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당국의 통제 강화로 주민들의 인권 상황이 더 악화됐다고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이 평가했습니다. 미국은 북한이 조직적인 인권 탄압을 통해 무기를 개발하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안소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엘리자베스 살몬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은 29일 “북한의 전례 없는 ‘자가 고립’이 북한 내 심각한 인권 상황을 더욱 악화시켰다”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살몬 보좌관] “The Democratic People’s Republic of Korea’s unprecedented self-isolation has further aggravated the dire human rights situation in the country. Instead of lifting the border closures implemented during the Covid-19 pandemic, the Government continues to tighten its control over its population. It has restricted people’s rights to freedom of movement, the right to work, the right to food and the right to freedom of expression including access to information. Severe laws and executions are used to instill fear and impede people from exercising their basic human rights.”
살몬 보고관은 이날 유엔총회 제3위원회가 개최한 북한 인권 상호 대화에서 “북한 당국이 ‘신종 코로나’ 기간 동안 시행한 국경 봉쇄 조치를 해제하는 대신 자국민에 대한 통제를 계속하고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이 같은 조치가 “이동의 자유, 일할 권리, 식량에 대한 권리, 정보 접근을 포함한 표현의 자유와 관련한 주민의 권리를 제한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북한 주민들, 절대적 고립 속에 살아”
살몬 보고관은 이어 북한 당국이 “가혹한 법과 사형 집행으로 공포를 조장하고 주민들의 기본적인 인권 행사를 방해하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특히 “북한이 국경을 봉쇄한 지 4년 반이 지났다”는 점을 지적하고 “북한 주민들은 절대적인 고립 속에 살아가고 있고, 심각한 인권 침해에 대한 사법 접근과 배상을 포함한 기본적인 인권을 발탁당했다”고 부연했습니다.
살몬 보고관은 또한 북한에 의한 강제 실종과 탈북민 강제 송환이 심각한 인권 문제라는 점을 지적하면서 “국제인권법은 강제 실종자들의 가족도 피해자로 간주한다”고 상기했습니다.
[녹취: 살몬 보고관] “It has caused immense suffering. Not knowing the fate or whereabout of a loved one causes anguish and sorrow; and it can amount to torture. Escapees from the DPRK endure a traumatic journey to flee and resettle in the Republic of Korea and other countries.”
강제실종으로 인해 수많은 이산가족이 발생했으며 사랑하는 사람의 운명이나 행방을 모른다는 것은 고문과 맞먹는 수준의 고통일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또한 북한에서 탈출해 한국과 제3국에 정착하기까지 탈북민들은 충격적인 여정을 견뎌내는데, 이런 이들이 강제 송환되면 가혹한 처벌을 받게 되며, 제3국에 정착하더라도 북한에 남아 있는 가족들과 소통할 수 없는 고통이 계속된다고 덧붙였습니다.
살몬 보고관은 “강제 실종 및 강제 송환에 따른 피해자 구제에 대한 주요 책임은 북한 당국에 있지만 북한이 관련 의무를 이행할 의지와 역량이 없다는 점을 고려하면 제3국가들도 행동에 나서야 할 의무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녹취: 살몬 보고관] “I encourage States with victims residing within their jurisdictions to fulfill their right to reparation. This proposal puts at the center of our priorities victim’s rights and dignity. The international community and the United Nations also have a responsibility to support victim’s right to reparation”
살몬 보고관은 “이 제안은 피해자의 권리와 존엄성을 최우선 순위로 두고 있다”며 “국제사회와 유엔도 이들 피해자들의 보상을 받을 귄리를 지원할 책임이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러면서 공정하고 적절한 보상과 의료 및 심리 치료, 법률 서비스 등을 예로 들었습니다.
미국 “북한 인권 정책, 전 세계에 영향”
이날 대화에서 미국의 조엔 플레이스티드 주유엔 동아시아 태평양 담당 대사는 “북한의 인권 정책은 전 세계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플레이스티드 대사] “The DPRK’s human rights policies have a global impact. Systematic repression allows the Kim regime to continue to develop its WMD and ballistic missile programs in violation of numerous Security Council resolutions and to act in increasingly provocative ways. The regime continues to exploit its people through mass mobilizations, diversion of resources, and sending workers overseas in forced labor conditions. And Pyongyang’s military cooperation with Moscow facilitates Russia’s war of aggression against Ukraine.”
북한 정권은 조직적인 인권 탄압을 통해 다수의 안보리 결의를 위반하며 대량살상무기 및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을 계속 개발하고 더욱더 도발적인 방식으로 행동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북한 정권은 대규모 동원, 자원 전용, 강제 노동 여건 아래 해외 노동자 파견을 통해 주민을 착취하고 있다”고 비난했습니다.
이어 “북한과 러시아의 군사 협력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에 대한 침략 전쟁을 지원하고 있다”라고도 했습니다.
플레이스티드 대사는 “북한 정권의 고립은 북한이 전 세계에 초래하는 위험 및 위협에 국제사회가 대처하는 데 엄청난 장애물”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미국은 인권을 포함해 어떤 문제든 아무런 전제조건 없이 북한과 대화를 재개할 용의가 있다는 입장을 다시 한번 밝혔습니다.
한국 “납치·억류·국군 포로 문제 즉각 해결하라”
이날 회의에서 김상진 주유엔 한국 차석대사는 북한에 구금된 한국인 선교사 3명의 이름을 직접 부르며 북한의 한국인 억류 문제를 지적했습니다.
[녹취: 김 차석대사] “My Government wishes to highlight the cases of six Korean nationals who are being held against their will by North Korea, including three Korean missionaries KIM Jung Wook, KIM Kook Kie and CHOI Chun Gil. The Republic of Korea will continue to say their names, to call for the release of these detainees until they return to their families in the South. We urge North Korea to immediately resolve the issues of abductees, detainees, and unrepatriated prisoners of war, as well as the issue ofseparated families.”
김 차석대사는 “우리 정부는 북한에 억류된 한국인 6명 문제를 강조하고자 한다”며 “여기에는 김정욱, 김국기, 최춘길 3명의 한국인 선교사가 포함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한국은 이들이 한국에 있는 가족의 품으로 돌아올 때까지 이들의 석방 촉구를 위해 그들의 이름을 계속 부를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북한에 납치 피해자, 억류자, 미송환 전쟁 포로 및 이산가족 문제를 즉시 해결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EU “북한 파병, 세계 평화에 중대한 영향”
유럽연합(EU) 대표는 “북한의 군사화는 주민의 기본 인권을 희생시키는 억압 없이는 불가능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의 러시아 파병을 언급했습니다.
[녹취: EU 대표] “Militarisation of the DPRK would not be possible without repression, pursued at the cost of ordinary people’s basic human rights. If confirmed, reports about North Korean soldiers being deployed to support Russia in its illegal war of aggression against Ukraine, have implications for global peace and security. Conscript soldiers and munitions produced by forced labour – in itself a severe violation of human rights – may be used to commit further violation of human rights in third countries.”
북한의 군인들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침략 전쟁을 지원하기 위해 파병된 것이 확인되면, 이는 세계 평화와 안전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자체로 심각한 인권 침해에 해당하는 징집된 군인과 강제 노동으로 생산된 군수품은 제3국에서 또 다른 인권 침해를 저지른 데 사용될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한편 북한은 올해도 자국의 인권 상황을 논의하는 상호 대화에 참석하지 않았습니다.
북한은 인권 유린, 강제 실종과 납치 문제 등 국제사회의 관련 지적을 “모두 날조되고 거짓 정보에 의해 조작된 것”이라는 주장을 되풀이하고 있습니다.
이번 상호 대화에 앞서 지난 22일 열린 유엔 총회 제3위원회에서도 이를 전면 부인했습니다.
김남혁 유엔 주재 북한 대표부 서기관은 이날 “미국, 한국, 일본이 제기한 북한에 대한 근거 없는 주장을 전면 거부한다”면서 “이는 국제사회에서 북한에 대한 적대적인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한 필사적인 노력일 뿐”이라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안소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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