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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언론인 “간첩죄” 징역 7년


2024년 11월 29일에 공개된 둥위위 전 광명일보 논설위원 가족이 제공한 날짜 미상의 유인물 사진에는 둥 전 위원이 공개되지 않은 장소에서 사진을 찍으며 미소 짓고 있는 모습이 담겨 있다.
2024년 11월 29일에 공개된 둥위위 전 광명일보 논설위원 가족이 제공한 날짜 미상의 유인물 사진에는 둥 전 위원이 공개되지 않은 장소에서 사진을 찍으며 미소 짓고 있는 모습이 담겨 있다.

29일 중국 법원이 둥위위 전 광명일보 논설위원에게 간첩죄로 징역 7년 형을 선고했습니다.

광명일보는 중국 공산당 계열 관영 매체이고, 둥 전 위원은 지난 1987년 입사한 고참 기자입니다.

NPR과 ‘월스트리트저널’, BBC, ‘교도통신’ 등에 따르면, 베이징 제2 중급인민법원은 이날 취재진의 접근을 차단한 상태에서 이 같은 판결을 내렸습니다.

둥 전 위원은 지난 2022년 2월, 베이징 동계올림픽 폐막 다음날 베이징 시내 호텔 식당에서 일본 외교관과 점심을 먹다가 공안에 체포됐습니다.

이후 반 년 동안 비밀 장소에 구금된 뒤 간첩 혐의로 공식 기소됐다고 가족들은 NPR에 설명했습니다.

둥 전 위원은 혐의를 부인했지만 법원은 유죄로 판단했습니다.

◾️ “대사관 ‘간첩 조직’ 지칭”

29일 판결 직후 가족들은 “위위(둥 전 위원)가 만났던 다른 일본 외교관 두 명이 일본 대사관을 ‘간첩 조직’으로 지칭한 판결문에 언급됐다”고 설명했습니다.

판결문은 둥 전 위원이 이들 일본 외교관 두 명, 특히 당시 중국 주재 일본 대사와 정보를 부적절하게 공유했다고 명시한 것으로 가족들은 전했습니다.

가족들은 성명을 내고 “중국 당국이 외국 대사관을 공공연히 간첩 조직으로 간주했다”고 비판하고, 이에 대해 “충격을 받았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러면서 “위위는 스파이도 아니고 외국 공작원으로 활동한 적도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아울러 “위위는 평생 언론인으로서 독립성을 보여준 대가로 박해를 받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가족들은 이어서 “오늘의 판결은 둥위위와 가족뿐만 아니라, 세계와 우호적으로 교류하려는 모든 사려 깊은 중국 기자들과 평범한 중국인들에게도 심각한 부조리”라고 강조했습니다.

◾️ 일본 정부 반박

이와야 다케시 일본 외무상은 29일 정례 회견에서, 둥 전 위원 사건 판결문에 일본 대사관이 간첩 조직으로 간주됐다는 데 관한 입장을 묻는 기자에게 “이 단계에서 정부가 언급할 것은 없다”고 답했습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일본) 재외 공관에서 외교 활동은 외교관으로서 정당한 업무를 하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고 반박했습니다.

2022년 둥 위원 체포 당시 함께 식사하던 일본 외교관도 연행돼 몇 시간 동안 조사를 받고 풀려난 바 있습니다.

당시 일본 정부는 중국이 외교관 면책 특권에 관한 국제 규범을 위반했다며 강력 반발했습니다.

이에 대해 중국 외교부는 “해당 외교관이 직무의 권한 범위를 넘어서는 행위를 했다”며 연행과 조사는 정당하다고 주장했습니다.

◾️ “공산당 통치 방식에 견해 밝혀”

둥 전 위원은 지난 1987년 베이징대학교 법대를 졸업한 뒤, 중국 공산당 중앙선전부가 발행하는 광명일보에 입사했습니다.

톈안먼 시위에 참가해 강제 노동형을 선고받았으나 직장은 유지됐다고 BBC는 설명했습니다.

이후 편집부 부국장으로 승진했으며, 사내에서 가장 개혁 지향적 목소리를 내는 인물 중 하나로 평가받았다고 이 방송은 덧붙였습니다.

중국 공산당의 통치 방식 개선에 대한 견해를 공개적으로 글로 썼긴 했어도, 반체제 인사나 혁명가는 아니었다고 NPR은 평가했습니다.

◾️ 미국과도 교류 활동

취재 활동 등을 위해 자주 국외로 여행하거나 중국 내 외국 전문가들과 교류했다고 NPR은 전했습니다.

교류 일정과 내용을 항상 공개했지만, 가족들은 이런 활동이 체포로 이어진 것으로 본다고 이 방송은 설명했습니다.

둥 전 위원은 지난 2007년 미국 하버드대학교의 ‘니먼 펠로우’로 선정돼 활동했고, ‘뉴욕 타임스’에 여러 차례 기고한 적이 있습니다.

게이오대학교와 홋카이도대학교 등 일본 대학에서 방문 학자와 방문교수로 근무하기도 했습니다.

◾️ 재판 전과정 비공개

중국이 국가 안보 관련 사건으로 간주하는 모든 재판과 같이, 이번 둥 전 위원의 재판은 전 과정이 비공개로 진행됐습니다.

법원은 증언이나 증거에 대한 기록도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29일 선고 일정에는 변호인과 가족이 판결 낭독 절차에 참석할 수 있었지만, 판결문은 제공되지 않았습니다.

◾️ 판결 수 차례 연기

둥 전 위원에 대한 이번 재판은 지난해 7월에 이미 완료됐음에도, 판결이 여러 차례 연기된 끝에 이날(29일) 나왔습니다.

이에 관해, 서방의 관심을 피하려는 것으로 국제언론기구들은 추정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내셔널프레스클럽(NPR)은 미국 시각으로 추수감사절 밤에 이번 판결이 나온 것을 두고, “과거에도 중국 법원은 서방의 공휴일에 뉴스를 내놔, 대중의 관심이 다른 데 쏠려 있는 시기를 선택한 사례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VOA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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