투입 용의자가 탄 것으로 추정된 검은색 또는 어두운 색의 2001~2004년식 볼보 S-60 승용차를 추적하고 있다고 이날 밝혔습니다.
경찰 측은 해당 차량이 조기 투표 수거함에 접근하는 사진도 공개했습니다.
어맨다 맥밀런 포틀랜드 경찰 부국장은 “범행 동기는 아직 파악하지 못했다”면서도 “이러한 행위가 의도적으로 이뤄졌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아울러 “선거 과정에 영향을 미치는 이런 식의 행동을 막는 데 전념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 집에서 기표해 수거함 투입
조기 투표 수거함은 유권자들이 집에서 우편으로 받은 투표용지에 기표한 뒤, 봉투에 담아 가져와 집어넣을 수 있도록 시내 요지에 설치한 시설입니다.
이 같은 투표 방식에 관해 지역마다 규정이 다르지만, 상당수 지역에서 실시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조기 투표 수거함을 노천에 놔두는 방식은 보안에 취약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통령 후보는 2020년 선거 당시 우편 투표함이 사라지거나 ‘바꿔치기’ 됐다며 부정선거 음모론을 제기한 바 있습니다.
◾️ 훼손·분실 대책 강화
이번 사건으로 미국 곳곳의 조기 투표 수거함 훼손·분실 우려가 커지며 지역 당국들이 관련 보안 대책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애리조나주 피널 카운티는 조기 투표 수거함 주변을 360도 촬영한 영상을 일반에 공개하기로 했습니다.
콜로라도주 더글러스 카운티는 조기 투표 수거함을 24시간 온라인 생중계하는 방안을 마련했습니다.
VOA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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