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에서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을 규탄하며 중국이 영향력을 행사해 추가 파병을 막을 것을 촉구했습니다. 북러 협력이 심화되면서 북한의 도발적 행동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는 점도 지적했습니다. 조상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시진핑 주석과의 정상회담에서 북한과 중국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를 지원하는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백악관 보도자료] “President Biden condemned the deployment of thousands of DPRK troops to Russia, a dangerous expansion of Russia’s unlawful war against Ukraine with serious consequences for both European and Indo-Pacific peace and security. He expressed deep concern over the PRC’s continued support for Russia’s defense industrial base.”
백악관은 16일 페루 리마에서 개최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열린 미중 정상회담 후 보도자료에서 “두 정상이 역내 및 국제적 주요 도전 과제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면서 이같이 밝혔습니다.
“북한 러시아 파병 규탄”
백악관은 “바이든 대통령은 북한군 수천 명의 러시아 파병은
유럽과 인도 태평양의 평화와 안보에 심각한 결과를 초래하는 러시아의 불법적인 대 우크라이나 전쟁의 위험한 확장이라고 규탄했다”고 밝혔습니다.
아울러 “러시아의 방위 산업 기지에 대한 중국의 지속적인 지원에 대해서도 깊은 우려를 표명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와 관련해 회담에 배석했던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회담 직후 열린 온라인 브리핑에서 “두 정상이 양국 관계의 차이점과 마찰이 있는 분야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면서, 북한군 러시아 파병 문제와 중국의 러시아 조력 문제가 회담의 주요 의제 중 하나였다고 설명했습니다.
[녹취: 설리번 보좌관] “The two leaders, of course, also spoke about areas of difference and areas of friction in the relationship, including US concerns over the PRC's support for Russia's defense, industrial base. And in this context, President Biden reiterated his grave concern over the fact that the DPRK has deployed a significant number of troops to Western Russia to participate in the battle against Ukraine in the war against Ukraine.”
“바이든 대통령은 북한이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에 참여하기 위해 상당 수의 병력을 러시아 서부에 파병한 사실에 대한 심각한 우려를 거듭 표명했다”는 설명입니다.
특히 바이든 대통령은 “중국이 영향력과 역량을 갖고 있으며, 북한군 추가 투입을 통해 갈등이 더 확대되거나 심화되는 것을 막기 위해 이를 활용해야 한다는 점을 지적했다”고 강조했습니다.
[녹취: 설리번 보좌관] “And he also pointed out that the PRC does have influence and capacity and should use it to try to prevent a further escalation or further expansion of the conflict through the introduction of even more DPRK forces.”
“북러 협력 심화로 북한 도발 가능성 커져”
설리번 보좌관은 또 바이든 대통령이 “유럽에 외국 군대가 들어갔다는 점과 한반도에서 러시아와 북한 간 협력이 심화되면서 북한의 도발적 행동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는 점에서 (북러 협력이) 매우 위험한 진전이라는 견해를 특히 강조했다”고 전했습니다.
[녹취: 설리번 보좌관] President Biden really underscored his view that this is a deeply dangerous development both in the European field the introduction of a foreign army and on the Korean peninsula with deepening cooperation between Russia and the DPRK likely to enhance the possibility of provocative behavior by the DPRK. Provocative behavior that we have warned about, whether it comes in the form of direct provocation against the ROK or whether it comes in the form of something like further missile tests or even a 7th nuclear test, which is something that we remain constantly vigilant about.”
그러면서 “우리가 경고한 도발적 행동은 한국에 대한 직접적인 도발의 형태이나 추가 미사일 시험, 7차 핵실험과 같은 형태로 나타날 수도 있으며, 이는 우리가 지속적으로 경계를 늦추지 않고 있는 사안”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타이완 문제, 일방적 현상 변경 반대”
한편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회담에서 타이완 해협 등 양안 문제와 역내 항행의 자유에 대한 미국의 입장도 강조했습니다.
백악관은 보도자료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남중국해와 동중국해에서 국제법과 항해와 상공 비행의 자유, 평화와 안정을 수호하기 위한 미국의 노력을 강조했다”고 밝혔습니다.
[보도자료] “President Biden emphasized the United States’ commitment to upholding international law and freedom of navigation, overflight, and peace and stability in the South China Sea and East China Sea. On Taiwan, President Biden underscored that the United States’ one China policy remains unchanged, guided by the Taiwan Relations Act, the three Joint Communiques, and the Six Assurances. He reiterated that the United States opposes any unilateral changes to the status quo from either side, that we expect cross-Strait differences to be resolved by peaceful means, and that the world has an interest in peace and stability in the Taiwan Strait. He called for an end to destabilizing PRC military activity around Taiwan.”
또 타이완 문제와 관련해 “미국은 양안 어느 쪽의 일방적인 현상 변경에 반대한다”면서 “양안 간 차이가 평화적인 방법으로 해결되기를 기대하며, 전 세계가 타이완 해협의 평화와 안정에 관심을 갖고 있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고 밝혔습니다.
아울러 타이완 주변에서 불안정을 야기하는 중국의 군사 활동을 중단할 것도 촉구했다고 밝혔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이번 회담에서 중국의 불공적 무역 정책에 대한 우려를 제기하고 미국의 첨단 기술이 미국이나 파트너의 국가 안보를 약화시키는 데 사용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계속해 나갈 것이라는 점도 분명히 했습니다.
이어 민간 핵심 인프라를 겨냥하고 미국인의 안전과 안보를 위협하는 중국의 지속적인 사이버 공격에도 깊은 우려를 제기했다고 백악관은 밝혔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인권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중국에서 부당하게 구금되거나 출국 금지 조치를 당한 미국 시민들의 사례를 해결하는 것이 여전히 최우선 과제”라고 강조했습니다.
미중 정상 “‘갈등 예방·소통 유지’ 공감”
두 정상은 이번 회담에서 양국 관계의 경쟁적 측면을 책임감 있게 관리하고 갈등을 예방하며, 열린 소통 라인을 유지하고 공동 관심 분야에서 협력하며, 유엔 헌장을 준수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데 뜻을 같이 했다고 백악관은 밝혔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회담에 앞서 모두 발언을 통해서도 이번 정상회담의 의의를 설명하면서 “대화는 오해를 방지하고 양국 간 경쟁이 충돌로 치닫지 않도록 보장한다”면서 “이는 양국 국민들에 대한 우리의 책임”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녹취: 바이든 대통령] “These conversations prevent miscalculations and they ensure the competition between our two countries will not veer into conflict competition, not conflict and that's our responsibility to our people. And as you indicated to the people around the world, we are the most important alliance or most important relationship in the entire world and how we get along together is going to impact the rest of the world.”
그러면서 양국은 전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관계이며, 어떻게 함께 잘 지내는지가 전 세계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시진핑 주석도 모두 발언을 통해 “안정적이고 건강하며 지속 가능한 양국 관계에 대한 중국의 목표는 변함이 없다”면서 다만 “중국의 주권과 안보, 발전 이익을 단호히 수호한다는 우리의 입장에도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녹취: 시진핑 주석] “China's goal of a stable, healthy and sustainable China- U.S. relationship remains unchanged. Our position of resolutely safeguarding China’s sovereignty, security and development interests remains unchanged."
시 주석 “한반도 ‘안보·이익’ 위협, 좌시 않을 것”
한편 중국 외교부도 이날 정상회담 직후 별도의 보도자료를 내고 시 주석이 우크라이나 전쟁과 한반도 문제, 타이완 양안 문제 등에 대한 중국의 입장을 강조했다고 전했습니다.
특히 “우크라이나 문제에 대한 중국의 입장과 행동은 항상 공정하고 정정당당했다”면서, 중국이 평화 회담을 촉진하기 위해 셔틀 외교와 중재를 실시하고 평화와 긴장 완화를 위한 노력을 해왔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밝혔습니다.
[보도자료] “China’s position and actions on the Ukraine issue have always been fair and square. China conducts shuttle diplomacy and mediation to promote peace talks, makes every effort for peace, and strives for de-escalation. China does not allow conflict and turmoil to happen on the Korean Peninsula. It will not sit idly by when its strategic security and core interests are under threat.”
또한 “중국은 한반도에서 갈등과 혼란이 발생하는 것을 용납하지 않는다”며, “전략적 안보와 핵심 이익이 위협받는 상황을 가만히 앉아서 지켜보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말했습니다.
또 양안 평화 및 안정과 ‘타이완 독립’ 분리주의 활동은 양립할 수 없는 관계라면서, 미국은 타이완 독립에 분명히 반대하고 중국의 통일을 지지해야 한다는 점도 전달했다고 밝혔습니다.
아울러 중국은 남중국해에서 영토와 주권, 해양 권익을 확고히 수호하고 있다면서, 오히려 미국이 역내에서 발생하는 양자 간 분쟁에 관여해서는 안 되며, 도발을 돕거나 방조해서는 안된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조상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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