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홍수 피해가 발생한 북한 자강도 내 여러 마을에서 아파트를 비롯한 새로운 주거 시설이 들어섰습니다. 최소 8개 도시와 마을에서 이런 장면이 포착됐는데, 지난 여름 수해가 자강도 광범위한 지역에 피해를 입힌 사실이 거듭 확인된 것입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편집: 조명수)
북한 자강도 시중군의 한 지점을 촬영한 ‘플래닛 랩스’의 최근 위성사진입니다.
장자강과 맞닿은 이 지대에 아파트로 추정되는 건물 단지가 보입니다.
이곳은 지난 7월 말 북한 평안북도와 자강도, 양강도 등지에서 발생한 대규모 홍수로 직접적인 피해를 입은 곳입니다.
지난 8월 촬영된 위성사진에선 이곳 주택단지가 초토화된 장면이 포착됐는데, 약 3개월이 지난 시점, 이곳에 아파트 단지가 조성돼 있는 것입니다.
VOA가 ‘플래닛 랩스’ 위성사진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처럼 새로운 아파트 등 집단 주거 형태의 단지가 들어선 곳은 자강도에서만 최소 8개 지역으로 나타났습니다.
시중군 외에 삼포로동자구와 초산읍, 성간읍, 강계시, 만포시 등입니다.
자강도 곳곳에서 아파트 등 새로운 주택 단지가 들어서는 것은 지난 여름 홍수 피해가 적지 않은 피해를 입혔다는 것을 시사합니다.
또 짧은 기간 내 주택단지 공사는 임시 시설이거나 부실 공사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습니다.
앞서 북한 관영매체 등은 당시 홍수 관련 내용을 보도하면서 평안북도의 피해만을 부각했었습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도 지난달 처음으로 자강도 수해 복구 현장을 찾기까진 의주군 등 평안북도만 방문했으며, 수해로 인한 사망∙실종자를 1천에서 1천5백명으로 추산한 한국 언론 보도를 공개적으로 강하게 비난하며 피해 규모를 축소하려는 듯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전문가들은 북한의 황폐한 산림과 사회기반 시설에 대한 투자 부족이 피해를 키웠다면서, 올해 북한에서 발생한 수해를 ‘인재’로 분석했습니다.
실제로 압록강을 국경으로 공유하고 있는 중국에선 큰 강의 범람이나 수재민의 대규모 텐트촌, 주택 복구 공사 등이 포착되지 않았습니다.
정성학 / 한반도안보전략연구원 영상분석센터장 (지난 8월)
“올해는 폭우가 말이죠. (한국쪽에서부터) 위로 올라간 거거든요. 남한에서도 폭우가 있었어요. 북한만큼 그렇게 심하지 않았다는 거죠. 근데 북한 산림이 황폐해져 있다는데 첫 번째 원인을 두고 싶습니다. 올해가 마지막 해인데 10년 차 산림복구 전투를 하고 있는데요. 산림은 지금 늘고 있습니다. 주로 평양 위주로 대도시 위주로 산림이 좀 늘어나고 있고요.”
제롬 소바쥬 전 유엔개발계획 평양사무소장도 지난 8월 VOA에 수해를 줄이기 위해서는 제방 구축 등 다양한 대책이 필요하지만 북한에서는 수십년 동안 이에 대한 투자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지적했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