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지금 이 시각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박영서 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이 있습니까?
기자) 네.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린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다자무역’ 정신을 강조하고 사회통합과 기아∙ 빈곤 퇴치, 기후변화 대응 등의 내용을 담은 공동선언문이 채택됐습니다. 2022년 2월 24일 러시아의 침공으로 시작된 우크라이나 전쟁이 19일로 1천일을 맞았습니다. 이런 가운데 우크라이나군이 19일, 미국이 제공한 에이태큼스 장거리 미사일로 러시아 본토를 공격했다고 러시아가 밝혔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먼저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가 열리고 있는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로 가볼까요?
기자) 네. 제19차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가 18일과 19일 이틀 일정으로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리고 있습니다. 이번 G20 정상회의 주제는 ‘정의로운 세계와 지속 가능한 지구 구축’인데요. 기후 위기와 글로벌 빈곤 문제가 주요 의제입니다.
진행자) 주요20개국(G20)에는 어떤 나라들이 포함됩니까?
기자)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캐나다, 일본 등 주요7개국과 한국, 호주, 중국, 러시아, 인도, 브라질 등 이른바 신흥경제국 12개국이 있고요. 해당연도 유럽연합(EU) 순회의장국까지 해서 모두 20개국입니다.
진행자) 시기적으로는 2024년을 마감하며 갖는 국제회의가 됐는데요. G20 정상들이 다 참석했습니까?
기자) 내년 1월 퇴임을 앞두고 있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비롯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지난달 취임한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 윤석열 한국 대통령 등 대부분 지도자들이 참석했는데요. 하지만 러시아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 대신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이 참석했습니다.
진행자) 회의 첫 날 공동선언문도 채택했다고요?
기자) 네. G20사무국이 18일 늦게 홈페이지에 공동선언문 전문을 공개했는데요. 이에 따르면 G20 정상들은 사회적 포용과 기아∙빈곤 퇴치, 지속 가능한 개발과 에너지 전환, 유엔을 비롯한 글로벌 거버넌스 제도 개혁 등을 위한 국제사회의 협의에 속도를 내기로 뜻을 모았습니다.
진행자) 또 특별히 주목할 만한 내용으로 어떤 게 있을까요?
기자) 네. 정상들은 공동선언문에 다자무역을 강조하는 문장을 넣었는데요. 이에 대해 내년 1월 백악관으로 복귀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을 염두에 둔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당선인은 미국 우선주의를 기치로 삼으면서 사실상 보호주의 무역을 선호하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트럼프 당선인은 첫 임기 때, 다자무역의 상징과도 같은 세계무역기구(WTO) 탈퇴를 언급한 적도 있는데요. G20 정상들은 공동선언문에 “WTO를 중심으로 규칙에 기반한 비차별적이고, 공정하고 개방적이며 포용적이고, 공평하며, 지속 가능하고 투명한 다자시스템을 보장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은 지금 두 개의 큰 전쟁을 치르고 있는데요. 그에 관한 내용도 담겼습니까?
기자) 네. 정상들은 “인도주의적 관점에서 가자지구 재앙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명”하고 전면적인 휴전과 함께 민간인에 대한 더 많은 지원과 보호를 촉구했고요. 우크라이나 전쟁에 관해서는 “포괄적이고 정의로우며, 지속적인 평화를 지원하는 모든 건설적인 이니셔티브를 환영한다”며 원론적인 입장만 밝혔습니다.
진행자) 기후변화에 관해서는 뭐라고 했습니까?
기자) G20 정상들은 선언문에서 글로벌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이른바 기후 재원을 신속하고 실질적으로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아울러 현재 진행 중인 제29차 유엔 기후변화협약(COP29) 당사국 총회에 참석하고 있는 각국 대표의 합의를 촉구했는데요. 하지만 COP29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해결책이 제시돼야 하는지는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COP29 회의가 언제까지 열리죠?
기자) 금요일인 오는 22일 폐막합니다. COP29는 아제르바이잔 바쿠에서 2주 일정으로 진행되고 있는데요. 주 의제는 부유한 나라들이 개발도상국의 탄소 배출을 줄이도록 돕기 위해 이른바 ‘기후 재원’ 금액을 설정하는 것입니다. 경제학자들은 그 목표가 연간 최소 1조 달러는 돼야 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유럽을 포함한 선진국들은 중국과 같은 부유한 개발도상국, 중동의 부자 나라들도 기후 재정 기여에 동참해 기반을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합의 도출이 잘 안 되는 모양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올해 G20 의장국인 브라질을 비롯해 개도국들은 기후변화 주범인 선진국을 넘어서는 기여국 확대에 반발하고 있다고 하는데요. G20 회의 소식통은 ‘로이터’ 통신에, 당초 공동선언문 초안에는 ‘개발도상국들이 자발적으로 기여할 수 있다”는 문안이 있었지만, 최종 선언문에는 포함되지 않았다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기후변화 대응에는 G20의 역할이 중요할 텐데요.
기자) 맞습니다. G20 국가들은 세계 경제의 85%를 차지하고 있고,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의 4분의 3이 이들 20개국에서 나온다고 합니다. 따라서 이들 국가는 지구온난화 대응에 있어 매우 중요한 역할과 책임이 있습니다.
진행자) 매년 지구는 가장 더운 해를 경신하면서 점점 더 뜨거워지고 있는데, 아직까지 괄목할 만한 합의를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군요.
기자) 네. 각국 지도자들은 특히 내년 1월 트럼프 당선인이 다시 백악관에 복귀하기 전에 기후변화 대응 노력을 강화하길 원하고 있습니다. 트럼프 당선인은 기후 위기는 허구이고, 지구온난화는 실제로 일어나고 있지 않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기 때문인데요. 하지만 G20 지도자들은 구체적인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19일 회의를 이어가기로 했습니다. G20 의장국인 브라질의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대통령은 18일 회의에서 기후변화의 영향은 전 세계적으로 명백하고 시급하게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강조했습니다. 룰라 대통령은 또 전 세계 빈곤층을 돕기 위해 초부유층에게 2% 세금을 부과하자는 제안도 내놨는데요. 역시 채택되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이 벌써 1천일이 됐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불법 침공한 것이 지난 2022년 2월 24일이었는데요, 19일로 꼭 1천일이 됐습니다. ‘워싱턴 포스트’ ‘AP’, ‘로이터’ 등 주요 매체들은 일제히 1천일을 맞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현황과 최근 국제정세 동향이 미칠 영향을 분석하는 기사를 쏟아내고 있습니다.
진행자) 1천일 동안 전쟁을 치렀으니 그 피해가 어마어마하겠죠?
기자) 물론입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1945년 제2차 세계대전 종전 이후 유럽 대륙에서 발생한 최악의 전쟁으로 기록되고 있습니다. 군사적 손실은 기밀이고, 정보 보고서를 바탕으로 한 서방의 추산도 매우 다양한데요. 하지만 양측 모두 치명적 피해를 입은 건 자명합니다. 유엔은 지난 8월 31일 기준으로 우크라이나 민간인은 적어도 약 1만2천 명, 부상자는 2만 5천 명으로 집계했습니다.
진행자) 실제 희생자 숫자는 더 많을 수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이번 전쟁의 사상자는 민간인보다 군인들이 훨씬 더 많지만 양국 모두 이를 철저히 비밀로 하고 있습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지난 2월, 우크라이나 전사자가 3만 1천 명이라고 밝혔지만, 부상병이나 실종병은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미국 등 서방 정보 당국은 현재 러시아 군 전사자가 우크라이나 군 보다 더 많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지만 역시 확인할 수 없습니다.
진행자) 난민도 많이 발생했죠?
기자) 네. 600만 명 이상이 해외 난민으로 살아가고 있고요. 우크라이나 전체 인구도 전쟁 전보다 4분의 1이 감소했습니다. 전쟁 전 우크라이나 인구는 약 4천만 명이었는데요. 전쟁을 피해 주민들이 해외로 피신하는 등으로 인구가 약 1천 만 명 줄었습니다.
진행자) 경제적 피해도 막대하지 않겠습니까?
기자) 네. 한때 거대했던 우크라이나 철강과 곡물 산업이 특히 큰 타격을 입었습니다. 우크라이나 경제는 지난 2년 연속 매우 완만하게 성장했지만 그래도 전쟁 전 78% 수준에 불과합니다.
진행자) 러시아 경제 상황은 어떻습니까?
기자) 러시아는 서방의 경제 제재에도 불구하고 회복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러시아는 인도와 중국 등에 석유와 가스를 수출하며 수입을 늘리고 있고요. 지난해 유럽연합(EU)에 대한 수출도 500억 달러에 달하는 등 국제 제재는 큰 결정타가 되지 못한 상황입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러시아의 올해 국내총생산(GDP)이 3.6%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1천일째 전쟁을 벌이고 있지만 아직도 종전이나 휴전 기미는 보이지 않고 있지요?
기자) 그렇습니다. 여기에 북한이 러시아를 지원하기 위해 병력을 파견하는 등 전황이 어떻게 전개될지 여전히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이런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을 앞두고 있는 것도 불확실성을 더해주고 있습니다. 트럼프 당선인은 취임하면 바로 전쟁을 끝낼 수 있다고 공언해 왔는데요. 하지만 구체적인 방안은 이야기하지 않았습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당선인의 휴전 구상이 우크라이나의 양보를 의미할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휴전 논의에 관한 양측의 입장은 어떻습니까?
기자)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지난주 우크라이나가 내년에 전쟁을 종식시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말했는데요. 하지만 우크라이나에 적절한 안보 보장이 제공되기 전에는 어떠한 휴전 논의도 없다며 선을 그었습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 6월, 우크라이나가 나토 가입 야망을 포기하고, 러시아가 점령하고 있는 우크라이나 4개 지역에서 우크라이나 군이 후퇴해야 한다고 말했는데요. 이후 크렘린궁은 러시아의 전쟁 목표는 변함이 없다고 말해 왔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미국 정부가 우크라이나에 중요한 결정을 내렸죠?
기자) 네. ‘뉴욕타임스’, ‘AP’ 등 주요 매체들이 소식통을 인용해 17일 일제히 보도했는데요.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본토를 공격하는 데 미국이 제공한 에이태큼스 장거리 미사일 사용을 승인했다는 내용입니다. 미국 정부의 공식 확인은 나오지 않았는데요. 러시아의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18일, 미국이 불에 기름을 끼얹고 긴장을 고조시키며 계속 도발하고 있다고 비난했습니다.
진행자) 미국 정치권은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까?
기자) 네. 리처드 그레넬 전 독일 주재 대사는 18일 소셜미디어 X에 정권 이양 시기에 바이든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전쟁의 긴장을 고조시킬 것으로는 생각하지 못했다면서 “바이든 대통령이 마치 새로운 전쟁을 일으키는 느낌”이라고 비판했고요. 마조리 테일러 그린 공화당 하원의원은 “퇴임하는 바이든이 3차 세계대전을 시작하려고 한다”고 강도 높게 비난했습니다. 반면, 역시 공화당의 로저 워커 상원의원과 마이크 터너 하원 정보위원회 위원장 등은 더 일찍 해제됐어야 한다고 환영했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우크라이나가 처음으로 애이테큼스로 러시아 본토를 공격했다고요?
기자) 네. 러시아 국방부가 19일, 우크라이나군이 에이태큼스 미사일 6발로 러시아 서부 국경 브랸스크 군사시설을 공격했다고 밝혔습니다. 러시아 국방부는 또 이 중 5발을 요격했으며, 나머지 1발 파편이 군사 시설에 떨어져 소규모 화재가 발생했지만, 물적 피해는 없다고 말했습니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아직 해당 발표에 즉각적인 반응을 나타내지 않았는데요. 확인될 경우, 바이든 정부의 결정에 이어지는 것으로 보일 수 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마칩니다. 박영서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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