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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2기, 한국에 더 많은 부담 요구할 것 … 대중 견제 미한일 협력은 지속”


미국과 한국 해군 특수전부대 대원들이 2023년 1월 중순 한국에서 연합훈련을 하고 있다.
미국과 한국 해군 특수전부대 대원들이 2023년 1월 중순 한국에서 연합훈련을 하고 있다.

미국 전문가들은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미국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한국 등 동맹국에 더 많은 부담을 요구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중국 견제를 위한 안보 전략적 차원에서 미한일 3국 협력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안준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브루스 베넷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
브루스 베넷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

한반도 전문가인 브루스 베넷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26일 VOA와의 전화 통화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동맹에 더 많은 (방위비 분담금) 부담을 요구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

[녹취: 베넷 선임연구원] “But he'll also ask the allies to pay somewhat more, maybe not as much as he's talked about during the campaign but he's a negotiator he's a businessman.”

베넷 선임연구원은 이날 트럼프 2기 행정부 하에서의 미한 관계에 관한 질문에 “예측하기 어렵다”면서도 “트럼프 전 대통령은 협상가이자 사업가”라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방위비 분담금 증액 요구, 주한미군 철수 논란”

로버트 랩슨 전 주한미국 대사대리
로버트 랩슨 전 주한미국 대사대리

로버트 랩슨 전 주한미국 대사 대리도 이날 “트럼프 2기 행정부는 한국에 방위비 분담금 재협상을 요구하고 한국이 더 많은 부담을 질 것을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협상이 타결되지 않을 경우엔 미군 감축 위협이 명시적이지는 않더라도 암묵적으로 제기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랩슨 전 대사대리] “If Trump decides to reopen the SMA and seek a much greater contribution from the ROK, and I think there is a high probability that he will, the threat of a US troop drawdown will loom implicitly (if not explicitly) if a deal cannot be reached.”

이에 대해 한국은 협상을 통해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받아들일 수 있는 수준의 금액을 제시하거나, 방위비 분담과는 직접적으로 관련이 없는 다른 인센티브를 제공해 트럼프 전 대통령의 전반적인 기대와 요구를 충족시킬 수 있다고 제언했습니다.

데이비드 맥스웰 아태전략센터 부대표. 사진 = Center for Asia Pacific Strategy.
데이비드 맥스웰 아태전략센터 부대표. 사진 = Center for Asia Pacific Strategy.

한미연합사 작전 참모를 역임한 데이비드 맥스웰 아태전략센터 부대표는 이날 VOA와의 전화 통화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협상가이며 항상 미국을 위한 최선의 거래를 성사시키기 위해 노력한다”며 “미국의 협상 입지를 강화하기 위해 위협적인 발언을 사용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맥스웰 부대표] “He's a negotiator and he uses statements to drive negotiations and he is always trying to drive the best deal for the United States. And so you know, he is going to use statements he's going to use threats to improve the US negotiating position. (중략) However, the threat to remove US forces from the Korean Peninsula would actually harm the national security of the United States.”

‘주한미군 철수’ 발언 같은 위협은 미국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협상 기술이란 설명입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집권 1기는 물론 선거 유세 기간에도 미군 철수와 방위비 분담금 인상 문제를 여러 차례 제기했습니다.

지난 4월 미 시사 주간지 ‘타임’과의 인터뷰에서 한국이 “아주 부유한 나라”인데 왜 미군을 두고 방어해야 하느냐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또 10월 ‘시카고 경제클럽’에서 자신이 재임하고 있다면 한국이 방위비 분담금으로 연간 100억 달러를 지불할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베넷 선임연구원은 “트럼프 전 대통령은 주한미군 철수를 원치 않을 것”이라며 “미군이 한국에 주둔하는 것이 중국 방어에 가장 적절한 위치에 있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트럼프 전 대통령 역시 주한미군 철수가 미국의 이익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생각하지만, 한국을 활용하기 위해 무슨 일을 시도할지는 예측하기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사업가이기 때문에 한국이 느끼는 분명한 압박을 활용해 더 큰 부담을 분담하도록 하려고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에반스 리비어 전 국무부 동아태담당 수석부차관보.
에반스 리비어 전 국무부 동아태담당 수석부차관보.

에반스 리비어 전 국무부 동아태 담당 수석 부차관보는 이날 VOA에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주한미군 병력 규모와 관련해 어떤 결정을 내릴지는 현재로서는 알 수 없다”면서도 “주한미군의 대폭 감축은 북한과 역내 다른 잠재적 적들에게 위험한 신호를 보낼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리비어 전 수석부차관보] “It is not possible to know at this point what a second Trump administration will do regarding U.S. troop levels in Korea. (중략) Any significant reduction in the U.S. military presence in Korea would send a dangerous signal to North Korea and other potential adversaries in the region. It would raise questions about America's commitment and reliability.”

대니얼 스나이더 스탠퍼드대학 동아시아학 교수.
대니얼 스나이더 스탠퍼드대학 동아시아학 교수.

대니얼 스나이더 스탠퍼드대학 동아시아학 교수는 이날 VOA와의 전화 통화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북한이 장거리 미사일 프로그램을 중단하는 대신 미국이 기꺼이 주한미군을 철수하는 거래를 할 수 있다”면서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이 미국에 대한 직접적인 위협이기 때문”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녹취: 스나이더 교수] “If I think the bargain that he would be willing to make is to withdraw US forces from South Korea in exchange for North Korea ending it's long range missile programs in that case because that's what's a direct threat to the United States. So I think that kind of bargain, you know, he might even be interested in that.”

스나이더 교수는 “마크 에스퍼 전 국방장관과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등 트럼프 1기 인사들의 회고록을 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한국에 대해 방위비 분담금 대폭 증액을 요구할 준비가 돼 있었고, 주한미군 철수에 대해서도 확실히 생각하고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동맹, 중국 견제엔 필수, 그러나 불만 여전”

한편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도 중국 견제를 위해 미한일 3국 협력은 지속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내다봤습니다.

베넷 선임연구원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한국, 일본 등 동맹과 함께 중국에 대응하기를 원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녹취: 베넷 선임연구원] “I think many of the Trump people have strong feelings about limiting Chinese power. And you don't limit Chinese power by alienating allies. You limit Chinese power by getting closer to US allies. So my sense is if China's really the critical issue, Trump will work with the allies, try to get to a trilateral relationship that's even stronger.”

베넷 선임연구원은 “트럼프 행정부 인사들 다수는 중국의 힘을 제한하는 데 강한 의지를 가지고 있다”며 “중국의 힘을 제한하려면 동맹을 소외시키는 것이 아니라 동맹과 더 가까워져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중국이 정말 중요한 문제라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동맹과 협력하며 더욱 강력한 3국 관계를 구축하려고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게리 세이모어 전 백악관 대량살상무기 조정관. 사진 = Brandeis University.
게리 세이모어 전 백악관 대량살상무기 조정관. 사진 = Brandeis University.

게리 세이모어 전 백악관 대량살상무기 조정관은 이날 VOA와의 전화 통화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아시아와 유럽에서 동맹을 강력하게 지지하지 않았다는 것을 알지만, 반면 아시아에서의 주요 관심사는 중국”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미한일이 중국을 견제하고 중국의 영향력을 제한하는 데 중요하다면, 중국에 대처하는 더 큰 목표에 동맹이 도움이 된다고 설득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세이모어 전 조정관] “On one hand, we know that Trump has not been a strong supporter of US alliances either in Asia and Europe. On the other hand, Trump's main concern in Asia is China. And to the extent that the US ROK Japan alliance is important for containing China, for limiting China's influence then Trump might be persuaded that the alliance supports his bigger objective of dealing with the Chinese threat.”

세이모어 전 조정관은 마르코 루비오 국무장관 지명자나 마이클 왈츠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지명자 모두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전반적인 노력의 일환으로 미한일 3국 협력을 강력하게 지지하고 있고, 그것이 중국에 대처하는 최선의 접근법이란 점을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설득하려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다만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집권 1기 때도 주변의 그와 같은 말을 듣지 않았다고 부연했습니다.

세이모어 전 조정관은 “트럼프 전 대통령은 동맹들이 미국을 경제적으로 이용하고 있다는 불만을 갖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날 미국의 두 동맹인 캐나다와 멕시코에 2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했는데, 한국과 일본에도 비슷한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마이클 오핸런 브루킹스연구소 선임연구원.
마이클 오핸런 브루킹스연구소 선임연구원.

마이클 오핸런 브루킹스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이날 VOA에 “트럼프 2기 행정부와 한국과의 관계는 예측이 불가하다”고 말했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한국에 대한 이전의 불만이 여전히 지속될지, 앞서 주한미군 철수를 반대했던 제임스 매티스 전 국방장관이나 마크 에스퍼 전 국방장관이 없는 만큼 다시 한번 주한미군 철수 유혹을 느낄지, 김정은과 통 큰 거래를 시도할지 단언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오핸런 선임연구원] “I think all bets are off about a second Trump Administration and the ROK. Would his previous sense of grievance against South Korea endure? Would he again be tempted, this time without Mattis and Esper at DoD, to withdraw troops from the peninsula? Would he try to make a grand deal with Kim Jong Un that led to such an outcome? I just don’t think we can say.”

“주한미군, 타이완 유사 시 역할 제한적”

트럼프 2기 주한미군의 역할과 관련해 맥스웰 부대표는 주한미군의 주요 임무는 북한의 도발 억제라면서 타이완 급변 사태 시 주한미군은 그다지 큰 역할을 하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맥스웰 부대표는 “주한미군은 한미연합사 지원에 최적화돼 있고, 첫째 임무는 대북 억지력”이라면서 “타이완 비상 사태 시 김정은이 이를 악용해 한국과 미국에 문제를 일으키지 못하도록 한국에서의 억지력을 강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주한미군은 타이완 유사 시 효과적으로 투입할 수 있는 제7 공군 외에는 투입할 수 있는 병력이 거의 없다”면서 “나머지 지상군과 정보, 통신, 병참 부대는 한국 방어에 최적화돼 있으며, 타이완 비상 사태에는 거의 적용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맥스웰 부대표] “I don't see it playing a very significant role at all. USFK is optimized to support the ROK US Combined Forces Command and the first mission is deterrence of North Korea. If there's a contingency in Taiwan, then it is important that deterrence be enhanced in South Korea to prevent Kim Jong UN from trying to exploit a contingency and create problems for South Korea and the United States.”

“새로운 역할 분담 방안 모색 과제”

패트릭 크로닌 허드슨연구소 아시아태평양 안보석좌
패트릭 크로닌 허드슨연구소 아시아태평양 안보석좌

패트릭 크로닌 허드슨연구소 안보 석좌는 이날 VOA에 보낸 서면 답변에서 “중요한 점은 아무리 강력한 동맹일지라도 수정과 전략적 조정이 필요하다”면서 “문제는 트럼프 행정부가 한국에 무엇을 할 것인가가 아니라 미국과 한국이 양국의 안보와 번영을 강화하는 새로운 역할 분담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가 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크로닌 석좌] “The challenge is not what the Trump administration will do to South Korea, but what can Washington and Seoul do to strike a new division of labor that strengthens the security and prosperity of both countries.”

그러면서 “트럼프 2기 행정부 첫해는 동맹의 이정표가 될 것”이라며 “양측의 지혜로운 목소리가 서로 경청하고, 문제에 대한 공동의 평가를 반영해 양국에 유익한 해결책을 찾을 수 있다면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안준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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