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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위성락 전 대사 “북한군 파병 규모 2-3배 늘어날 것”


2024년 9월 23일 러시아 국방부가 공개한 동영상으로 쿠르스크 지역에서 러시아군이 순찰하고 있는 모습이다.
2024년 9월 23일 러시아 국방부가 공개한 동영상으로 쿠르스크 지역에서 러시아군이 순찰하고 있는 모습이다.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군 규모가 2-3배 늘어날 수있다고 모스크바 주재 한국 대사를 역임했던 위성락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전망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과 러시아 간에 북한군 지휘와 보급, 전투수당에 대한 이면 합의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한국 외교통상부에서 한반도 평화교섭본부장과 주러시아 대사 (2011-2015)를 역임한 위성락 의원을 최원기 기자가 인터뷰 했습니다.

기자) 마르크 뤼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이 10 28일 북한군이 러시아 쿠르스크 지역에 배치됐다고 확인 했습니다.북한군이 러시아에 도착해 20일만에 최전선에 투입된 것인데, 러시아의 전쟁 상황이 상당히 긴박하다고 볼 수있나요?

위성락 더불어민주당 의원
위성락 더불어민주당 의원

위성락) 쿠르스크 지역에서 지금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에 전투가 있고, 대치 상황이 있지 않습니까. 거기에 북한군이 러시아 편에 가세를 하는 셈이고, 러시아측의 증원 병력이 될 가능성이 있을 것이고, 아니라면 북한군이 그 지역에서 러시아군을 대체하고,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에 동부 전선으로 이동한다든가 하는 그런 효과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꼭 반드시 긴박해서라기보다는 러시아 측에 대한 지원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기자)우크라이나 전쟁에 북한같은 제3국이 병력을 보내 참전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인데, 전쟁의 성격이 어떻게 바뀔까요?

위성락) 전쟁이 국제화되는 뜻이 있다고 봅니다.그렇게 되면 우크라이나는 이번 일을 계기로 서방측에 추가적인 지원을 기대할 것이고, 부수적으로 북한이 유럽 대륙에서 벌어지고 있는 이 전쟁에 참전한 것이니까, 서구 유럽 여러 나라들과 북한과의 관계가 더 악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됩니다.

기자) 북한이 6월에 러시아와 체결한포괄적 전략 동반자조약 4조에 근거해 파병했다고 봐야겠죠?

위성락) 그렇게 생각이 듭니다. 조약 4조는 아시다피시 무력 침공을 받아서 전쟁 상태에 처하게 되는 경우에 타방은 모든 수단으로 군사적 및 기타 원조를 제공한다, 이렇게 되어 있으니, 그 것에 따른 것일 거구요. 이렇게 됨으로써 그동안 러시아와 북한 사이의 이 조약이 동맹조약이냐, 아니면 준동맹 조약이냐, 아니면 그보다 낮은 관계냐, 이런 여러가지 논란이 있었지만 이제 다 정리가 됐다고 볼 수 있습니다. 논란의 여지없이 군사동맹 조약인 것이 분명해졌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됐기 때문에, 앞으로 장래 어떤 시점에 북한이 한반도에서 전쟁에 관여하게 되면, 러시아가 북한을 도와서 참전을 하게 될 것도 가능한 상황이라고 봐야 될 것 같습니다.

기자) 국정원은 12월까지 북한군 12천명이 파병될 것으로 전망했는데, 앞으로 파병 규모가 어느 정도 늘어날까요?

위성락) 아직 구체적으로 전망할 수 있는 근거는 없지만, 그냥 저는 개인적인 상식으로, 지금 나온 1만1천명-1만2천명 정도로 군사적으로 의미있는 역할을 하기는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좀 조심스럽지만, 자금 나온 것은 초기 단계의 수치가 그렇다는 것이고, 앞으로 몇 배 더 늘어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과거 한국이 월남전에 참전했을 때, 5만명 정도의 병력을 유지했었고, 교대 병력까지 전부 합치면 연인원 50만명 정도 됐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북한의 경우에도 지금 현재 1만2천보다 늘어날 공산이 있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생각합니다.

기자) 그러면 위성락 의원은 북한도 5만명 정도 파병할 수 있다고 보시는 것이군요?

위성락) 꼭 5만 명이라고 보는 것보다, 한국의 월남전 사례를 보면 지금보다 2-3배 늘어날 것으로 전제하는 것이 합리적인 것으로 봅니다.

기자) 언론에 보도는 안됐지만 북러 간에 파병의 조건 즉, 병력 규모와 기간, 지휘, 수송, 병참,전투 수당 내용을 담은 별도의 합의가 있지 않을까요?

위성락) 있었을 것으로 봅니다. 그동안 돌이켜 보면 러시아와 북한 간에 국방장관을 포함해 군 고위급 장성들이 오고갔는데, 그 과정에서 이러한 합의와 협의가 있었을 것으로 봅니다. 지금 알려진 것은 북한군의 월급이 한 2천불로 알려졌고, 그 밖에도 여러 가지, 무기 공급, 유사시 부상이나 사망할 경우에 대한 수당이라는 등에 대한 규정이 있을 것이고. 과거 우리가 월남 갔을때 경험에 비춰보면 ‘브라운 각서’라고 해서, 무기 지원, 한국군 현대화같은 여러가지 지원이 있었는데, 그와 똑같지는 않겠지만, 그런 비슷한 뭔가가 있을 것이라고 추정하는 것이 합리적일 것같습니다.

기자) 러시아가 파병의 대가로 북한에 전투기, 핵 기술, ICBM, 잠수함 등을 지원할까요?

위성락) 러시아가 거기에 응할 가능성이 상당하다고 저는 주장합니다. 물론 과거에 러시아는 첨단 기술을 공유하는데 아주 신중했었습니다. 그러나 그 신중성은 과거 냉전시기나 탈냉전 시기에 그랬다는 것이고. 지금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해서 서방을 상대로 사생결단 전쟁을 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지금 러시아의 셈법은 과거와는 다르다고 추정합니다.

2024년 10월29일 윤석열 한국 대통령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가졌다. (사진출처: 한국 대통령실)
2024년 10월29일 윤석열 한국 대통령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가졌다. (사진출처: 한국 대통령실)

기자) 윤석열 한국 대통령은 북한군 파병에단계적 대응을 하겠다고 밝혔습니다.한국이 1차로 우크라이나에 탄약을 제공하고 이어서 공격용 무기를 제공해야 할까요?

위성락) 북한과 러시아가 규탄받을 행동을 했기 때문에 여기에 대해서 우리측도 일정한 대응을 할 필요는 당연히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 대응의 수위가 강도는 적절해야 할 것입니다. 우리나라는 분단되어 있고 4강에 둘러싸여 있고, 또 북한의 북한의 핵과 미사일에 대면하고 있는 지정학적, 전략적 여건 하에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처럼 긴박한 상황에서의 정책 선택은 냉정한 현실에 기반해 원모심려한 결정을 내려야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면에서, 전쟁지역에 살상무기를 제공하는 문제는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생각이고요. 또 지금 우리가 어떤 선택을 하더라도 이 국면이 지나가고 다시 외교 공간이 열리는 상황을 염두에 둔 대비를 해야 된다고 봅니다.

기자) 최근 CNN 방송은 미국이 북한군 철수를 위해 중국에게 대북 압박을 가하라고 설득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 같은 노력이 효과가 있을까요?

위성락) 미국이 중국에 대해 한반도에서 안보적 위기를 해소하고 긴장을 완화시키기 위하여 협의를 하고 협력을 요청하는 것은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지금 관계국 간의 역학관계를 감안할 때 성과를 내기는 쉽지 않다고 예상합니다.

지금까지 위성락 전 러시아 주재 한국대사로부터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 의미와 문제점 그리고 한국의 대응 방안에 대해 들어봤습니다. 인터뷰에 최원기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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